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 가족상담 전문가 배문정선생의
“나의 아이 이해하기”(5)

거짓말하는 아이①

3세가 넘어서부터는 거짓말이 늘게 되는데, 이럴 때 부모님들은 어떻게 훈육을 해야 아이들이 올바르게 자랄 수 있을지 고민을 하게 된다. 아동기에는 부모로부터 관심을 갖기 위함이 주 목적이지만, 7세 이후의 거짓말은 어른을 속이기 위한 거짓말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거짓말이 몸에 배기 전에 올바른 교육이 필요하다.

아이는 아직 논리적인 사고 체계가 발달하지 않았기 때문에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고 지극히 주관적이고 비현실적으로 해석한다. 그래서 불안하고 피하고 싶은 상황에 직면하면 사실과 전혀 다른 이야기를 만들어 내기도 하고, 그 이야기를 진짜인 것처럼 믿어 버리기도 한다.

바로 들통날 거짓말을 천연덕스럽게 하는 것은 아이가 나빠서가 아니라 발달상의 특징인 것이다. 이때 엄마가 심하게 아이를 혼내면 아이는 거짓말을 해서 혼나는 게 아니라, 거짓말을 들켜서 혼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3-5 : 이 시기의 아이들은 산타 할아버지와 괴물 등의 존재가 실제 한다고 믿고 상상력을 마음껏 키우는 나이로, 자신의 생각을 말로 표현하는 것도 서툴고, 옭고 그른 것을 구분할 수 있는 사고력이 부족한 나이 이다. 따라서 아이가 거짓말을 한다기보다는 아이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그런 말을 했는지 유추해 보거나 아이의 마음을 제대로 읽어주어야 한다.

6-10: 아이들은 거짓말을 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잘 알지만, 거짓말 이후에 바로 들킬 것을 알만큼 논리적이지 못하기 때문에 하기 싫은 일에 대해서는 일단 거짓말부터 하고 보는 것이다. 이 시기에 도덕교육을 할 수 있는 시기로 삼아 관련된 교육적인 동화책을 아이와 함께 읽어보고 시간을 가지는 것이 필요하다.

10세 이후: 이 시기에 아이들은 진실과 거짓을 완벽히 구분할 수 있는 나이이며, 언제 어떻게 말해야 하는지도 잘 알고 있다. 일상생활에서 거짓말이나 나쁜 행동을 하는 것이 오히려 자신에게 해가 된다는 것도 알 고 있다.

<심리학 기록> 학술지에 나와 있는 실험 결과에 따르면 10대가 거짓말을 많이 하는 이유에 대해서 심리치료 전문가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책임에서 벗어나거나 실수한 일에 대해 샅샅이 자백해야 하는 처지를 피하기 위해 거짓말을 하게 된다고 한다. 10대들은 이런 상황에서 거짓말을 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라고 진단했다.

이제 한 인간으로서 막 홀로서기를 시도해 보려고 하는데 부모들은 그런 상황을 이해하거나 용납해 주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10대들을 거짓말로 이끈다고 보며, 부모 입장에서는 반복되는 자녀의 거짓말을 매번 흘려 넘기는 게 쉽지 않은 일이겠지만 결국 10대의 거짓말은 성장과 성숙으로 가는 하나의 여정이라는 해석이다.

엄마에게 혼나는 것만큼 아이가 두려워하는 일은 없다. 그래서 아이는 혼나지 않기 위해, 즉 사실을 잘 숨기기 위해 더 큰 거짓말을 하게 된다. 아이의 거짓말에는 이기심이나 나쁜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니다. 자아관이 형성되는 과정에서 자기중심적인 사고를 하다 보니 현실적이지도 않고 객관적이지도 않은, 즉흥적이고 단순한 거짓말을 하는 것이다.

사실대로 말하면 가해질 수 있는 부정적인 상황으로부터 자신을 지키려는 것인데, 이는 처음에는 거짓말을 하고 나서 죄책감이 들 수 있지만, 결과적으로는 긍정적이었기에 거짓말을 하는 행동이 강화될 수 있다.

보통 자존감이 낮은 아이들이 자기방어용 거짓말을 많이 하게 되는데, 자신의 잘못을 지나치게 크게 생각해서 야단맞는 상황에 대한 과도한 불안을 느껴서 제대로 대응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나쁜 행동을 하고 사실대로 이야기해 줬다면, “사실대로 엄마에게 이야기 해줘서 고마워” 라고 말을 하면서, 행동에 대해서만 혼을 내야 한다.

주의가 산만하고 충동적인 아이들은 생각하기 전에 말을 먼저 내뱉기 때문에 항상 거짓말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 아이들은 지나치게 충동적이어서 반사작용으로 무언가를 대답했는데 나중에 기억을 못하게 되니 거짓말을 하는 것처럼 인식된다.

거짓말보다 충동성이 문제라고 봐야 하고 부모님들은 이러한 자녀에게 되물어 보는 방식으로 교육해야 한다. 얼굴을 보고 이야기하는 방식도 좋다.

부모의 사랑, 다른 사람으로부터 관심을 받고 인정을 받고 싶어서 하는 무의식적인 거짓말로 자신의 존재를 다른 사람에게 인정받기 위해서 거짓말을 하는 것이다. 호기심이 많은 아이는 거짓말을 하면 부모가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그것이 왜 나쁜 것인지 경험을 통해 알고 싶어서 거짓말을 실험적으로 해보기도 한다.

청소년 시기에는 자신의 진짜 모습을 타인이 보면 실망하고 자신을 떠나갈 것이라 두려움에 다른 사람의 기대에 맞추어 인정받고, 소속되고 싶어 하는 욕구가 좌절 될 때 상처받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하는 거짓말이다. 다른 사람들 눈에 띄고 또 멋져 보이기 위해 마치 영화의 주인공인 양 자신을 멋지게 포장해 말을 꾸며내는 경우도 있다.

아이를 통제하고 제어하게 되면 아이는 통제 상황에 욕구를 표현하지 못하게 돼도, 욕구가 쌓여 언제 가는 터져 나온다. 그것이 어떤 아이는 공격성이 될 수 있고 어떤 아이는 거짓말일 수 있다는 것이다. 처벌의 수준이 어느 정도 인지, 평소에 아이의 의견을 존중 할 수 있는 부분에서도 엄마의 의견을 강요했는지, 허용했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다음 호에는 자녀의 거짓말에 대처하는 방법 대해서 소개하고자 한다.

* 배문정님은 브레멘 대학 교육학 석사 후, 현재 라운하임에서 유치원 교사와 교육 & 가족 상담사로 일하고 있다.

1355호 17면, 2024년 3월 1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