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5 – 면역이 우리 몸을 지킨다 ➂

영양학을 응용해보면 우리의 몸을 구성하는 것은 단백질이고 에너지는 당과 지방에서 얻어지며, 체내의 화학반응을 주관하거나 체액의 삼투압을 유지하는 데는 미네랄과 비타민이 필요하다. 이러한 영양소를 충분히 함유하고 있는 음식을 우리는 영양가 있는 음식이라고 한다.

이런 영양가 있는 음식들도 적당히 섭취할 때가 몸에 좋은데 요즈음은 고기. 달걀, 우유, 버터 등의 고단백, 고지방질의 영양가 있는 음식을 마음껏 먹을 수 있어, 그로 인하여 폐암, 대장암, 심근경색, 뇌경색, 통풍, 당뇨병 등 옛날에는 흔하지 안했던 서구형 질환이 급증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질병들을 확실하게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는 근본적인 치료방법은 우리들의 몫이 아닌가 싶다. 만병의 원인이 되는 혈액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특별한 방법이 없으니 우리가 건강한 생활습관을 들여 우리 혈액을 건강하게 만드는 방법뿐이 없다는 말이다.

필자는 항상 주장한다. 의사는 치료하는 방법만 일러주는 것이지 그것을 이행해서 그 병을 치료하는 것은 본인의 몫이라고. ‘음식으로 치료하지 못한 병은 약으로도 치료를 하지 못한다.’ 라는 말이 있다. 성인병에 대한 근본족인 치료방법은 혈관속의 찌꺼기를 내 보내고 탁하진 우리 혈액을 묽고 맑게 하는 것이며 병이 들기 전에 우리들의 생활습관을 올바르게 하는 것이 최선이다.

살펴보면 혈액과 직접 관계가 있는 질병들이 많다. 백혈구와 관계되는 질병, 혈소판과 관계있는 질병, 현대의학에서는 직접적인 병명이 없지만 한방에서는 血虛型(혈허형) 질병들이 많은 것이다. 혈허에서 오는 질병들은 각종 心律失狀(심률실상), 불면증, 공황장애, 우울증, 빈혈 등 많은 질병들이 있다. 이런 질병들은 원인인 혈허증상을 한약으로 혈을 실하게 해주면 모든 증상들이 살아지곤 한다.

치료 예를 들어보기로 하자.

Wilhelmshaven에서 한 여성이 전화를 했다. 남편이 ‘혈소판감소증(Thrombozytopenie)’으로 몇 년째 고생을 하고 있는데 여려 의사들이나 병원을 찾아다니면서 치료를 해봐도 효과가 없다며 한방으로 치료가 가능하냐는 것이다. 혈소판은 혈액 내에 존재하는 유형 성분의 하나로, 혈액의 응고를 유발하며 상처에서 출혈이 발생했을 때 생명에 위협이 가지 않도록 지혈해주는 역할을 맡고 있다. 낮은 혈소판 수치(또는 혈소판 감소증)는 항암치료, 임신, 음식 알레르기, 뎅기열 등으로 인해 발생할 수도 있는데 현대의학에서는 자가면역질환(Autoimmunerkrankungen)으로 분류하고 있다.

자가면역질환이란 일반면역 체계는 자체 조직의 항원이 아닌 이물질이나 위험 물질의 항원에만 반응하는데 면역 체계가 가끔 오작동하여 자신의 조직을 이물질로 인식하여 자신의 특정 세포나 조직을 공격하는 항체(자가항체)나 면역 세포를 생산하는 것을 말한다. 다시 말하면 인체가 자신의 조직을 공격하는 인체 면역 체계의 기능 부전을 말한다.

자가면역질환 종류는 여기서 전부 나열할 수는 없지만, 각종 류머티즘 관절염, 각종 근육이나 신경 경화증, 피부병, 빈혈, 대장염, 무력증, 천식 등도 자가면역질환이라고 진단하는 질병들이 많다. 혈소판 감소증이 여기에 속하는데 이환자도 병원에서 정상적인 치료행위는 포기하고, 마지막 수단으로 비장(Milz)을 제거하는 수술을 하자는 제안을 받았다는 것이다. 비장이 자가면역과 관계가 있으니 제거하면 좋아질 수 있지만 확실하지는 않다며 제거수술을 제안하는데 가능하면 수술을 피하고 싶다는 것이다.

필자는 특별한 처방을 쓰지 않고 혈허증에 복용하는 처방으로 한약을 지어 보냈다. 3-4개월 한약복용 후 모든 게 정상이 된 그 환자는 지금까지 재발되지 않고 잘 지내고 있다며 본인의 어머니, 조카, 또 이웃들에게 소개해서 환자로 찾아오고는 한다.

전에도 소개했던 스위스에서 온 백혈병 환자에게 역시 혈허증에 복용하는 처방으로 치료를 했으니, 필자는 많은 질병들 중 혈액만 건강하게 하면 치료되는 난치병들이 많이 있다고 믿고 있다.

요즈음 일반적으로도 혈액이 우리 건강의 키워드로 부각되어지고 있다. 생명의 원천인 혈액은 맑고 건강하게 방해받지 않고 우리들의 온몸을 누벼야 되는데, 마치 요즈음 자동차가 늘어나 도로에서 정체가 심해지듯, 우리 혈액의 운행도 정체가 되고 있다. 우리 혈액의 흐름이 정제되는 원인은 한마디로 피가 탁해지고 있기 때문에 치료방법은 우리 몸의 혈액을 다시 깨끗하게 하는 것이 최선인 셈이다.

혈액의 제반 임무는 많기도 하다. 우리가 호흡한 산소를 폐에서 각 조직이나 세포로 실어 나르는 일이나, 소화기에서 소화된 영양분을 필요한 곳으로 운반하고 배치시키는 일도 혈액의 몫이다. 조직과 세포에서 쓰고 남은 찌꺼기를 배설하는 기관에 다시 보내는 일도 혈액이 한다. 이런 임무를 위해서 혈액은 건강하고, 맑고, 흐름의 방해가 되는 요소가 없는 깨끗한 피로 유지가 되어져야 한다.

요즈음 고국의 국토의 혈관인 강들이 4대강사업으로 흐름이 막혀 진통을 겪고 있는 것과 같이, 오염된 강에는 생물체가 생명을 유지할 수 없는 것과 같이 우리 몸의 혈액이 건강하지 못하면 건강한 우리 몸을 기대하기란 어렵게 되는 것이다. 성인병도 방치되어 온 탁한 피가 주범이다. 탁한 혈액은 혈관에 노폐물을 침전시켜 혈관까지 변화를 일으켜 동맥경화 상태로 만든다. 동맥경화가 진행된 혈관은 울퉁불퉁 파손된 도로와 같아져 가뜩이나 탁한 혈액이 울퉁불퉁한 혈관에서 잘 흐르지 못하게 해서 혈의 운행을 방해한다.

방해되는 혈의 운행이 한곳에 뭉쳐, 또 운동부족으로 우리 몸에 혈전을 만들기도 한다. 이런 혈전이 뇌혈관에 일어나면 뇌경색, 또는 뇌에 산소가 부족 되어 제 기능을 다 하지 못해 찾아오는 파킨슨이나, 우리가 제일 무서워하는 치매 같은 병들이 나도 모르게 찾아오게 된다. 또 혈전이 심장에 생긴다면 관상동맥경화로 심근경색이 일어날 확률이 높아지니 항상 불안한 생활을 해야 할 것이다.

혈액순환이 순조로우면 몸의 온도도 상승되고 체내의 신진대사 또한 원활해진다. 체온이 1도가 상승하면 면역성은 5배가 높아진다는 발표도, 혈액순환이 잘되면 체온이 상승되고, 왕성한 에너지를 가지게 되며, 자연치유능력이 향상됨에 따라 질병에 쉽게 노출되지 않게 된다는 말이 된다. 때문에 동양의학은 전통적으로 혈액의 원활한 순환을 건강의 근원으로 생각한다.

1346호 25면, 2024년 1월 1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