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부분 (7)
◈ 독일의 음악
클래식 음악의 거장 바흐, 베토벤, 브람스, 헨델,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등으로 이어지는 음악국가 독일의 명성은 오늘날에도 지속되고 있다. 전 세계에서 수많은 학생들이 독일 전역의 음대로 몰려들고 있으며, 음악애호가들은 바이로이트 바그너 축제와 도나우에싱어 음악제 등에 열광적으로 참가하고 있다.
2017년 3월 기준 독일에는 주정부의 재정 지원을 받는 83개의 공식 음악극장과 130여개의 전문 오케스트라가 활동하고 있으며 연간 2만 1,000건의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이 가운데 베를린, 함부르크, 드레스덴, 뮌헨 그리고 프랑크푸르트와 라이프치히 소재 음악극장들이 선도적인 역할 수행하고 있다.
독일 출신의 세계적 연주자 및 성악가들로는 소프라노 발트라우드 마이어(Waltraud Meier), 바리톤 토마스 크바스트호프(Thomas Quasthoff), 바이올리니스트 안네-소피 무터 (Anne-Sophie Mutter), 클라리넷리스트 자비네 마이어(Sabine Meyer) 등이 있다.
대중음악 분야의 경우 해외 시장에서 성공을 거둔 독일 팝 및 락 음악 가수로는 Scooter, Seeed, Nena, Kraftwerk, Rammstein, Tokio Hotel, Juli und Mia 등이 있으며, 2010년에는 Lena가 유로송 콘테스트에서 우승한 바 있다.
한편 독일 정부는 해외 시장에서 독일 팝 음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만하임에 ‘팝 아카데미’를 설립하는 등 적극적인 대중음악 지원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 독일의 주요 음악 축제
독일에서 음악 축제가 태동된 것은 연주회의 발달과 긴밀한 연관이 있다. 예전에는 시 당국이 축제의 주요 주최자들이었다. 1810년 프랑켄하우젠과 뒤셀도르프에서 최초의 음악 축제가 열렸다. 당시 공연들의 레퍼토리는 주로 하이든과 헨델의 오라토리오를 아마추어 합창단과 함께 연주하는 것이었다. 1818년부터는 뒤셀도르프 시립음악협회가 주관하는 니더라인 음악제(Niederrheinisches Musikfest)가 급부상했다.
현재 독일에서 얼마나 많은 음악 축제들이 개최되는지는 파악하기 어려울 정도이다. 독일음악협회가 조사한 통계에 따르면, 지난 35년 동안에만 300개 이상의 축제가 새로이 등록되었다고 한다. 그 이전에 시작된 음악제가 그다지 많지 않다는 점을 감안할 때 현재 열리고 있는 클래식 음악 축제는 300-400개인 것으로 추정된다.
독일에서 개최되는 다양한 클래식 음악 축제들의 형태는 여러 가지로 구분된다. 본의 베토벤 축제나 수많은 지역에서 개최되는 바흐 축제, 바덴바덴의 브람스 축제처럼 작곡가의 이름을 내건 축제들이 있는가 하면, 카셀 음악 축제(Kasseler Musiktage), 하이델베르크의 봄(Heidelberger Frühling), 드레스덴 음악제(Dresdner Musikfestspiele)처럼 한 도시를 중심으로 열리는 축제도 있고, 모젤 축제(Mosel-Festival)나 슐레스비히-홀슈타인 음악 축제(Schleswig-Holstein Musik Festival)처럼 광범위한 지역에서 펼쳐지는 축제도 있다.
최근 들어서는 전속 연주자가 초청 음악가들과 함께 다채로운 공연을 펼치는 해석자 중심의 축제들도 대두되고 있는데, 예컨대 하임바흐에서 개최되는 피아니스트 라르스 포크트의 실내악 축제 슈파눙겐(Spannungen)이 이에 속한다. 루르 피아노 축제(Klavierfestival Ruhr)나 크론베르크 첼로 아카데미(Cello-Akademie Kronberg)처럼 악기 중심의 축제들도 있다. 그런가 하면 사람의 목소리에만 집중하는 라인보칼(Rheinvokal) 같은 성악 축제도 있고, 매년 9월 전 세계 유수의 관현악단을 초청하는 베를린 음악제(Musikfest Berlin)와 같은 관현악 축제도 있다. MDR 무직좀머(MDR-Musiksommer)처럼 해당 방송의 방영 지역을 위해 개최되는 연주회도 있고, 포츠담-상수시 음악제(Musikfestspiele Potsdam-Sanssouci)처럼 지역을 둘러싼 스토리나 풍경을 아우르는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축제들도 있다.
19세기와 20세기 초반에 개최된 음악제들의 목적은 대개 중산층이 문화의 주체라는 사실을 보여주고 일부 뛰어난 작품들을 널리 알리는 것이었다. 이에 반해 최근의 음악제들은 경제적 측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구조적으로 취약한 지역, 관광산업에의 의존도가 높은 지역일수록 이러한 경향이 두드러진다. 음악제 관람객들이 지출하는 이동 경비, 숙박비, 식비 등을 통해 수입원을 개발하려는 것이다.
바이로이트 바그너 음악축제(Wagner-Festspiele)
바이로이트 축제(Bayreuther Festspiele)는 독일 바이로이트에서 매년 열리는 음악 축제이다. 축제에서는 19세기의 독일 작곡가 리하르트 바그너의 오페라 공연이 상연된다. 바그너 본인이 자신의 작품들, 특히 그의 기념비적인 연작인 니벨룽의 반지와 파르지팔을 공개하기 위해 축제를 구상하고 실행에 옮겼다.
공연은 특별히 설계된 극장인 바이로이트 축제 극장에서 이루어진다. 바그너 본인이 직접 극장의 설계와 건설을 감독하였으며, 이 극장에는 작품 상연에 대한 작곡가의 특별한 관점뿐 아니라 대규모 편성의 오케스트라를 수용하기 위한 많은 건축적 혁신들이 적용되었다.
바이로이트 축제는 매년 여름 7월 하순쯤부터 8월 말까지 니벨룽의 반지와 파르지팔을 비롯한 다른 두 작품을 5~6회 가량 공연한다. 바그너의 본무대라는 권위도 있고 또 실제로 매년 새로운 연출을 선보이면서 언제나 최고실력의 예술가들을 동원하여 의미있는 공연을 하기 때문에 관객들도 진지하고 심각하게 감상한다. 그래서 열성 바그너 팬이 아니라고 해도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가서 보고 싶어한다. 다만 이 때문에 관람권을 구하는 일이 쉽지는 않다.
1261호 29면, 2022년 4월 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