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교의 귀띔 – 천 년을 가라 한들 멀다 했으랴
Dipl.-Ing. WONKYO INSTITUTE
1984년 12월 1일, 미국 연방 공항청 (FAA)는 우주 항공국 NASA 와 긴밀히 협럭하면서 독특한 실험을 하고 있었다. 캘리포니아 모하비 사막((Mojave Desert)의 말라버린 로저스 호수(Rosers Lake) 바닥에 원격 조정된 보잉 720 기를 의도적으로 추락시키면서 그 후에 발생되는 항공기의 안정성과 변형들을 알아 보기 위한 실험이었다.
모하비 사막은 인디언 부족의 이름에서 따온 것으로 캘리포니아주 남동부를 중심으로 네바다, 유타, 아리조나주에 걸쳐 있는 미국내의 고지대에 있는 사막이다. 모자브(Mojave) 라고 써놓고도 모하비로 읽어야 하는 것은 인디언들이 그렇게 쓰고 그렇게 읽기 때문일 것이다.
모하비라는 이름은 아파치족 (Apache)과 몽크족(Monk)처럼 토착민 인디언의 종족의 이름이며 미국의 사막 4곳중에서 가장 작은 곳이다. 도박과 환락의 도시로도 잘 알려진 라스베가스(Lasvegas) 도 이곳에 있다.
이 보잉720 기종은 항공업계에서는 은퇴한 항공기를 과학 실험 대상으로 재활성화 시킨 항공기였다. 보잉720은 1950년대 말에 운항되던 기종을 퇴역시킨 보잉707을 중단거리 노선을 위해 개발된 여객기였다. 보잉707보다 짧고 가벼울 뿐만아니라 짧은 활주로에도 적합했고 단거리 노선에 적합한 기종이었음에도 항공업계에서는 인기를 얻지 못했다.
1959년에 첫 항공실험을 끝내고 1960년에 미국 유니이티드 항공에 첫 인도된 기종이었다. 상업적으로는 성공을 못한 기종이지만 중단거리 시장의 가능성을 보여 주어 이후 보잉사의 성공적인 항공기 개발에 중요한 역할을 했으며 특히나 엔진테스트용으로 자주 활용되던 모델이었다.
이른바 “콘트럴된 충돌 시연(Controlled Impact Demonstration)“ 은 추락 때 승객의 생존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었다. 실험은 피츠휴 폴턴 (Pitzhue Poldern) 의 원격 조정으로 항공기를 에즈워즈 공군 기지 (Edwards Air Force Base) 내 로저스 호수 (Rosers Lake)에 계획적으로 추락시켜 동체와 각종 기기들의 변화와 고장을 알아 보고자 하는 실험이었다.
지금은 자동차의 충돌사고 실험을 공장이나 실험실 내부에서 이루어지고 있지만 1900년대 초반에만 하더라도 자동차를 언덕으로 끌고 가서 아래로 굴러 떨어뜨리는 실험을 했었다. 그때는 안전벨트나 에어백 조차도 없던 때였으니 운전사 없이 자동차가 망가지는 정도를 보고 어디를 더 강화하고 어떤 부품을 더 보강해야 했는지를 실험했었다.
보잉720을 승객을 태우지 않고 강제로 추락시키는 실험의 원조로 보아야 할 것 같다. 이 실험의 핵심은 연료에 있었다. 항공기 사고 시 많은 사망자가 발생하는 것은 항공기의 추락보다는 추락 이후 발생하는 화재로 인해 목숨을 더 많이 잃고 있다는 것이 통계로 나와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항공기 사고에서는 다량의 케로진(Kerosene)이 유출되어 미세하고 쉽게 발화되는 가연성이 높은 안개를 형성하게 된다. 이로 인해 화재 때 파괴적인 힘을 발휘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안개 형성을 방지하기 위한 새로운 첨가제를 필요로 했다. 이 폭발 방지 첨가제의 효과를 테스트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항공기를 추락시킨 것이다.
FM-9 이라는 첨가제는 항공기 사고 발생 시 대형 화제 위험을 줄이도록 하는 리머((Polymer) 소재였다. 폴리머는 일반 분자보다 분자량이 매우 크며 플라스틱, 고무, 합성섬유 등에 필수적인 소재이다. FM-9 연료 첨가제는 제트연료와 혼합 시 항공기 푸락 사고 발생 때 화재 확산을 막기 위한 것이었으며 이는 “고분자량 장쇄 폴리머” 형태의 첨가제이다. 고분자량 장쇄 폴리머란 분자량이 수 십만에서 수백만 이상으로 높은 고분자로서 내열성, 내호학성 등의 성질을 나타낸다.
그렇다면 고분자량이란 무엇일까?
분자란 물질을 이루는 기본적인 단위중의 하나로 두 개 이상의 원자들이 화학 결합을 하여 만들어진 입자를 말한다. 각 분자는 고루한 성질을 가지고 있으며 그 구조와 구성된 원자들의 종류에 따라 물질의 물리, 화학적 특성들이 결정된다. 따라서 고분자란 분자들의 결합이 매우 많은 상태를 말한다.
고분자는 유기화합물에서 발견되며 대표적인 것이 수소, 탄소, 산소, 질소 등의 원자로 구성된 고분자들이 많다. 의료 분야에서는 안경의 렌즈, 인공 장기, 의약품 등에 적용되며 의학적으로도 안전한소재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반도체에서는 디스플레이, 반도체 등에 핵심소재로 쓰여지고 있다.
항공기 추락 실험은 높은 비용을 필요로 하는 것이어서 추가 실험도 여러 방면에서 실행되었다. 실험 항공기 내부와 외부 곳곳에 센서를 붙혀 중요한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게 했고 수십 대의 카메라도 요소요소에 고정시켜 두었다.
FAA는 새로운 좌석 배열, 방화 창문 및 기타 난연성 재료 등을 테스트하면서 항공기의 설계 및 비상 절차 등을 개선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FAA 와 NASA 외에도 보잉과 록히드 등 여러 항공기 제조사들이 실험에 참가했다.
실험에 대한 평가는 많은 부분에서 서로 엇갈렸다. 새로운 연료가 화재를 예방하거나 제한할 수 있다는 면에서는 실패했다. 화재는 빠르게 확산되어 FM-9 첨가제가 발화를 막을 것이라는 기대에 실패한 것이다. 첨가제 연료는 여전히 발화하였지만 다른 연료보다 폭발력은 약했다.
그러나 다른 실험에서는 안전 기술 분야에서 많은 새로운 사실들을 제공했기 때문에 NASA 와 FAA 는 전체적으로 이 실험을 성공적이라고 평가했다. FM-9 첨가제는 채택되지 못했지만 NASA 와 FAA 가실시한 이 실험은 항공 안전 역사에 있어서 기념비적인 사건으로 남아 있다.
이 실험은 구조적인 강도, 재료, 대에 대한 귀중한 정보를 제공했을 뿐만 아니라 상업용 항공기의 좌석, 연료 탱크, 난연시스템 설계를 개선시키는 데에 도움을 줄 수 있었다.
하지만 이 실험은 말라 버린 사막의 호수 바닥으로 비상착륙 시키며 벌어지는 변화들을 알아보기 위한 실험이었다.
비행기 추락이 어디 사막의 마른 땅에만 떨어지겠는가. 바다에도 떨어지고 산과도 부딛치게 되고 도심지에도 떨어지는 경우도 있는데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감안해서 일일이 실험해 볼 수도 없는 일이다. 한 번의 실험으로 모든 경우의 사고에 적용시키는 것도 맞는 결과인지 의문이 간다.
하지만 이 프로젝트는 미국 기관들이 생명을 구하기 위해 극한의 시험을 해보겠다는 의지를 보여 주었으며, 수집된 데이터의 상당 부분은 오늘날까지도 여전히 항공안전 기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생명을 구하고 항공기의 안전을 강화하는 방법을 오늘도 연구되고 있을 것이다.
1457호 22면, 2026년 5월 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