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미술사, 회화 중심으로 살펴보기 (9)

인상주의

인상주의(impressionism, 印象主義) 또는 인상파(印象派)는 전통적인 회화 기법을 거부하고 색채·색조·질감 자체에 관심을 두는 미술 사조이다.

인상주의를 추구한 화가들을 인상파라고 하는데, 이들은 빛과 함께 시시각각으로 움직이는 색채의 변화 속에서 자연을 묘사하고, 색채나 색조의 순간적 효과를 이용하여 눈에 보이는 세계를 정확하고 객관적으로 기록하려 하였다. 1860년대 파리의 미술가들이 주도하기 시작했다.

르네상스 시대의 산물인 원근법, 균형 잡힌 구도, 이상화된 인물, 명암 대조법을 거부한 또 다른 미술혁신으로 평가되고 있다. 인상주의자들의 주요 관심은 ‘인상’ 즉 짧은 순간에 화가가 시각적으로 처음 지각한 사물을 표현하고자 했고 그것을 위해 짧은 붓터치와 물결이 이는 듯한 화필을 구사했다.

인상파 미술의 탄생

사실 인상주의는 기존 주류를 이루는 미술계에서 외면당하고, 평단에게서 혹평을 받았다.

인상주의가 태동할 당시는 현대와 달라서 관주도의 하나의 전람회가 있었는데, 그것을 살롱이라고 불렀다. 살롱은 한 해에 한 번만 개최하는 단 하나의 발표기관이었다.

19세기 후반에는 화단도 각 경향으로 나뉘었기 때문에 그 대립이 현저해지고, 살롱 중에서 보수적인 세력은 혁신적인 작품을 대량으로 낙선시키곤 하였다.

마네의 대표작 <풀밭위의 점심식사>도 많은 비판과 함께 살롱전 입선이 거부된 작품이다. 뿐만 아니라 모네 역시 살롱전 전시를 거부당하자 스스로 자신들만의 전시회를 개최하였다. 전시회에 방문한 한 비평가는 그들의 작품을 벽지보다 못하다며 혹평을 했고 특히 모네의 <인상:해돋이>라는 작품에 대해서는 아무생각 없이 한 순간만의 인상만을 표현한 그림이라 평하면서 그 전시회에 참가했던 미술가들을 인상에 집착한 단체라 하여 인상주의자들이라 부르던 것이 하나의 미술사조가 되었다.

그러나 처음에는 이러한 혹평 속에서 탄생하였던 인상주의도 시대의 흐름에 맞춰 빠른 시간 안에 자리를 잡고 시대를 대표하는 미술사조가 된다.

19세기 역사적인 변화들은 계속해서 새로운 미술을 탄생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르느와르는 모네에 의해 발견된 새로운 원리들을 풍경화에서 실제 생활 장면을 그리는 것으로 확장하였고 드가는 사진술을 통해 표현되는 모습들을 그림에도 반영하여 마치 잘라낸 듯한 형태의 구도에 의한 그림과 실외에서 적용되었던 빛의 표현을 실내에도 적용시켰다.

인상파 미술의 특징

인상주의는 빛의 변화에 따른 순간적인 형태의 변화를 포착하려는 미술양식을 말하며 빛에 따라 순간적으로 변화하는 깊이없는 사물의 인상을 표현하고자 하였다. 인상주의 화가들은 빛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는 사물의 모습을 포착해내기 위해 야외에서 그림을 그렸으며 색채 표현에 있어서 시각적인 착시효과를 이용한 색채분할법을 사용하였다.

이와같은 인상주의는 회화에서의 재현적인 사실적 묘사가 더이상 의미가 없게 되었음을 입증해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인상주의는 서양 미술사에서 대중에게 가장 많이 알려지고 애호되는 화풍으로 평가되고 있다.

인상주의 미술은 전통적인 그림의 주제와 기교에 얽매이지 않고 일상생활에서 그림의 동기와 대상을 찾았다는 점이다. 인상주의 미술은 사실주의 미술처럼 도시의 일상뿐만 아니라 프랑스 시골의, 특히 프로방스 지방의 햇살 아래의 수시로 변화 하는 풍경을 현장에서 직접 화폭에 음악으로써 생동감과 친근감을 주게 된다.

인상주의 미술은 미술의 역사에 있어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즉 미술은 자연을 묘사하기 위해서나, 종교적이고 역사적인 내용을 묘사하기 위해서 존재가치를 지니는 것이 아니라, 미술 그 자체의 순수한 가치에 존재의미가 있다는 사고의 전환을 보여주고 있다.

인상주의 화가는 빛과 색의 조화, 대상과 면의 구성을 나름대로 실험하였으며, 이는 고갱과 고흐, 세잔 등의 탈인상주의로 이어져 프랑스의 야수파와 독일의 표현주의 등 현대 미술의 형성에 결정적 영향을 끼치게 된다.

인상주의 작가들

근대 미술이 아버지로 불리는 마네(Eduard Manet)와 모네(Claude Monet), 르노아르(Pierre Auguste Renoir), 피사로(Camille Pissarro), 드가(Edgar Degas) 등은 파리의 도심과 시골의 풍경을 자연광 아래서 그리며 인상주의 시대를 열어갔다.

또한 후기 인상주의로 분류되는 세잔(Paul Cézanne), 고흐(Vincent Willem van GogH), 고갱(Paul Gauguin) 은 한때 인상주의를 접한 공통점이 있다. 그러나 이들 3명은 햇빛이 주는 찰나의 세상을 표현하는 데 싫증을 내고 각각 자연의 구조적인 질서(세잔), 인간의 내면 세계(고흐), 상징적 세계(고갱)를 새롭게 추구하며 그것을 독자적인 조형 언어로 표현했다.

후기 인상주의에 대해서는 다음 호에 보다 자세히 살펴보도록 한다.


지난 해 6월부터 시작된 연재 “이달의 전시”는 코로나 19로 인한 미술관과 박물관 폐쇄가 해제되는 시기까지 잠정 중단합니다.
교포신문사는 “이달의 전시” 연재와 연관하여, 미술관 관람이 허용되는 시점까지, “유럽의 미술사, 회화 중심으로 살펴보기”를 연재합니다, 이를 통해 미술관의 작품들에 대한 보다 깊은 이해에 도움이 되고자 합니다.

1215호 28면, 2021년 4월 1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