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순례길 (9)

Bonifatius-Route

수백 년이래 사람들은 순례와 도보여행을 통해 삶의 힘과 여유를 찾고 좀 더 신에게로 가까이 가길 원했으며 더 나아가 자신을 찾길 시도했다. 헤센주의 마인즈에서 시작해서 Fulda로 연결되는 이 보니파티우스 루트는 선교사이자 교회 개혁가였으며 프랑켄지역, 바이에른 그리고 헤센과 튀링엔 지역의 비숍을 지낸 성보니파티우스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당시에도 로마 교황청과 긴밀한 유대관계를 유지한 비숍의 장례식은 마인츠에서 출발하여 풀다로 간 것으로 기록에 남아있는데 그의 사후 1250년이 되던 2004년 4월에 정식으로 순례의 길로 지정되었다.

역사적으로 정확히 이 루트로 장례행렬이 지나갔는지는 고증되지 않지만 현실적인 고찰을 통해 당시 로마인들이 사용했던 길과 그 이전의 통상로들을 통과했으리라는 심증을 바탕으로 문화와 종교적인 관심사 외에도 흥미로운 자연경관을 조화한 총 172km의 보니파티우스 루트가 완성되었다. 이 루트의 시작과 끝에는 비숍의 도시와 돔이 있다.

마인츠의 서동쪽인 Hofheim에서 출발하여 프랑크푸르트 북부, Wetterau와 Vogelsberg를 거쳐 풀다에 도착하게 된다. 라인강을 건너 화창한 햇살을 맞으며 Rheingau의 부드럽고 완만한 포도밭들을 지나 프랑크푸르트의 번잡한 도시풍경을 만나지 않고 전통가옥들을 감상할 수 있는 북쪽구역들을 관통해서 헤센의 곡식창고라 할 수 있는 Wetterau에 이르게 된다. 여기서는 넓은 들판과 과일나무들이 즐비하게 서 있는 초원들이 있는 풍경이 눈앞에 펼쳐지며 잠시 지친 다리를 농가에서 직접 만든 Apfelwine을 마시면서 쉴 수 있다. 다시 여정을 계속하면 울창한 숲들과 화산지형의 특색을 가진 포겔스베르그로 길이 이어지며 764m의 Hoherodskopf 정상을 지나면 성자의 묘가 안치되어 있는 풀다 지형이 한 눈에 들어온다. 이 보니파티우스 루트길도 각자의 프로그램에 맞게 일일코스로 걸을 수도 있고, 2014년부터 Bonifatius-Route e.V.에서 큰 규모의 그룹을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는 3일 동안 보니파티우스길 따라 걷기라는 프로그램에 참가할 수도 있다. 이 프로그램은 아침식사를 포함한 숙박비가 일인당 149유로이며 숙박을 원하지 않는 일일 참가자들의 참가비는 20유로이다.

첫날은 에쉬본 박물관에서 보니파티우스 십자가를 참관하고 무사한 순례의 길 여행을 위한 축복을 받은 후에 Dortelweil까지 17km 거리이며 중간에 Kalbach에서 보니파티우스 우물을 보고 한 농가에서 유명한 사과와인을 곁들인 휴식시간을 갖는다. 둘쨋 날은 Heldenbergen까지 15km이며 셋째 날은 Altenstadt까지 14km의 거리로 13세기에 지어졌고 이 순례길에서는 운영되고 있는 유일한 수도원인 Eugelthal수도원을 견학할 수 있다.

평온한 수도원들과 오래된 작은 교회들, 길가에 서 있는 십자가들과 작은 마을교회의 성화들은 기독교문화의 오래된 증거를 순례자들에게 보여준다. 흰색 바탕에 빨간색 십자가와 검은색 순례자 지팡이가 그려진 길 표시들이 초보자나 안내자 없이 가는 순례자들을 안전하게 목적지까지 인도하며, 관심을 끌 만한 곳에는 추가설명이 되어 있는 표지판도 준비되어 있다. 많은 지역이 공공 교통수단을 이용해 도착할 수 있으며 숙박시설은 근처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순례증을 소지한 사람은 지나가는 동네의 교회, 숙박시설, 식당에서도 순례도장을 받을 수 있다.

Bonifatius-Route의 9단계 순례길은 다음과 같다.

Mainz – Bad Weilbach / 18km
Bad Weilbach – Eschborn / 24km
Eschborn – Karben / 22km
Karben – Altenstadt / 26.5km
Altenstadt – Ortenberg / 26km
Ortenberg – Steinberg / 14.5km
Steinberg – Hochwaldhausen / 22.3km
Hochwaldhausen – Kleinheiligkreuz  / 18.5km
Kleinheiligkreuz – Fulda / 13.5km


순례를 목적으로 반드시 스페인의 Santiago de Compostela에 갈 필요는 없다. 주위를 돌아보면 가까운 독일내에도 오래된 순례의 길들이 자신들의 역사를 가지고 순례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다양한 길이와 문화적, 역사적 배경을 가진 순례의 길들이 있다.
앞으로 차례차례 이 길들을 미리 사전 조사하는 기분으로 교포신문 독자 여러분들에게 소개할 예정이다. 이번 여름에는 멀리 갈 필요도 없이 가족들과, 혹은 뜻이 맞는 분들과 작은 그룹을 만들어 걸어서 이 길들 중 하나 만이라도 걸으면서 잠시 삶을 돌아보는 것도 의미 있는 휴가가 될 것이다. -편집자주

1215호 33면, 2021년 4월 1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