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승한의사의 건강칼럼(137)

혈액질환 ③

혈액은 인체에 영양분과 산소를 공급하고 이산화탄소와 다른 노폐물을 제거해주는 역할을 한다. 혈액은 적혈구, 백혈구, 혈소판 등 세포 성분과 혈장이라 부르는 액체 성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즉 적혈구 등 세포성분이 혈장에 떠 있는 형태가 바로 피다.

피가 붉은 이유는 혈액의 40% 정도를 차지하는 적혈구 성분 때문이며, 백혈구와 혈소판은 혈액의 4~5%에 불과하다. 혈액의 나머지 55% 정도는 혈장이며, 혈장의 90%는 물이다.

이런 혈액의 구성원들이 많아지거나 적어지고 또 이상이 생겼을 때 우리는 혈액질환을 얻게 되는 것이다.

세포가 아닌 혈액 내 다른 성분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는데, 이 중 대표적인 게 혈우병이다. 이는 혈장 내에 존재하는 혈액응고인자가 부족해 피가 멎지 않는 유전병으로, 해당 유전자가 X염색체에 존재하므로 남성에게만 나타난다. 여성이 이 유전자를 갖고 있다면 후대로 유전돼 아들의 1/2이 혈우병에 걸린다.

그러나 전체 혈우병 환자의 1/3 정도는 부모로부터 유전인자를 물려받지 않았는데도 후천적으로 유전자 변이가 일어난 사람들이다. 후천적인 유전자 변이의 원인은 아직 밝혀져 있지 않다.

혈우병 환자는 작은 상처에도 쉽게 멍이 들고, 피가 나면 지혈이 되지 않고, 인체 내부의 출혈로 갑작스런 통증이 생기며, 혈뇨를 보는 등의 특징적 증상이 나타난다. 따라서 환자는 상처를 입어 피를 흘리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하며, 과격한 운동도 삼가 해야 한다.

또 병이 심할 경우 지속적으로 혈액응고인자를 외부에서 공급해 줘야 한다. 유전성이므로 가족 중 환자가 있는 경우엔 임신 전에 반드시 의사와 상담을 해야 한다.

혈우병과 유사한 병으로 크리스마스병과 폰 빌레브란트병이 있다. 크리스마스병은 결핍되는 혈액응고인자의 유형만 혈우병과 조금 다를 뿐 나머지는 혈우병과 거의 동일하므로, 때로는 혈우병과 크리스마스병을 구분하지 않고 혈우병이라 부르기도 한다.

폰 빌레브란트병도 쉽게 멍들고, 지혈이 잘 안되며, 코피가 자주 나는 등의 증상이 나타나지만 대체로 증상이 경미하며, 치료를 하면 쉽게 호전된다는 점이 다르다. 우성 유전질환으로 부모 중 한사람에게만 유전인자가 있어도 발병한다.

동양의학에서는 혈액질환을 인체의 오장육부와 관계를 둔다. 특히 脾臟(비장)과 肝臟(간장)과의 관계가 중요하다. 비장은 脾統血(비통혈-비는 혈을 통제한다), 간장은 肝主臟血(간은 혈을 저장한다)이라는 기능이 있다. 다시 말하면 비장과 간장이 자기의 임무만 충실히 한다면 이 혈액질환을 이겨낼 수 있다는 말이 된다.

필자도 백혈병과 혈소판 감소증 환자들을 여럿이 치료를 한 경험이 있는데 그중에 스위스에서 사는 백혈병환자 처음 진단을 위해서 한번 다녀가고 다음부터는 연락을 하며 약을 지어서 우편으로 보내주어 치료를 했다.

홀란드에 있는 백혈병환자는 의사와 협조가 잘 되지 않아 한약을 복용하는데 어려움을 좀 느끼고 있다. 주치의가 협조를 하지 않는다면 환자자신이 큰 결단을 하기 전에는 치료를 계속하기가 사실상 힘들다.

혈소판감소증 환자도 북독일에 사는 남성인데 현대의학에서는 혈소판감소증을 자가면역 질환이라 판단한다. 혈소판은 대부분 비장에서 파괴된다라고 알고 있기 때문에 비장제거 수술하기로 예약까지 해놓은 상태에서 필자한테 연락이 와서 몇 개월의 한약치료로 완치를 시킨 예가 있다.

비장을 때내기로 해 놓고도 치료가 될 것인가는 이야기 해 줄 수 없다는 의사의 말에 실망을 하고 있다가 지인의 소개로 필자한테 연락을 한 것이 그 환자에게는 얼마나 큰 행운인지를 모른다. 나중에는 그 환자 주치의가 한약의 처방을 좀 원한다고 해서 라틴어와 독일어로 자세히 적어서 보내주었다.

지금 복흠에서 컴퓨터 사업을 하면서 처음에 호지킨림프종을 진단 후, 의사들의 3개월 정도 살 수 있다는 진단을 받고 찾아온 환자가 있었다. 한약치료를 시작하기 전에 필자와 3번의 면담을 한 후에야 한약치료를 시작하고, 몇 개월 후에 완치판결을 받았지만 환자 자신이 예방차원에서 지금도 계속 10년 정도 한약을 복용하고 있다.

호시킨 림프종은 림프 절을 순차적으로 침윤하는 양상을 보이는 림프계 종양으로, 서구에서 자주 발생하는 질환이지만, 근래에 국내에서도 그 발생 빈도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질환이다. 형제간에 발병 위험이 높은 것으로 보고되어 있으며 일종의 암으로 취급한다.

독자들에게 혈액의 기능을 강하게 하기 위해서는 가정에서 뜸을 뜰 것을 권한다. 혈자리 肝兪(간유-간수), 太衝(태충), 足三里(족삼리), 曲池(곡지), 天樞(천추), 中脘(중완), 三陰交(삼음교) 등을 취하고 자주 뜸을 뜨면 분명히 혈액수치가 좋아질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한두 번에 치료효과가 나지는 않는다. 장기간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다.

뜸이 장기의 기능이 좋아질 때까지는 시간이 당연히 걸린다. 모든 출혈 증상에 효과가 좋다. 여성들의 월경과다, 하혈증, 코피가 자주 나는 증상을 말한다.

나이가 들어 찾아오는 치매, 중풍, 파킨슨, 심장마비, 암 같은 무서운 질환들도 혈액의 흐름이 막혀서 찾아오는 질병이다. 혈이 탁해져 粥狀(죽상)이 되어 흐름이 막혀서 찾아오는 질병들이다. 뜸을 뜨면 혈액의 탁해진 것을 막고 흐름을 좋게 한다.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져 예방하기 위해서 아스피린이나 다른 항혈소판제를 장기간 복용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모든 병은 그 근본을 치료해서 원인을 제거해야 치료되었다고 할 수가 있다.

다음 회에는 우리가 나이가 들어 자주 접할 수 있는 콜레스테롤에 대해서 설명을 좀 할까 한다.

1264호 25면, 2022년 4월 2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