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을 이해하자 (83)

문화 (1)

◈문화정책

연방국가 독일은 문화정책에서도 기본적으로 연방주의를 엄격하게 적용하고 있다.

국외 문화정책의 경우 “외국과의 관계를 관리하는 것은 연방의 업무”라고 규정한 기본법 32조 1항에 의거, 연방정부에서 담당하고 있다. 그러나 국외 문화정책들은 연방정부가 직접 담당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문화기구들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국외 문화·교육 정책 주요 기구 및 활동

•괴테 인스티튜트(Goethe Institute, www.goethe.de) : 문화 프로그램 실행, 독일어 보급, 포괄적인 독일 이미지 홍보

•독일고등교육진흥원(DAAD : Deutscher Akademischer Austausdienst, www.daad.de) : 대학 간 국제 협력 지원

•알렉산더 폰 훔볼트 재단 : 명망 있는 학자들의 교류 담당

•외국관계연구소(ifa, www.ifa.de) : 세계적으로 유명한 독일 예술가들의 순회 전시 조직, 국외 문화·교육정책을 위한 전문도서관과 정보센터 운영

•세계문화의 집(HKW : Haus der Kulturen der Welt) : 개발도상국의 전시, 연극과 음악회 및 낭독회 개최

•독일 유네스코 위원회 : 독일 내 유네스코 프로그램 조직

한편, 독일 국내 문화정책에서는 예술과 문화가 기본적으로 주 소관 사항임을 기본법에서 명기(기본법 30조)하고 있으며, 각 주들은 주의 특성에 맞는 독자적인 문화정책 추구하고 있다.

각 연방주들은 문화정책 문제들을 다루기 위한 공동기구로 주 문화장관 상설회의(Standiger Konferenz der Kulturminister der Lander in der Bundesrepublik Deutschland)를 설치하여 각 주간 협력이 필요한 공동 문화정책 관련 사안들을 협의하고 있다.

1980년대부터 문화 사안들에 대한 효율적인 정책 결정과 집행 등을 위해 연방정부 차원의 관할 필요성이 대두되어 왔으며, 이를 위해 1998년 11월 총리실 내 연방 문화 및 미디어 정책 담당 부처(Beauftragter der Bundesregierung fur Kultur und Medien: BKM)를 설치하였다.

– BKM 기능 및 주요 임무

•기능 : 독일연방정부 내각 부서는 아니며, 총리실 소속으로 문화 및 미디어 관련 업무에 대해 총리를 보좌하며 기관장은 장관급

•임무 : 주요 문화 관련 시설과 문화 프로젝트 후원, 문화예술의 지속적인 발전 지원

• 산하기관 : 연방기록물보관소(Bundesarchiv), 동유럽에서의 독일인의 문화와 역사를 위한 연방연구소(Bundesinstitut fur Kultur und Geschichte der Deutschen im ostlichen Europa), 독일연방하원 문화와 미디어 위원회(Ausschuss fur Kultur und Medien), 독일의 문화 연구위원회(Enquette-Kommission “Kultur in Deutschland”), 연방문화재단(Kulturstiftung des Bundes)

이외에도 프로이센 문화재단(Die Stiftung preußlicher Kulturbesitz)은 구 프로이센의 문화재 보존, 관리, 보완 및 교류 업무를 담당하고 있으며, 주 문화재단(Die Kulturstiftung der Lander)은 중요한 문화예술 보존 및 재정 후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다음으로는 문화 각 분야별로 살펴보도록 한다.

◈ 문 학

‘시인과 사상가의 나라’로 유명한 독일은 고전주의 시기 볼프강 폰 괴테(Wolfgang von Goethe)와 프리드리히 쉴러(Friedrich Schiller), 낭만주의 시기 에.테.아 호프만(E.T.A. Hoffmann)과 장 파울(Jean Paul), 하인리히 폰 클라이스트(Heinrich von Kleist), 20세기 초반 라이너 마리아 릴케(Rainer Maria Rilke), 헤르만 헤세(Hermann Hesse), 토마스 만 (Thomas Mann)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작가를 배출해왔다.

2016년 기준으로 13명의 독일어권 출신 작가들이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바 있으며, 이중 독일 국적 문학작가들은 테오도르 몸젠(Theodor Mommsen), 루돌프 오이켄(Rudolf Eucken). 파울 하이제(Paul Heyse, 1910), 게르하르트 하우프트만(Gerhart Hauptmann, 1912), 토마스 만(Thomas Mann, 1929), 하인리히 뵐(Heinrich Boll, 1972), 귄터 그라스(Gunter Grass, 1999), 헤르타 뮐러(Herta Muller, 2009) 등 8명이 있다.

현대 독일 문학의 상황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 문학을 이끌었던 한스 마그누스 엔첸스베르거 (Hans Magnus Enzensberger), 지그프리트 렌츠(Siegfried Lenz), 크리스타 볼프(Christa Wolf), 21세기로 접어들면서 문학은 이전과 달리 더 이상 미학적 혁신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제2차 세계대전 직후에는 전쟁에 대한 도덕적 해명, 68혁명기에는 사회 분석적이고 참여적인 작품이 주를 이루었다면 통일 이후에는 대중문학적 흐름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정치와 문학이 밀접한 관계를 맺었던 시대는 이미 지나갔으며, 사회적으로 명망 있는 작가가 부족할 뿐만 아니라 문제성 있는 작품을 읽고자 하는 독자층도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 현 독일 문학 상황에 대한 평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니엘 켈만(Daniel Kehlmann), 토마스 브루씨히(Thomas Brussig), 카타리나 하커(Katharina Hacker), 율리아 프랑크(Julia Franck), 일리야 트로야노프(Ilija Trojanow) 등 젊은 작가들의 작품들이 새로운 세대들에게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블라디미르 카미너(Wladimir Kaminer), 테레지아 모라(Terezia Mora), 자사 스타니시츠(Saš Stanišc), 페리던 자이모글루(Feridun Zaimoglu) 등 이주민 출신 작가들이 독일어권 문학에 새로운 주제와 자극을 불어넣고 있는 상황이다.

1255호 29면, 2022년 2월 1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