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승한의사의 건강칼럼(123)

만성 痛症(통증)의 치료법은 通法(통법)이다.

不通側痛(불통측통-통하지 않으면 아프다)이라는 원칙이 있듯이 모든 통증은 통하지 않는데서 비롯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혈 증의 원인을 분석해 본다면 신체의 혈액이 너무 탁하거나, 흐르는 통로가 장애를 받거나, 흐름에 도움을 주는 인체의 氣(기)가 약해서 생기는 것이라 할 수 있겠다.

그렇다면 어혈 증을 치료하려면 약해진 기를 補(보)해주고, 탁해서 흐름이 막혀있는 그곳을 다시 흐름이 좋게 해 준다면 치료가 된다고 설명할 수 있다. 약해진 기를 보하는 데는 음식이나 약, 운동이 있다 하겠고, 막혀있는 곳의 흐름이 다시 원활하게 하려면 한방에서는 침이나 瀉血(사혈-흐름이 막혀있는 곳을 피를 내서 흐름을 다시 원활하게 하는 방법)방법 외에도 뜸, 그리고 마사지등이 있다고 하겠다.

마사지

마사지(Massage)라는 용어가 아라비아어인 ‘massa'(손으로 다룬다)에서 유래한 것에서 알 수 있듯 마사지의 역사는 인류역사의 시작과 같이 하고 있다. 아픈 신체 부위에 무의식적으로 손을 들어 올려, 두드리고 만지는 인간의 본능적인 행동이 마사지의 기원이라고 할 수 있다.

마사지는 신체의 부드러운 조직인 피부, 근육, 힘줄, 인대, 근막 등을 수기법으로 누르고 문질러서 혈액과 림프액의 흐름을 도와 신진대사를 원활히 하고, 긴장된 근육을 풀어 이완시켜 주며, 동시에 신경을 자극함으로써 신경조직들이 제 역량을 발휘하게 한다.

실제로 고대중국과 인도, 이집트, 페르시아, 로마 등에서도 그 흔적들을 찾아볼 수 있는데, 동양에서는 서양보다는 훨씬 전에 단순한 마찰이나 압박 등의 수기법이라기 보다는 보다 체계화된 수기요법으로 按摩(안마)라는 이름의 의료행위가 존재하고 있다. 반면에 서양에서는 실질적으로 현대적 의미의 마사지가 정리, 대두된 것은 16세기 암브로세 파레(ambroise par’e) 라는 프랑스 의사의 근세 의학적 접근에서 시작되었다고 보는 견해가 있다.

마사지 요법이란 손이나 기타 접촉을 통해서 상대의 피부 위를 일정한 방식과 방법으로써 쓰다듬거나, 힘을 주어 누르는 등 각종 물리적인 자극을 가하여, 피 시술자의 피부는 물론 身體年賦組織(신체연부조직) 특히 筋(근), 腱(건) 및 筋膜(근막)부위에 영향을 주어 이상증상을 정상화시키는 치료행위라고 정리할 수 있다. 마사지가 질병을 치료한다는 치유 철학적 관점은 피부주의, 근육주의, 신경주의 등에 근거한다고 볼 수 있다.

일차적인 마사지의 의학적 효과는 단순히 긴장되거나 과도하게 사용된 근육의 이완을 통한 피로회복효과를 활성화시킨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단순한 설명 외에 인체내부의 신진대사를 활성화하고 혈액 및 임파계의 순환을 강화해서 부종을 가라앉히고, 조직손상을 치료하며, 적혈구 백혈구세포를 증가시켜 점진적으로 면역기능을 강화하는 한편 심리적인 안정을 가져오는 효과 등이 있는 것으로 인정되고 있다.

캐나다 과학자들은 마사지의 효능을 과학적으로 규명했다. 캐나다 맥마스터대 연구진은 마사지가 근육에 미치는 영향을 과학적으로 분석한 결과 마사지가 염증을 줄여주고 빠른 회복을 돕는 역할을 한다는 사실 알아냈다고 발표했다. 그동안 마사지는 실제 의료 현장에서도 쓰이는 등 널리 확산했지만, 근육에 실제 어떤 경로로 영향을 주는지에 대한 연구는 거의 없었다. 마사지가 근육통을 유발하는 젖산을 근육에서 물리적으로 없애주는 역할을 한다는 등의 추정만 있었을 뿐이다. 이 때문에 과학자들은 마사지의 효과에 대해 별로 신뢰하지 않았다.

연구는 수상스키를 타다가 상처를 입고, 마사지 요법으로 효과를 본 맥마스터대 한 과학자의 호기심에서 시작됐다. 연구진은 11명의 젊은이를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연구진은 먼저 이들에게 근육 손상 및 근육통이 생기도록 심한 자전거타기 운동을 시켰다. 그리고 운동이 끝나고 10분이 지난 다음, 두 다리 중 한쪽 다리에만 전문 마사지사의 마사지를 받게 했다. 연구진은 이들의 몸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보기 위해 운동을 다음 전과 마사지가 끝나고 10분 후, 3시간 후에 각각 허벅지 앞쪽의 근육 세포를 채취했다. 그리고 이 세포에서 어떤 유전자가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알아봤다.

분석 결과는 마사지가 염증은 줄이면서 회복은 돕는 역할을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등 마사지의 효과는 극명하게 드러났다는 발표와 함께 그동안 발표됐던 연구 중 가장 확실하게 마사지의 생리학적 역할을 규명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중국 전통의학에서는 추나 요법의 마시지법을 임상에 크게 이용하고 있다.

推拿療法(추나요법)은 밀 推(추)에 잡아당길 拿(나)를 써 손으로 밀고 당기거나 마찰을 일으켜 비틀린 체형을 교정하는 치료법이다. 추나요법은 뼈 정렬뿐만 아니라 관절과 인대까지 정상적으로 되돌리고, 경락과 기혈 흐름을 원활하게 해준다.

인체의 근육 및 뼈와 관절들이 비정상적으로 틀어지게 되면 그 뼈를 둘러싸고 있는 신경, 근막 등 주변조직을 자극한다. 또한 뼈를 지지하고 있는 근육과 인대도 오랫동안 긴장하고 뭉쳐 혈액순환이 원활치 못하게 되어, 통증이 발생하게 된다. 추나요법은 비정상적으로 틀어진 뼈와 근육을 정상적으로 환원시켜 통증을 완화하고 척추와 주변 조직의 기능을 원활하게 하는 치료법이다.

환자의 자세를 정확하게 위치시키고, 정확한 진단을 통해 엄지손가락이나 손바닥을 환부나 경혈 부위에 대고 적절한 방향으로 힘을 가하여 척추와 주변조직을 부드럽게 조정하면 경락의 기혈이 잘 소통되어 근육이 이완되고, 디스크로의 순환이 증가하며, 관절의 동작범위가 정상 범위로 돌아오게 되는 것이다. 요추뿐 아니라 턱, 목, 등, 허리, 골반 등 척추 전체의 균형을 바로 잡아 주기 때문에 허리디스크(요추추간판탈출증), 척추관 협착증 등의 척추질환, 근육 이상에 의한 요통, 척추측만증 등 척추변위증, 척추 관절의 가동범위 저하된 경우에 적응하게 된다.

위에 소개한 치료법은 모든 통증을 통법으로 다스리는 방법들이라 할 수 있겠다. 가정에서 시도하고 싶다면 넉넉한 시간을 가지고 꾸준한 노력이 효과를 불어온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다.

다음 호부터는 통증의 각론을 소개하며 어떤 방법이 치료에 도움에 되는가에도 대해 설명한다.

1234호 25면, 2021년 9월 1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