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9-통증 ➀

많은 질환 중에 환자들에게 주는 가장 큰 고통은 痛症(통증)이 아닌가 싶다. 사고 때문에 신체 어느 부위에 상처가 났다든가 뼈가 부러졌다든가 하는 원인이 빤한 질환이야 원인을 제거하고 시간이 지나면 치료가 되지만 원인을 모른 체, 또 원인을 알아도 치료되지 않고 진통제나 항생제, 또는 스테로이드 같은 약에 의지해야 되며, 그런 약을 복용을 해도 전혀 효과가 없는 정말 환자들을 힘들게 하는 질환들을 말하는 것이다.

병원에서의 진단은 외부로 나타나거나 CT나 MRT로 촬영 후 뭔가가 나타나면 진단이 되지만, 통증이 심해서 병원에 찾아가도 아무런 이상이 없다는 진단을 받으면 환자들의 심적인 고통 또한 크다. 환자들은 고통이 있어서 병원을 찾아갔는데 아무이상이 없다니 얼마나 답답하겠는가?

예를 들어서 심장이 답답하고 가끔 찌르는 듯한 통증과 그 통증이 왼쪽 어깨 쪽으로 뻗치는 심장에서 오는 그런 증상이 있어도 EKG로 진단을 해서 그라프에 나타나지 않으면 이상이 없다고 진단을 하는 그런 경우를 많이 보아왔다. 그럼 질환들은 어떤 종류가 있을까?

이런 통증들은 대체로 현대의학에서 말하는 자가면역질환(Autoimmunerkrankungen)이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또 신경염, 신경통, 궤양성 질환과 혈전에서 오는 통증들이 있다고 하겠다.

이중에서 어떤 치료방법을 써도 도저히 치료가 되지 않은 질환은 자가면역질환이 제일 많다고 할 수 있는데 자가면역질환이란, 간단히 말해 외부 병원체로 부터 우리 몸을 지켜야 되는 면역계가 반대로 우리 몸 내부의 정상세포를 공격하여 발생하는 질환이다, 공격 과정에서 염증이나 발열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게 되고, 발생한 부위에 따라 다른 각종 질환이 합병증처럼 발병하는 것을 말한다.

자가면역질환의 원인은 대부분 밝혀지지 않았지만 보통 유전적 요인이나 기타 여러 요인을 추측하고 있으며 종류는 매우 다양하며 여러 종류의 피부병, 피부병중 치료하기 힘든 백반증, 중증질환, 눈 질환, 정신질환, 자가면역성 간염, 뼈 질환, 폐 질환, 근육 질환 등 무려 100여 가지가 넘는다고 한다. 여러 가지 질환이 오랫동안 치료가 되지 않을 때는 결국에는 정신질환이라 진단하고 정신과 치료를 받을 것을 권하는 일반적인 형편이다.

중요하게는 베체트병, 다발성혈관염을 동반한 호산구성 육아종증, 거대 세포 동맥염, 다발성혈관염을 동반한 육아종증, 크론병, 많은 피부질환 등도 자가면역질환에 속하지만 심한 통증이 유발되고 치료가 힘든 질환 중 몇 가지만 소개하고자 한다.

󰋼 섬유근육통(Fibromyalgie)

섬유근육통이란 만성전신통증이 있으면서 수면장애, 인지장애, 피로감 등이 동반되는 질환이다, 통증은 기간에 따라 만성통증과 급성통증으로 나뉘고, 만성통증은 부위에 따라 만성전신통증과 만성국소통증으로 분류하기도 한다.

섬유근육통은 뚜렷한 원인이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유전적 소인이 있다고 판단을 하며 주로 여성 환자들이 대부분이다. 가족에 이런 환자가 있다면 다른 가족들도 발병될 율이 8배 정도 더 높다는 통계를 보면 유전적인 요소를 뒷받침을 하고, 환경 인자로는 감염, 신체적 손상, 생활 스타일의 변화, 사회적 문제, 비극적 사건, 스트레스 등이 있고, 그 왜 근육과 힘줄의 미세 외상, 수면장애, 자율신경계 이상, 내분비 호르몬의 이상 등이 원인이 되며, 한두 가지의 단독 원인보다는 여러 가지의 원인이 모여 나타나는 질환이라 하겠다.

이유 없이 이런 증상이 3개월 이상 진행이 되면 섬유근육통을 의심하고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가장 특징적 증상은 전신통증으로 환자들은 대개 “온몸이 두들겨 맞은 듯 쑤시고 아프다, 여기저기 안 아픈 곳이 없다” 등의 표현을 한다. 아침에 일어나서 몸이 더 무겁고 뻣뻣한 증상, 손과 발이 붓는 느낌도 흔하게 호소하며 80%의 환자들은 관절통, 근육통, 요통 등을 호소하는 질환으로 전신통증 외에도 수면장애나 감각이상이 흔하게 동반되는 증상이 있다.

환자들 90% 이상이 충분한 수면을 이루지 못하거나, 깊은 잠을 못 자고 자다가 자꾸 깨는 경우가 흔하다. 수면을 취하지 못하면서 피로감을 더 쌓이게 되고, 다음 날 전신통증 때문에 정상적인 활동을 못 하고, 다음날 다시 통증으로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못하는 악순환이 계속되는 질환이다.

그 외에도 두통, 손발 저림, 이상 감각 등 말초신경과 시력 저하, 입 마름, 추위에 대한 지나친 민감함, 기립성저혈압 등 자율신경계 이상이 흔하게 동반되기도 한다. 문제는 항생제나 진통제로 치료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필자도 한 여성 환자에게 지금도 굉장히 미안한 생각을 잊지 못하고 아직도 가끔 그 여성 환자가 생각이 나곤 한다. 20년 전쯤 되었는데 Krefeld에서 거주하는 한 40대 여성 환자가 찾아와 전신 통증을 호소했다. 그때는 이 질환을 처음 접하고 또 치료방법을 확실히 몰라 일반 류마티스 관절염을 치료하는 방법으로 치료를 하다가 결국 도와주지 못하고 치료를 중단했다.

치료를 마치며 필자가 굉장히 미안해하자, 그 환자는 오히려 필자를 위로하며 “치료는 되지 안했지만 당신이 나를 위해서 얼마나 연구를 하고 정성을 쏟은 지를 잘 안다”며 미안해하지 말라는 말을 해서 지금도 기억이 생생하다. 그 후에 다른 치료방법을 찾아내 지금은 계속 찾아낸 치료방법으로 치료를 하고 있는데 효과 좋은 편이다. 대체로 여성 환자들이 주로 찾아오는데 도움을 줄 수가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그 질환으로 찾아온 환자들이 치료될 때 마다 치료에 도움을 못준 그 여성에게 미안한 생각이 드는 것이다.

현대의학에서는 치료가 되지 않으면 결국은 정신질환으로 인정하고 정신과 치료를 권하고 있어서 환자들에게는 여간 고통스러운 질환이 아니다.

현대의학에서는 자가면역질환으로 진단하고 면역성을 억누르는 치료방법으로 치료를 하는데 동양의학은 오히려 정상면역을 살리는 치료방향과 필자가 항상 모든 만성병은 瘀血(어혈)증이라 주장하듯, 어혈을 치료하는 그런 치료방법으로 탁월한 효과를 보고 있는 것이다.

‘통증은 막힘이다’라는 필자의 주장대로 필자는 모든 만성 통증은 막힘을 뚫어주는 通法(통법)으로 치료를 한다.

1354호 25면, 2024년 3월 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