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을 이해하자

독일의 교육제도(10)

◈ 독일의 직업교육 ➀

독일 경제 성장의 원동력의 한 축은 우수한 직업교육시스템라는 점은 대부분 독일 국민은 동의를 하고 있다.

독일에서는 미숙련자의 직업 숙련도 향상을 위해 기업과 국가가 공동으로 직업교육 시스템을 운영하며, 독일 청소년의 75%가량은 이 프로그램을 거쳐서 직업인으로 성장한다. 또, 직업교육 참가자는 기업에서 직업교육을 받는 동안 직업학교에서도 별도로 교육받는 이원 교육프로그램(Dual System) 과정을 따르게 된다.

따라서, 직업교육을 받기를 원하는 취업지망자는 일반적으로 자신을 교육할 기업을 찾아 취업하고 이때 직업 교육생(Auszubildende) 또는 견습생(Lehrling) 직급으로 직업교육 계약을 맺고 있다.

독일의 직업교육은 초기부터 기업의 참여가 높아 수업을 학교와 회사에서 이원적으로 진행하는 듀얼 시스템 제도가 발달하였고, 이를 토대로 직업교육에 대한 대부분의 결정을 정부, 기업, 노조가 합의를 통해 이끌어가는 조합주의 모델의 대표적 사례로 자리 잡았다.

또한, 독일은 국가 발전단계에서 공업이 중요한 역할을 했는데 국가와 기업, 노조가 협력하여 오히려 도제(학교를 포함한 공공 훈련기관에서의 1일의 이론적 교육과 기업 현장에서의 4일의 훈련으로 구성) 제도가 그 어느 때보다 부흥하게 된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독일의 직업교육 역사

독일의 직업훈련제도는 중세 유럽의 도제제도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도제 단계에서 기술을 습득하여 일정한 자격요건을 갖추게 되면 스스로 점포를 개설하여 도제를 거느리고 독립된 직업생활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실습과 이론 학습의 시스템이 19세기에 구축되어 체계적인 현장훈련은 기업에서 이루어지고 이는 학교에서의 일반교육 및 이론교육에 의해 보완되었다.

20세기에 이르러 다양한 산업체 현장에서 이루어지던 실습은 근대적인 직업훈련시스템으로 체계화되고 1969년 연방정부의 「직업훈련법(Berufsildungsgesetz, BBiG)」을 근거로 하여 산학협력 중심의 이원화 직업훈련제도를 정립하고 지원하게 되었다.

주요 직업교육기관

가. Fachhochschule (산업대학교)

고등학교 과정 이후 4~5년간 진행되는 대학교육으로 한국의 산업대학, 교육대학과 비교할 수 있는 독일의 산업대학교이다.

1997년 정립된 유네스코 국제표준교육과정구분(International Standard Classification of Education-97)에 따라 독일 산업대학은 독일의 일반대학과정과 같이 ISCED 5A에 속한 교육과정으로 ISCED 5B에 속하는 한국의 전문대학 교육과정보다 높은 레벨에 속한다.

나. Fachschule (전문학교)

일반적으로 직업학교를 졸업하고 직업 자격을 취득한 사람이 산업 현장에서 직업 경험을 쌓은 후 고등직업기술을 획득하기 위해 다니는 기술학교로 졸업 후 마이스터 자격증을 획득하게 된다. 국제표준 5B(ISCED 5B) 과정에 해당한다.

다. Berufsakademie (직업아카데미)

학업성적이 우수한 학생이 인문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입학시험에 합격한 후 이원화 고등교육을 선택한 경우 다니는 학교이다. 졸업 후 학사 학위 취득이 가능하며 국제표준 5B(ISCED 5B) 과정에 해당한다.

직업아카데미의 입학조건이 대학입학자격시험(Abitur) 합격자만을 대상으로 선발한다는 점, 산업대학 재학생이 직업아카데미로 이전하고자 할 경우 예과를 마쳐야 직업아카데미의 신입생으로 입학원서를 제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산업대학보다 직업아카데미의 선발기준이 높다고 할 수 있다.

라. 국제표준 5B에 해당하는 기타 독일 교육기관

■ 2년 교육과정의 바이에른 전문아카데미(Fachakademie Byern)

■ 의료보조원을 양성하는 2년제 보건학교(Schulen des Gesundheitswesen)

■ 마이스터를 배출하는 2년, 3년, 4년제 상업 및 기술 관련 전문학교(Fachschule)

■ 간호사를 양성하는 3년제 보건학교(Schulen des Gesundheitswesen)

■ 직업아카데미 졸업학력을 부여하는 3년제 슐레스비히-홀슈타인 직업 아카데미(Berufsakademien Schleswig-Holstein)

■ 학사학위를 부여하는 3년제 바덴-뷰텐베르크 직업아카데미(Berufsakademien Baden-Württem-berg)

■ 산업대학 디프롬 학위를 부여하는 3년제 행정전문학교(Verwaltungsfachhochschulen) .

독일의 고등직업교육시장 육성정책

독일은 기업의 숙련인력 수요를 최대한 충족시키면서 개인의 직업선택 기회 및 이동을 보장하는 직업교육과 인문교육의 연계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독일에서는 4년간의 초등학교를 졸업한 후 10세 전후 인문계와 직업계의 진로를 결정하는데 이와 같은 조기 직업지도가 직업교육훈련과 인문교육의 동등성을 보장하는 토대가 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다양한 수준의 기초교육을 이수한 청소년들이 경쟁하게 됨에 따라 산업체는 우수한 인력 선발이 가능하게 되는 것이다.

산업현장의 숙련요구가 고도화되면서 산업체도 고학력 도제를 선호하여 1970년에는 80%의 도제가 중등교육 1단계 수준의 졸업생이었으나 2005년 이 비중은 37.5%로 떨어지고 중등교육 2단계 졸업생들까지 직업훈련에 대한 요구, 즉 고등교육 수준에서의 이원화 프로그램에 대한 요구가 증대되는 직업교육의 고학력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결과적으로 산업숙련 수요에 부응하는 고등교육 단계의 이원화 프로그램 활성화는 독일의 직업교육과 인문교육의 연계정책을 통해 이뤄내고 있다.

다음 호에서는 Ausbildung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도록 한다

1304호 29면, 2023년 2월 2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