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독한인총연합회 주최, 제26회 청소년 우리말 겨루기 대회 성황리에 열려

에센. 재독한인총연합회 주최 제26회 청소년 우리말 겨루기 대회가 3월2일 재독한인문화회관에서 열렸다.

박병옥 문공분과위원장의 사회로 정성규 재독한인총연합회장의 심사위원(이지선 주독일 한국교육원 원장, 김숙향 재독한글학교교장협의회 회장, 김명숙 총연합회 교육분과위원)위촉장 수여가 있었다.

이지선 심사위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청소년 우리말 겨루기 대회에 초청해 주어 감사하다. 독일에 온 이후 독일 지역에 있는 한글학교를 방문하며 한글학교 현황을 살피고 있다. 한글학교는 정체성을 무장하는 곳이다. 2세,3세들에게 한글은 물론 문화와 역사를 가르치는 소중하고 중요한 곳이다.

현재 독일에는 2300여명의 한글학교 학생들이 있다. 유럽에서 독일은 가장 많은 학생들이 있는 나라다. 오늘 30여명의 학생들이 대회에 참석해 말과 문화 ,자신이 배운 것을 발표하는 자리다. 외국인 참가자 역시 많은 의미가 있다. 함께한 학생, 교사, 학부모님에게 감사를 드린다“며 인사말을 마친 뒤 심사 규정도 발표했다.

심사 규정으로 내용구성과 창의성, 유창하게 말 할 수 있는 능력, 한글에 대한 진심이 담겨 있는지에 대한 태도를 중심으로 심사할 예정임을 밝혔다.

첫 연사로 아헨에서 참석한 6세 윤지혜 어린이는 한국에 갔다 온 경험을 토대로 차분하게 자신이 표현하고자 하는 내용을 발표했다.

도르트문트 한글학교에서 참석한 두 번째 연사 신태은은 ‘나는 한국과 한국어를 사랑하는가‘라는 주제로 독일 친구들에게 김치를 선물하고 싶다는 내용과 떡국, 한국 친척들과의 영상통화, 세뱃돈에 대해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각 지역 한글학교를 대표해 대회에 참석한 어린이들은 한 결 같이 한국을 사랑하는 이유와 세계지도에서 유난히 작은 한국이 드라마와 노래, 춤, 음식 등 한국 문화로 전 세계에 선풍적인 인기를 몰아오고 있는 현상에 독일 친구들에게 자부심을 느낀다며 자랑스러워했다.

11명의 초등부 연사들의 발표가 끝나자 뒤를 이어 무대 위에 오른 중등부 연사들의 원고 내용은 이상화 시인의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와 같은 묵직한 테마와 한국 역사 드라마를 통해 파독 광부 간호사의 삶을 알게 된 쾰른 한글학교에 재학 중인 유 에스더 연사는 자작시를 발표하여 청중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외국인부에 참석한 다섯 명의 연사들은 교환학생으로 한국에 체류하며 가 보았던 전쟁기념관을 통해 한국과 터키가 형제의 나라로 불리게 된 이유를 알게 되었다는 터키인 에란을 시작으로 연사들은 한국어를 배우게 된 동기와 한국을 사랑하게 된 이유를 경험을 바탕으로 발표했다.

멀리 베를린에서 대회에 참석한 짜라톨 피르다우시는 MZ세대와 평화통일에 대한 주제로 현 세대들의 통일에 대한 무관심을 지적하며, “평화로 가는 지름길은 관심으로부터 출발해야 한다”는 내용으로 청중석으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다.

한국과 사랑에 빠졌다는 주제를 갖고 나온 도르트문트 한글학교 도건 알키오크 누라미는 시종일관 웃음과 애교로 청중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기도 했다.

에센한글학교 노유리 학생을 시작으로 7명의 연사들이 열전을 펼친 고등부 학생들의 원고는 3.1절의 의미와 평화 통일, K-Pop등 다양한 소재를 담아, 저 마다 자신이 전하고자 하는 내용을 전달했다.

아침부터 부지런히 참석자들의 점심 식사를 준비한 총연합회 임원들은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김밥과 떡볶이 등 다양한 먹거리로 연사들을 즐겁게 했다.

총 31명이 참석한 연사들의 평가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 윤예서의 화려한 커버댄스와 쾰른 한글학교 유 에스더의 아이유 노래는 객석을 흔들 만큼 큰 인기를 모았다.

이지선 주독일한국교육원장은 심사평을 통해 우열을 가리기가 힘들었으며, 원고 내용도 성실하고 창의적이었으며, 내용 전달에 있어서 조리 있게 표현을 잘 했으나 원고를 암기한 사람 중심으로 수상자를 선정했음을 밝혔다.

수상자 명단은 다음과 같다.

최우수상(대상): 우윤수(프랑크푸르트 한글학교)
초등부
우수상: 윤서희(비스바덴 한글학교), 장려상: 미노 아론 쉬빌라(두이스부르크 한글학교)
중등부
우수상: 유에스더(쾰른 한글학교) 장려상: 엘리아 앵글렐트(뒤셀도르프 한글학교)
외국인부
우수상: 짜라톨 피르다우시(베를린 한글학교), 장려상:레나 벤케(에센 한글학교)
고등부
우수상: 윤예서(프랑크푸르트 한글학교), 장려상:최정민(뒤셀도르프 한글학교)
인기상: 도건 알티오크 누라미(도르트문트 한글학교)

참가한 모든 학생들에게는 참가상과 함께 푸짐한 선물과 부상을 받고, 참가자들은 내년을 기약하며 즐거운 마음으로 행사장을 떠났다.

정성규 재독한인총연합회장은 “연사들의 열정을 통해 다시 한 번 3.1절의 의미를 생각해 보는 좋은 시간이었다. 마지막까지 참가자 모두 자리를 지켜주고 함께 해주어서 감사하다.
내년에는 더욱 더 꼼꼼히 행사를 준비하겠다”며 마지막 인사를 마무리 했다.

나남철기자 essennnc@hanmail.net

1354호 9면, 2024년 3월 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