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연호
전날 몹시 뿌려댔던 소나기로 인해 야유회 장소(Naturfreundehaus Am Block 4 42799 Leichlingen)는 낙엽과 진흙으로 질퍽거리고 미끄러질 것 같은 황토 흙을 일찍 도착하신 임원들이 깨끗이 비로 쓸고 물로 닦고 나니 환한 야유회 장소로 변하면서 우리들의 유쾌한 마음을 저해하지 못했네요.
이 야유회는 가볍게 몸과 마음의 재충전의 시간을 가지는 행사로 1년에 한 번씩 축구메니아(?)들의 연세(80세 넘으신 분들이 대부분)에 기를 더욱더 높여주기 위한 우리 사모님들의 정성 또한 가미가 되었다고 하겠지요.
13시에 이시우 재무님의 사회로 국민의례와 축구회장님(조영수)의 덕담은 바쁜 와중에도 같이 참석해주신 회원들과 귀빈들께 감사드리며 특히 아주 멋지고 정성스럽게 음식을 차린 사모님들께 고마움을 전하며 그저 오늘 하루는 모든 걱정 근심을 내려놓고 무조건 즐거운 하루가 되시라는 회장의 기원함을 뒤로 하고 맛있는 점심 식사를 시작했답니다.
음식상은 특별히 소시지를 앞뒤로 옆으로 굴리면서 맛있게 보이도록 노릇노릇하게 정신차려(?)굽는 여사모들, 상추에 싸서 먹을 돼지고기를 한눈팔면 탈까봐 정신 똑바로 차리고 열심히 굽는 분들, 예쁘게 담아오신 떡을 전해주시며 팥에 팔을 데었다며 보여주시곤 활짝 웃으시는 모습이 어찌나 고맙고 대견해 보였는지요.
그 외에도 풍성한 음식으로 상을 빛내주신 모든 분들, 주거니 받거니 농담의 즐거움으로 힘든 줄도 모르는 우리 사모님들의 몸에 밴 표정관리가 그저 경이롭기만 하더군요.
식사 후에는 상품을 앞에 쌓아두고 모든 분들이 옛날의 학생처럼 열중하며 선생님들의 한 단어도 놓치지 않으려는 태도로 강황용 부회장님의 유우머와 재치가 가득 찬 번호 호명을 열심히 점검 하며 ‘‘Bingo!’’ 손을 번쩍 들고 상품을 타러가는 씩씩한 모습과 트로피라도 탄 것처럼 자랑스러운 모습으로 상품을 번쩍 들어올리며 즐거움도 만끽하였답니다.
우리의 즐겁고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밑받침하듯 적당한 온도와 중간 중간에 햇님이 나타나는 오늘의 날씨가 우리를 마냥 행복하게 하는 순간이었네요.
쌓여있던 경품들의 빈자리만을 아쉬워하며 그다음 순서로 너도 나도 경쟁하듯이 노래자랑(?)하는 늠름한 장년 축구선수들의 개개인의 장기를 우리 여성 사모들께서는 왕창 한꺼번에 메들리로 분위기를 압도했답니다. (토요일 밤에, 서울의 찬가, 하숙생, 노란샤쓰의 사나이)
여름에는 뭐니 뭐니 해도 “수박이 적격이지” 하는 마음으로 준비한 맛있는 한국 고유의 떡과 함께 먹으며 중간 중간 강황용 부회장님의 익살스러운 퀴즈로 참석한 모든 분들의 분위기는 더욱더 무르익었습니다. 몇 분의 노래자랑 후에 또 한 번의 복권으로 상품을 탈 기회가 주어져 이번에는 여성 아닌 분들이 탈 기회를 주자는 의견에 동의하면서 씩씩한 축구선수들이 당첨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추첨된 번호에 집중하는 모습은 아주 어릴 때의 순진한 모습으로 돌아간 모습이었답니다.
특히, 우리 여성분들의 손이 큰 씀씀이가 많은 음식을 남겼고 모든 분들이 빈손으로 집에 가시지 않도록 남은 음식을 꼼꼼히 챙겨드리기도 했답니다.
헤어지기 전에 아예 저녁을 남은 밥과 김치로 채소와 두부된장국으로 마지막 식사를 뒤로하며 우리의 협동심, 만남의 기쁨으로 하루를 즐겁고 행복한 우애를 다지는 축구 야유회였음을, 내년을 기약하며 서로의 건강을 기원하면서 어둑어둑해질 저녁시간에 쓰레기 하나라도 떨어져 있는지 점검하며 작별인사를 마지막으로 오늘 야유회를 즐거운 마음으로 마무리 했답니다.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가내에 건강과 행복이 언제나 가득하기를 모든 사모님들과 장년동우회 회원님께 기원합니다.
1374호 10면, 2024년 8월 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