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사

조순정 재독 한글학교 교장협의회장

2020 경자년(庚子年) 새해가 밝았습니다. 이국땅 독일에서 한국인임을 잊지 않고 살아가는 재외동포들께 만복이 깃들기를 기원합니다.

세계 재외동포의 역사 중에서 독일 한글학교의 역사는 전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재독 한인사회와의 유대관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한글학교는 저희 선배님들께서 이국땅에 오셔서 노력과 헌신으로 이루신 40년이 넘는 역사의 증인이며 앞으로 미래 재외동포사회를 짊어질 차세대의 터전입니다.

재독한글학교 교장협의회는 올해로 28주년을 맞습니다. 사람으로 친다면 만 서른 이립(而立), 기초가 확립 되어가는 나이입니다. 저희 선배님들의 아낌없는 열정으로 세워진 한글학교가 현재 전 독일 32개교에 달하며 재독 한글학교 교장협의회는 늘 새로운 도전과 혁신으로 유럽 안에서는 물론 전 세계 한글학교 협의회의 모범이 되고 있습니다. 2018 청소년 우리말 우리문화 집중교육이 재외동포재단 우수사업으로 선정되기도 하였습니다.

재독한글학교 교장협의회는 1992년 창립이후 매년 한글학교 교사들의 전문성 신장을 위한 재독 한글학교 관계자 연수 (100여명 참가)와 청소년 우리말 우리문화 집중교육 사업 (60여명) 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매년 부활절 즈음 4박 5일간 개최되는 청소년 우리말 우리문화 집중교육은 독일에서 태어나고 자라가는 한글학교 재외동포 청소년들에게 정체성 확립의 어려움을 함께 고민하고 찾아가는 소중한 네트워크의 장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지난해에는 1919-2019 삼일운동 백주년을 맞아 “저항과 도전”을 주제로 역사 테마 청소년 집중교육 (2019.4.23-27)에서 우리 청소년들은 한국의 과거 역사를 배우고 그것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청소년들에게 쉽게 다가오는 미디어매체 형식(동영상 및 웹툰 등)을 통하여 짚어보았습니다.

2019재독 한글학교 관계자연수 (2019.10.18-20)를 즈음하여 재독한글학교 교장협의회가 발간한 삼일운동 백주년 기념 독일 역사자료집에서는 삼일운동 저항의 역사가 독일 이민사회의 도전으로 이어짐을 읽을 수 있었으며 재외동포로 이국땅에서 활동한 예술가들의 어려움과 나라사랑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우리 선배님들의 무단한 헌신의 역사를 알지 못하고서 우리는 미래를 계획할 수가 없을 것입니다.

학교는 자연적으로 새로운 세대를 맞아들여 늘 세대교체를 하게 됩니다. 이런 세대교체에 빠른 적응을 하지 않고서 학교를 성공적으로 운영하기는 어렵습니다. 허나 여느 일반학교나 학원교육과는 달리 ‘한글학교’는 학교에 관련된 학생 교사 운영진 모두의 노력과 의지가 없이는 존재할 수 없습니다.

변화해가는 신세대와 이 땅에서 태어난 2세, 3세의 아이들, 젊은 교사들의 다른 가치관, 후배의 부족함을 질책하시는 선배님들의 열정 사이에서 이제 기존세대라는 저희는 여태까지 이루어놓으신 선배님의 역사를 감사하게 끌어안고 겸허하게 신세대의 변화요청을 받아들이는 어려운 과제를 받았습니다. 이것의 대안은 서로의 타협과 이해가 없이는 불가능 할 것입니다.

2020년 청소년 우리말 우리문화 집중교육은 1990-2020 통독 30주년을 맞아 “공통성과 다양성 Einheit und Verschiedenheit” 이라는 주제로 개최됩니다. (2020.3.14-18 Oberwesel) 우리 재외동포 청소년들이 가지고 있는 독일 내 청소년으로서의 공통성과 다양성, 또 한국국민과의 공통성과 다양성, 나아가 세계시민으로서 공통성과 다양성을 고민하고 토론해 보려고 합니다.

인류공통의 과제인 환경, 기아, 전쟁문제는 국가적으로만은 해결할 수 없습니다. 이것은 누구보다도 문화적 다양함과 이해관계를 가장 잘 알고 있는 재외동포들이 앞장서 해결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 청소년들이 한글학교의 경험을 발판삼아 미래 세계시민의 중요한 인재로 성장하기를 바랍니다.

한글학교 교장으로 또 재독 한글학교 교장협의회 회장으로 일을 하게 되면서 만나 뵌 선배님들께 무한한 감동을 받았고 감사를 드립니다. 2020년 오늘이 있게 해 주신 것은 선배님 여러분들의 끊임없는 관심과 사랑입니다.

동시에 모두 서로 다른 이유지만 한글학교를 찾게 되신 학부모님 여러분, 어떤 여건이든 한글학교에 봉사를 결정하신 선생님 여러분, 친구들과 쉬는 시간 없이 주말 한글학교에 늘 등교하는 학생여러분 모두 존경합니다.

차세대 여러분께서 밖에서의 방관이 아니라 안에서의 비판으로 늘 거듭나고 발전하는 한글학교를 만들어 나가실 것이고 이 한글학교의 졸업생들이 독일과 한국 또 세계사회를 이끌어나가게 될 것입니다.

한글학교에서 봉사함은 늘 자신을 깨어나가는 아픔과 보람입니다. 자신의 잘못을 되짚어보고 새로운 도전과 혁신을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 아픔 후에 남는 것은 금전적으로 계산할 수 없는 보람과 감사입니다. 그런 마음으로 선배님들 부디 저희를 지켜봐 주십시요.

한자리에 머무를 수 없고 또 그렇기에 아름다운 학창시절, 이 학창시절 학생들과 함께 귀중한 시간을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에 책임을 가지고 감사하며 올해 2020년 행사를 준비하려고 합니다.

재독 한글학교 교장협의회를 후원해주시는 재외동포재단, 재독한글학교 교장협의회 후원회, 주독 한국교육원, 현직 전직 임원진 모든 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또한 재독 한글학교에 큰 관심을 갖고 늘 성원해주는 교포신문에도 큰 감사를 드립니다. 우리는 언제 어디서 어떻게 출발했든지 함께 앞을 보고 나아갈 것입니다.

2020년 뜻대로 많은 성취 이루시는 한 해가 되길 기원하며 새해 모두 복 많이 받으십시오. 감사합니다.

2020년 1월 17일, 1154호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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