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람후기] 천상의 소리, 하늘의 소리를 찾아서…

전성준

1년이란 세월이 지났다.

작년 2023년 3월 18일, 토요일 16시, 프랑크푸르트 라인마인 한인교회에서 하늘의 소리 두 번째 자선음악회를 관람했다. 그리고 많은 감동을 받은 나는 교포신문에 천상의 하모니 하늘의 소리를 찾아서라는 관람후기를 기고했다.

그후 1년이 지난 오늘 3월 9일 토요일 16시에 같은 장소에서 천상의 소리 하늘의 소리 세 번째 자선음악회를 관람하기 위해 라인마인한인 교회를 찾았다.

교회 입구 왼쪽 건물 길옆에 자리 한 비운의 역사 주인공 위안부 소녀상은 1년 전이나 지금 아무런 변함없이 나를 반겼다. 무표정한 단발머리 소녀 동상이 바라보는 시선은 “어서 오세요”하며 나를 맞이하는 무언의 교감을 나만이 느낄 수 있었다.

오늘 하늘의 소리 자선 음악회에 홀가분하게 관람 할 수 있도록 마침 아들 내외를 따라 베를린에 나들이를 떠난 집사람 덕에 부담 없이 음악회를 관람할 수 있어 다행이다.

세 번째, 천상의 소리, 하늘의 소리 자선 공연이 열리는 1년이라는 365일 동안에 우리 주변에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종교 분쟁으로 많은 희생자가 생겼고 굶주림과 질병으로 허덕이는 가자지역 주민의 참담한 모습이 우리나라 625동란 시 어린 내가 직접 목격한 그 참상이 떠올라 가슴이 아팠다. 이 전쟁은 지금도 끝을 모른 채 계속되고 있으며 또한 지구의 이상 기후 변화로 가뭄과 홍수 폭염과 폭설로 생태계가 파괴되고 인명의 피해가 속출하는 등 불안과 초조를 유발하는 재난은 계속 진행형인데 천상의 소리, 하늘의 소리. 자선 음악회가 열리는 라인마인한인교회에 들어서는 순간 나는 타임머신을 타고 1년전 2023년으로 돌아온 환상을 실감케 했다.

화사한 옷차림과 미색 그리고 자태, 하늘의 소리 공연단의 모습은 세월의 흔적을 전혀 느낄 수 없는 1년 전 모습 그대로였다.

라인마인한인교회의 원로 김재승장로의 축복 기도로 자선음악회의 막이 올랐다.

오늘 두 번째 공연, 많은 호기심을 가지고 지켜 보는 공연의 모습은 그동안 갈고 닦은 많은 연습의 결과 더욱 세련되고 농염하니 성숙한 가창력은 관중을 한층 더 매료 시켰다.

작년 공연에 선 보였던 누가 복음 15장 “돌아 온 탕자” 무언의 팬터마임 몸동작 공연 대신 고순자, 김태련, 박승자, 송영애, 조순자, 최인영 단원의 탄력 있는 율동으로 “나의 등 뒤에서”, “난 예수가 좋아요”의 음악과 함께 참신한 몸동작 율동 찬양을 선보였다. 그리고 단독 출연한 동행이란 현란한 이은경 안무의 춤사위에 심취한 관중의 박수갈채는 장내가 떠나 갈 듯 요란 했다.

이 천상의 소리 하늘의 소리의 타이틀로 정해진 “그의 시간 (Seine Zeit)”은 공교하게 내가 추구했던 나 자신이 힐링할 수 있는 나만의 시간 내가 잠시 명상에 잠길 수 있는 그 순간과 맥을 같이하는 것 같아 순서지를 받아 본 순간 잠시 짜릿한 전율을 느꼈다.

하늘이 보이지 않은 태고의 원시림 속을 방항하고 있는 내 자신이 순간 밝은 햇빛이 찬란하게 쏟아지며 천상에서 들려오는 청아한 노랫 소리에 놀라 본연의 자신으로 돌아오는 짧은 명상에서 깨어나는 순간의 환희 “날마다 숨쉬는 순간마다”의 성가는 삶에 지친 내 심신을 힐링하는 천상의 노래 소리였다.

“찬송은 하늘에서 받은 최고의 선물이다.”라는 니체의 명언이 다시 떠올랐다.

음악은 몸과 마음을 젊게하고 행복을 가져다주고 활력과 회춘하는 신비한 묘약의 효력을 모르고 이제까지 살아 왔을까 하는 자괴감이 들었다.

그리고 다시 뒤 늦게 나 혼자 이 자리에 참석 무아경에 빠진 내 자신이 원망스러 웠다.

행복이란 남이 만들어 주는 것보다 내가 만드는 행복이 즐겁다는 말을 다시 새겨 보는 기회가 되었다.

마침 거울 속에 비친 내 얼굴을 보면서 하늘의 소리에 출연한 분들의 모습을 다시 한 번 꼼꼼히 재조명을 해 보았다. 옛부터 여성보담 남성이 훨씬 빨리 늙고 단명하다는 말처럼 1년 사이 초췌한 내 몰골과 달리 나 보다 연배인 분들이 가는 세월을 뒤로 하고 더욱 생기가 넘치는 아름다운 미색에 가는 세월이 원망스러웠다.

인생을 젊게 하고 행복하게 한 이 공연을 기획하고 연출한 이은주 지휘자와 반주 김신애 그리고 많은 분 육대주, 김경희, 송차순, 육경섭 등 모두에게 감사드린다. 출연진은 다음과 같다.

SOP.: 김정자, 임소휘, 조순자, 김태련, 김형례, 이현숙, 김향선, 변영희, 차응남, 박승자, 이윤정, 최인영, 박경희, 노순자, 송영애. 고순자,
Alt: 류순일, 박파울리나, 김승숙, 김윤아, 최군자, 구옥희,
Oberstimme : 이은경, 임완자. 임신애. 이한나.

출연진 여러분께 감사드리며 다시 1년후 네 번째 천상의 소리, 하늘의 소리, 자선공연에 참석하여 관람후기를 쓸수 있을까하는 의구심을 뒤로 한 채 낯익은 분들께 작별인사로 제대로 못하고 발길을 돌렸다.

1355호 20면, 2024년 3월 1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