파독광부 60주년 기념 포럼
‘우리 모두 같이 갑시다.’

-파독 근로자 60년, 이제는 함께 존경해야 합니다.-

바텐샤이드. 루르 지역 한인 파독 광부 60주년을 기념하는 포럼이 1월 26일 14시부터 16시30분까지 바텐샤이드 Alte Lohnhalle에서 진행되었다.

Konrad Adenauer Stiftung 지역사무소가 주관하고 주독일대한민국대사관 본 분관이 후원 및 지원하여 마련한 행사에는 150여명의 독일인들과 한국인들이 함께해 성황리에 진행되었다.

곱게 한복을 차려 입은 도르트문트 청소년합창단이 ‘아리랑’을 시작으로 ‘들장미’, ‘고향의 봄‘ 을 비롯해 한국과 독일 민요를 부르며 환영 무대를 마련했다.

이어서 Dr. Andreas Schulze (Konrad Adenauer Stiftung Leiter)는 60년 전에 독일로 온 광부에 대한 소개와 함께 허승재 총영사를 비롯한 참석자들을 소개했다.

Andreas Milz (Staatssekretärin für Sport und Ehrenamt)는 “매일 한국 음식을 해 먹을 정도로 한국을 좋아한다.”며 자신을 소개하고 파독 60주년을 축하하며, 앞으로 60년 더 살기 바란다는 덕담을 전했다.

이어 하승재 총영사의 발제가 이어졌다. 다음은 강연 내용이다.

“한때 탄광산업으로 전성기를 누리던 루르지역은 이제는 모두 폐광이 되어 스키장, 골프장, 카지노 등을 유치한 관광지로 변했지만, 60년 전에는 한국인 광부들이 하루하루를 땀 흘려 일하던 소중한 일터들이었다.

Glück Auf! 이 말은 천 미터 지하 갱도에 들어갈 때마다 온 광부들끼리 나누던 인사를 넘어 낯선 이국땅에서 성공을 꿈꾸던 젊은 한국인들의 기도이기도 했다.

‘행운을 갖고 위로 올라오라’는 뜻의 이 인사는 석탄 가루와 한증막 열기 속에서 하루하루를 견뎌냈던 한국 광부들의 힘든 삶을 짐작하게 하는 언어이기도 했다.

1963년 한국과 서독 정부 간의‚ ‘한국 광부 임시고용계획 협정‘에 따라 1963년부터 15년 동안 약 8,000명의 한국 청년들이 서독에 광부로 파견되었고 1953년 종료된 한국전쟁 이후 100불도 안되는 GDP를 기록하던 당시의 대한민국이 박정희 장군이 이끄는 군사혁명 이후 1962년부터 시작된 제1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이 시작된 1962년으로부터 불과 1년이 지난 시점이었다.

다른 한편으로 근로 조건이 열악한 서독의 병원과 요양 센터에는 1966년부터 10년 동안 11,000여 명의 한국 간호사들이 서독에서 일하며 한 푼도 헛되이 쓰지 않고 고국에 송금한 결과 한국 총수출의 1.9%에 해당하는 거금을 마련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한국전쟁 이후 처절히 파괴된 국가의 경제개발을 위해 파독 광부와 간호사가 송금했던 값진 외화는 대한민국 경제발전을 이룩하는 데 종자돈이 된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계약 기간 연장이 가능하였던 간호사들과는 달리 3년 동안의 계약기간이 끝난 후 독일에 남고 싶어 하는 광부들의 경우 다양한 방법을 찾아 독일에 남은 약 400만의 외국인 노동자의 일부가 되었다.

1954년부터 약 20년간 독일에 유입되어‚ ‘라인 강의 기적‘이라 불리는 독일의 경제부흥을 이끈 950만 외국인 노동자 중 일부로서 독일의 경제 발전에 기여한 한국 노동자들의 기여는 결코 적지 않다.

문화의 차이, 역사 인식의 차이, 서양식 가치관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수십 년 동안 계약기간을 마치고 독일에 남은 파독근로자들의 삶은 결코 녹록치 않고 지금도 풍족한 삶을 누리는 경우는 그다지 많지 않다.

근로 기간에 비례하여 지급되는 독일 정부의 연금에 의존하고 있지만, 연금액 자체가 넉넉지 않다보니 물가가 비싼 대도시 지역에서 생활하기에는 빠듯하고 근속 기간이 짧은 광부 출신 중에는 독일 복지체계에서 벗어나 있어 극심한 생활고를 겪는 사람들도 많다.

이제 70,80대가 된 파독근로자들은 지난해 추석을 맞이해 윤석열 대통령이 마련한 오찬 행사 참석을 통해 “이제 대한민국이 감사드리고 모실 차례이고 여러분의 땀과 헌신을 국가의 이름으로 예우하고 기억 하겠다.”는 약속을 받기도 했다.

또한 지난 해 9월에는 독일을 방문했던 국가보훈부 장관 역시 파독 근로자들도 대한민국 보훈 대상으로 지정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언급했다.

오늘 이 자리는 축사를 했던 Dennis Radtke 유럽의회 의원과 주독일대사관 본 분관과의 공동 아이디어로 ,Dr Andreas Schulze 를 대표로 하는 콘라드 아데나워 베스트팔렌 지역사무소가 주관하고 ,본 분관이 후원 및 지원하여 만들어졌고 , Andreas Milz 차관이 말 했듯이 노드라인베스트팔렌 주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마련되었다.

오늘 이 자리가 대한민국과 독일 정부가 함께 파독 근로자의 과거 삶이 바르게 기록되고, 앞으로의 삶에서 제대로 된 존경과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 가는 시작이 되는 계기가 되기를 기원한다.

하지만 지난 60년 동안 청춘과 인생을 바쳤던 파독근로자들에 대한 대한민국 정부의 지원과 보훈 정책이 그 동안 이곳에 뿌리내리고자 노력을 기울여 온 삶이 결코 대한민국의 보훈 정책으로만 보상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제 파독근로자들의 지난 시간들을 대한민국과 독일의 공동의 역사로 정확히 기록하여 후손에 남기고 ,이들이 독일의 경제개발을 위해 노력하고 공헌한 만큼 존경과 보상은 대한민국 뿐만 아니라 독일에서도 이루어져야 하고 이를 위해 양국은 노력해야 한다.

파독근로자들에 대한 올바른 평가와 제대로 된 존경만이 앞으로의 한독관계가 진실 되게 발전하게 되는 탄탄한 기초기 될 것이라고 믿으며 독일측 관계자 여러분들에게 다시 한 번 제안한다.”

허승재총영사는 “미래를 위하여 우리 같이 갑시다.”로 강연을 마무리 했다.

허승재 총영사의 강연 후에는 도르트문트 청소년합창단과 Ruhrkohle-Chor가 함께 정나래 선생의 지휘로 독일 노래와 한국 동요를 합창했다.

마지막 순서로 허승재 총영사, Dennis Radtke, 이유재 튀빙엔대 교수, Dr. 마틴 현 등 패널들이 무대에 나와 파독 외국인에 대한 주재로 다양한 토론을 벌였다.

객석에 있는 독일인 참석자들 역시 패널들과 함께 의견을 나누며 뜨거운 분위기를 이어갔다.

포럼이 끝난 후에는 주최 측이 준비한 한국 음식을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이날 허승재 총영사의 강연은 한국 파독근로자들에 대한 평가는 역사를 통해 독일과 한국 양국에 제대로 기록되어지고 제대로 존경이 됨으로써 한독관계가 진실 되게 발전하게 되는 탄탄한 기초가 될 것이라는 새로운 시각으로 신선한 반향을 일으켰다.

나남철기자 Journal55@daum.net

1349호 8면, 2024년 2월 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