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대학생들의 한국탐방 3
초고도로 연결된 세상에서 대학생들이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통해서 타국의 학문적 환경을 접할 기회를 갖게 되는 것은 중요하다. 학생들은 다양한 시각과 문화에 노출됨으로써 더 넓고 유연한 사고방식과 문제 해결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받아들일 수 있는 능력을 가질 수 있게 되고, 인종과 국적이 다른 친구들과 상호 작용하고 낯선 학문적 접근과 의사소통에 참여하게 된다. 이를 통해, 다국적 기업에 취업을 하면 맞닥뜨리게 될 환경 적응력과 문화 간 이해가 필수인 상황을 미리 경험하고 대비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국제적인 경험의 가치를 늘릴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은 해외 인턴십이다. 이는 직장 환경을 경험하고 관련분야의 전문가들과 직접 교류하는 기회를 가지면서 학업적 성취를 보완하는데 이를 통해 학생들은 국제적인 통찰력을 키우게 된다.
학기 중 해외에서 인턴십을 수행하는 것은 학생들에게 여러 가지 이점을 제공한다.
첫째, 대학에서 배운 학문적 지식과 그것의 실제 적용이 이루어지는 현장을 경험하면서 지식과 실제가 통합되는 것을 직접 볼 수 있고 이것은 배움에 대한 이해를 풍부하게 하기에 비판적 사고를 발전시킨다.
둘째, 외국의 직장 환경에 녹아들면서 그 문화에의 적응력과 문화적 호환성을 기를 수 있게 된다. 다양한 배경의 직장인들과 상호작용하면서 언어의 장벽에 부딪혀 극복하는 경험도 하고, 익숙하지 않은 관행에 적응하면서 인내심을 기르고 시야를 넓히게 된다. 이러한 능력은 문화적인 유연성이 중요하게 대두되는 현 글로벌 시장에서 갖추어야 할 필수적 덕목 중 하나이다.
마지막으로 해외에서의 인턴십은 국제적 네트워킹 기회를 제공한다. 국경을 초월하는 인맥을 쌓는 일은 학생들에게 잠재적인 취업의 문을 열어주기도 한다. 학생들은 산업전선의 전문과들과 관계를 형성하게 되면서 그 분야에 대한 이해가 풍부해지며 미래에 협력할 수 있는 기회 및 직업에 대한 기초적인 지식을 다질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된다.
이번 호에서는 한국에서 직업적 기술 습득뿐 아닌 개인적 성장을 촉진하고 다양한 문화적 경험과 동시에 세계 시민의식을 향상할 수 있는 기회인 인턴십을 경험했던 학생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한국에서의 인텁십 경험
안녕하세요, 저는 보훔 대학교 (Ruhr-University Bochum)에서 한국학과 미디어학을 복수 전공하고 있는 22살 졸리나 리(Jolina Lee)입니다. 2023년 스마트 기기 기반의 교육평가와 솔루션의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는 엔 에스 데블 (NSDevil)이라는 한국 스타트업 기업에서 인턴으로 근무했습니다.
그 인턴십 프로그램은 다양한 국가에서 온 15명의 학생이 참가해서 한국의 근무 환경을 경험하고 기업가 정신, 디지털 교육 및 개발 분야에서 훈련과 교육을 받는 것을 중심으로 한 새롭게 만들어진 프로젝트였습니다. 엔 에스 데블의 제품은 동아시아 및 동남아시아에서는 잘 알려져 있지만, 다른 지역에서는 아직까지 잘 알려져 있지 않기 때문에 저희 인턴들의 임무는 회사의 제품을 세계 시장에 홍보하는 것으로 마케팅 전략과 웹사이트를 개발했습니다.
근무환경은 훌륭했었습니다. 두 달 동안 엔에스데블의 글로벌 전략부에서 근무했는데, 주 5일씩 총 35시간 근무했습니다. 회사는 성남에 위치해 있고 인턴 기간 동안에는 엔에스데블에서 제공한 성남의 오피스텔에서 생활하였기에 불편한 사항은 없었고 그런 상황이 발생한다 하더라도 회사에서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해결해 주었습니다.
인턴십을 시작하기 전에는 근무할 때 어떤 옷을 입어야 할지, 상사에게 어떻게 인사를 해야 할지 등 모든 세부사항에 대해 신경을 써야 해서 긴장이 최고조에 달했었습니다. 독일에서와는 완전히 다른 환경이었기 때문에 신경 써야 할 일들이 너무나 많았습니다.
사내에서 직급이 높은 사람에게 인사하는 것을 잊거나 중요한 상황에서 적절한 말이 생각나지 않을까 봐 혹은 한국 드라마에서 본 것처럼 출근 첫날에 혼나는 일이 있을까 봐 많이 걱정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걱정들은 감사하게도 모두 무의미했습니다.
사무실의 분위기는 예상한 것보다 훨씬 자유로웠고, 직원들의 옷차림도 매우 캐주얼했습니다. 직장 선배 및 동료들은 저희들에게 매우 친절했고, 갈고닦은 한국어 실력을 사용할 수 있어서 그분들과 친해지는 데 큰 도움이 되었기에 매우 뿌듯했습니다.
적응하기 어려웠던 한 가지는 야근과 회식문화였습니다. 한국 직원들은 자주 야근을 했고 상사가 갑자기 회식을 제안하면 무조건 따라야 하는 것을 정상으로 여겼습니다. 이는 개인 생활과 직장 생활 간의 경계를 매우 중요하게 여기는 독일의 상황과 매우 달랐기에 받아들이기 쉽지 않았습니다. 독일에서는 사무실에 늦게 까지 머물거나 갑자기 생긴 회식에 참석하는 것을 강요받는 것이 일반적이지 않기 때문이지요.
이러한 차이점을 통해서 한국 직장에서는 직무를 수행하는 것뿐 아니라 직장 동료들 간의 협동심을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저의 주요 책임과 업무는 인턴 팀원들과 함께 마케팅 전략을 개발하고 온라인 웹사이트를 개발하고 관리하는 것이었습니다. 더불어 많은 시간을 엔에스데블의 제품에서 사용되는 한국어 능력 시험 문제를 편집하는 것에 할애하게 되었습니다. 다양한 디자인 도구를 사용하고 웹사이트의 기능성을 살펴보면서 디지털 역량이 많이 향상됨을 느꼈습니다.
또한 기업가가 되는 경로를 처음으로 경험하면서 어떻게 복잡하고 어려운 작업을 관리하는지를 가까이서 볼 수 있었는데요 엄격한 마감 기한을 준수하는 책임감과 신뢰할 수 있는 팀원에게 작업을 골고루 잘 할당하는 것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더 깊이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대부분의 국제 인턴들과는 한국어를 사용하지 않았지만, 영어보다 한국어로 말하는 것이 더 편한 일본 인턴 두 명과 의사소통을 하기 위해서는 한국어가 필요했습니다. 또한 한국어를 잘하는 것은 다른 동료들과 어울리는 데 매우 유용했으며, 점심시간이나 회사 회식 중에 대화에 참여하는 데 커다란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뿐이 아닙니다. 한국어 능력은 웹사이트 번역 및 한국어 시험 문제의 편집에 필수적 사항이라 유용하게 사용되어 매우 뿌듯했습니다. 이렇게 직장에서 한국어를 사용하면서 한국어가 유창해진 것은 물론이고 한국어 발화에 자신감을 갖게 되었습니다.
재미있었던 에피소드 중에는 회식이야기를 뺄 수 없습니다. 회식에 참석할 기회가 여러 번 있었는데요, 보통 함께 한식당에 가서 소주를 많이 마시고, 2차로는 이자카야에 갔습니다. 한 번은 함께 노래방에 간 적도 있는데, 그때 이사님이 원래 여자 가수가 부르는 발라드를 부르시는 것을 보았습니다. 거나하게 취해서 빨갛게 달아오른 얼굴로 진심을 담아 여자 가수의 노래를 하시던 이사님의 모습을 절대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회식은 보통 큰일을 끝내고 하는 경우가 많았기에 마감 기한을 맞추기 위해 늦게 끝난 후에 참가해서 극도로 피곤한 상태에서 시작되기에 매우 피곤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를 통해서 단단한 공동체 정신을 경험할 수 있어서 기뻤습니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본 것과는 다르게 모든 한국회사가 엄격하고 보수적이지는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독일의 직장문화와 가장 다른 점이 회식문화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 인턴십 경험은 돌아가 학업목표를 재정비하고 미래에 직장을 결정하는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처음에는 사무실에서 일한 경험이 턱없이 부족했기에 이 인턴십이 과연 나에게 어떤 도움이 될까에 대한 확신이 없었지만, 문화적으로 완전히 다른 작업 환경에 투입되면서 저는 업무에 적응하는 능력과 짧은 시간에 필요한 기술을 익히는 능력을 기르는 데 커다란 도움이 되었습니다.
엄격한 마감기한을 맞추어야 하기에 새로운 해결책을 신속하게 찾는 방법을 배웠고 최선의 결과를 만들어내기 위해 팀원들과 치열하게 논의하는 과정을 통해 업무를 하는 것에 자신감을 갖게 되었습니다. 또한 저의 적극적인 참여가 프로젝트의 성공에 보탬이 되었다는 자부심을 느끼는 순간도 많았습니다. 아주 특별한 경험이었습니다.
유럽이 아닌 문화가 완전히 다른 한국에서 성공적으로 인턴십을 경험할 수 있었던 경험은 앞으로 어떠한 낯선 근무 환경에서도 자신 있게 근무할 수 있는 동기와 자신감을 심어주었습니다. 이제 그 어떠한 도전도 감사히 반갑게 마주할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의 인턴십을 통해 개인적인 성장도 이루었는데요, 낯선 환경에서의 매일매일은 도전의 연속이었습니다. 직장생활 이외의 큰 도전은 한국에서 몸이 아팠을 때였는데요, 독일에서 아픈 것은 큰 문제가 아니기에 병원에 가서 증상을 설명하고 약을 타서 집에 가면 되었습니다.
하지만 한국에서 병원에 가는 것은 높은 산을 넘어야 하는 커다란 부담감이 있었습니다. 열이 펄펄 나는 중에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 한국 병원에 가서 증상을 한국어로 설명해야 했고, 병원비가 얼마나 청구될지 몰랐기 때문에 모든 상황이 매우 불안했습니다. 겨우 겨우 처방을 받아온 약을 복용하고 알레르기 반응이 나서 엄청 고생했습니다.
독일에서는 이렇게 사소한 일로 외로움과 스트레스를 느껴본 적이 없었는데, 한국에서는 이러한 일들을 모두 혼자 극복해야 했기 때문에 정말로 힘들었습니다. 다행히도 이러한 경험을 다 해낸 후에는 모든 일에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세상 어디를 가도 자립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을 받았고 사람은 개인적 성장을 위해서 안락한 곳을 벗어나 고생을 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저의 인턴십 경험은 직무적으로나 개인적으로 너무나 훌륭한 경험이었습니다. (끝)
1357호 14면, 2024년 4월 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