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을 이해하자

독일 산업의 역사(2)

1870년대 이후 산업 고도화

독일에서는 1870년 이후 특히 산업 고도화가 이루어졌는데, 독일산업사에서는 1873~1914년을 2차 산업혁명기로 부른다. 이 시기에도 철도산업이 경제를 견인하였으며, 기계 및 중공업도 붐을 이루었다. 특히 1880년대 이래 전자 및 전기산업이 새로운 성장 산업으로 부상하였다.

1871년 독일제국 설립 이래 다수의 발명품 개발이 이어졌다. 철강 대기업인 훼쉬(Hoesch)가 철강공장을 설립하고 철도 생산을 하며 성장을 견인하였다. 전기·전자기업인 지멘스(Siemens)는 1878년 세계 최초로 상용화된 전기모터를 생산하였고, 1880년 세계 최초의 승강기를 개발했으며, 1881년 개발된 최초의 전차는 주요 수출품으로 부상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독일의 산업화에도 불구하고 새로 형성된 노동계층은 여전히 양호하지 않은 조건에서 일을 하였고, 노동보호나 건강보호에 대한 법규조차 마련되어 있지 않았다. 1878년 독일제국의 비스마르크(Otto von Bismarck) 총리는 노동자층의 반발을 방지하고자 사고 및 의료 보험을 의무화시키고 독일 기업 내에서도 근로자의 권익을 위한 노조가 생겨났다.

1890년대 공업국가로 이행 및 국제 산업 선도국가로 발전

독일의 기간산업은 1890년대 이후 경공업에서 중화학공업으로 이전되었다. 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기까지 독일제국(1871년~1918)은 매우 역동적인 성장을 일궈냈다. 물론 경기 변동이 심하거나 단기적으로 경제위기가 발발하기도 했으나 산업국가로의 성장을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하지는 못하였다.

독일제국 초기 만해도 총 생산에서 차지하는 농업의 순 생산 비중이 37.9%로 산업 비중 31.7%보다 높았으나, 1889년 동일한 수준을 유지하다 1895년에는 산업 비중이 36%로 32%의 농업 비중을 상회하였다.

1891년 8월 24일 처음으로 184km에 이르는 원거리 고압 전기공급이 시작되며, 전기 및 전력 사업 분야 경기가 크게 활성화되었다. 전기공급 확대로 전력공급기업이 생겨났는데, 특히 현재까지도 대표적인 독일 에너지기업 중 하나인 RWE가 석탄 공급과 더불어 1914년 독일 제국 내 최대의 전력 공급기업으로 부상하였다.

1895년 이래 독일은 특히 전력과 화학 이용의 대중적 이용을 통해 비약적인 산업발전을 이루었다.

19세기 말에 설립된 현 굴지의 화학기업인 Bayer(1863년), BASF(1865년) 등도 활발한 활동을 전개해 나갔고, 이는 경기 진작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러한 독일 화학기업의 성공적인 행보로 독일은 1860년대 전 세계 화학산업에서 선도적 위치를 점하였다.

1914년 독일 바이엘(Bayer) 공장 내 고용된 화학전문가수는 600명 이상이었고, 1913년 전 세계 화학제품 수출의 28%를 차지하며 1위 기업으로 등극하였다. 1912년에는 현재까지도 널리 알려져 있는 글로벌 의료기기 및 제약기업인 프레제니우스(Fresenius)가 설립되었다.

아울러 1895년 독일 항공산업의 선구자 융커스(Hugo Junkers)가 설립한 ‘Junkers und Co. Warmwasser-Apparatefabrik’은 1915년 최초의 금속제 비행기를 개발하였고, 1919년 최초의 금속제 여객기 ‘F13’을 생산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또한 증기기계는 연료 엔진을 통해 와해되고 자동차는 교통 분야에서 철도 이후 새로운 변혁을 예고하였다. 1862년 오토(Nikolaus August Otto)의 오토 연료 엔진 개발에 이어 1886년 독일 자동차 부품 제조사 로베르트 보쉬(Robert Bosch)가 설립되었고, 1886년 벤츠(Carl Friedrich Benz)가 특허 모터 자동차를, 다임러(Gottlieb Daimler)가 세계 최초로 가솔린 엔진 자동차를 발명하며 자동차 산업의 시초를 마련하였다.

1912년 이미 독일 승용차 생산은 16,000대에 이르렀다. 아울러 백열전구, 라디오, TV, 전차, 전화 등의 다수의 발명이 이어지며 통신, 가전, 기계, 전파, 광학산업 등이 큰 혜택을 보았다.

이 시기에 독일은 영국과 미국과 같은 국제 선도 산업국가로 발전 해 나갔다. 새로운 노동자 계층이 생겨나고 정치적 평등과 노동자의 사회적 지위 역시 크게 개선되었다. 2차 산업혁명이 독일 내 노동시장과 일상, 경제관계 및 사회에 가져온 이러한 변화는 오늘날까지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19152차 세계대전 : 경제공황에도 산업 발전 지속

독일은 1차 세계대전에서 패한 후 전쟁 배상금 지불을 위해 통화량을 늘리고 국채를 대거 발행해 판매하며 1920년대 대 공황을 맞게 된다. 경제 공황으로 인한 타격으로 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하이퍼 인플레이션이 몇 년 동안 지속되며 독일 경제 활동은 크게 위축되었다.

이런 분위기를 틈타 히틀러가 집권하며 독일에서는 국가주도의 산업이 빛을 발하게 된다. 이에 따라 1938~1944년까지 군수산업이 425% 증가한 반면, 다른 모든 생산 분야에서 감소세가 뚜렷했는데, 소비재 분야의 경우 87%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였다. 특히 나치 정권 무기제조기업 중 하나인 크룹(Krupp) 등이 대포, 전차, 잠수함 등을 제조했고, 이 기업은 1944년 이래 종전까지 연합군의 폭격으로 시설의 70%가 파괴되기 까지 군수산업의 토대가 되었다.

경제와 기술 분야에서는 자동차를 포함해 항공기, 광학 산업 등에서 발전이 있었다. 1916년 BMW, 1926년 Daimler-Motoren-Gesellschaft와 Benz & Cie사의 합병으로 다임러(Daimler)가 탄생하였다. 1931년에는 크놀(Max Knoll)과 루스카(Ernst Ruska)가 전자 현미경을 개발하며 독일 광학산업의 기초를 닦았다. 이어 1937년에는 독일 및 유럽 최대의 자동차 기업 폴크스바겐(VW)이 설립되었다. 독일은 2차 세계대전까지 카메라와 렌즈 생산을 선도하기도 했다.

1341호 29면, 2023년 12월 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