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1 : “변화를 받아들이는 용기!”

독일은 물론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1천만 명을 넘어섰다. 전체 인구의 20%가 넘어서서 고령화사회를 지나 초고령사회가 되었다.

우리는 나이가 들수록 고집스러워진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뇌과학적으로 ‘고집’에 대한 연구에서는 생각의 전환과 충동 조절을 담당하는 뇌의 전두엽이 나이가 들면서 서서히 유연성을 잃어가기 때문에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일이 힘들고 피곤하게 느끼게 된다고 한다.

그러나 고집은 뇌의 문제만이 아니다. 노인들의 고집은 나이가 들수록 익숙한 것을 그대로 유지하려는 경향이 강해지기 때문이다. 오래 지켜온 삶의 방식을 바꾸고 싶지 않은 마음이 강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어서 자녀들에게 의지하거나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살게 될 때, 지금까지 오랫동안 유지해온 생활 방식을 바꾸고 다른 삶을 살도록 요구 받게 되면서 갈등을 일으키게 되면 고집이 세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65세 이상의 노인 중에서 10%가 넘는 인구가 치매를 앓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우리 파독 근로자 어르신들의 경우도 고령화가 되어 감에 따라 치매 환자가 매우 빠르게 늘어가고 있다. 치매가 아니더라도 여러 가지 질병과 환경의 변화에 적응하면서 살아야 하지만, 변화에 적응하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다.

노인들에게는 무엇보다도 변화를 받아들이는 용기가 더욱 필요하다. 귀를 열고 다른 이들과 함께 어울리며 살아야 하는 새로운 환경에서는 무엇보다도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귀를 귀 기울여 잘 들어야 한다. 하지만 살아온 관성대로 살려고 고집하기 때문에, 문제가 자주 생긴다. 해로에서 섬김을 받는 어르신들도 전문가나 봉사자들의 이야기는 듣지 않고 살아온 습관에 따라 고집스럽게 하다가 더욱 어려움을 당하는 경우도 많이 본다.

K 이모님은 청력에 이상이 있어 보청기를 새롭게 맞추려고 하였고, 인지장애가 있으셔서 치매 진료를 위해 예약하고 기다리고 있었다. 인지장애의 여러 증상이 눈에 띄게 나타나서 치매 검사를 받아보자고 해도 자신은 치매가 아니라며 검사를 거부하였다. 봉사자들이 여러 가지 방법을 동원하여 우여곡절 끝에 검사 받기로 하였는데, 병원 진료를 기다리는 중에 자동차 사고로 다리뼈에 금이 가는 골절이 생기셨다.

병원에서 재활병원으로 입원하여 치료하라는 의사의 말을 귀가 어두워 잘 알아듣지 못했고, 의사는 입원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판단하여 결국 퇴원하게 되었다. 하지만 K 이모님의 경우는 걷기가 불편한 상태였는데, 병원에서는 부러진 것이 아니기 때문에 조심해서 걸을 수는 있다고 하여 집에서 생활하게 되었다.

봉사자들이 방문하여 집에서의 생활에 필요한 주의 사항과 음식을 준비해 드리고 집 밖으로 절대 나가지 말도록 신신당부를 드렸고, 잘 보이는 곳마다 외출하지 말라는 글을 크게 써서 붙여 놓았다. Hausarzt를 찾아가야 한다고 해서 그것도 어느 정도 회복된 이후에 가셔도 되기 때문에 다음에 가야 한다고 말씀드리고 절대 외출 금지를 여러 차례 강조하였다.

다음날 봉사자가 댁으로 방문했을 때, K 이모님이 Hausarzt에게 간다고 집을 나섰다가 넘어진 모습을 보게 되었고, 다시 병원 응급실로 실려 가게 되었다. 처음에 퇴원했을 때는 힘들지만 조금씩 걸을 수 있었지만, 다시 넘어진 뒤에는 처음보다 더 상태가 나빠져서 이제는 더 이상 걷기 힘든 상황이 되었고 결국 재활병원에 입원하게 되었다.

사람의 근육감소는 35세부터 매년 0.7%씩 완만하게 일어나다가 60세부터는 매년 2% 정도씩 빠르게 감소한다고 한다. 그래서 80세의 나이가 되면 60세의 절반으로 근육이 줄어든다고 한다. 노인들의 경우는 젊은이들과 달리 낙상 등으로 입원할 경우, 하루만 누워있어도 근육 손실이 엄청나다고 하며 일주일에 10% 정도씩 근육이 소실되어 한 달 정도만 누워있으면 다시 걷는 것이 어려울 정도가 된다고 한다.

녹슬지 않게 공부하자 (인지능력 향상반)

노년이 되면 자녀들이나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잘 들어야 한다. 자녀들이 어릴 때는 부모의 말을 들어야 하지만, 이제는 자녀들이 어른이 되었고 어르신들의 보호자가 되었기 때문에 어르신들 보다 일 처리를 잘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아직도 자녀들을 마냥 어린 것처럼 생각하거나, 여전히 자신이 전문가보다 나은 판단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노인이 된다는 것은 예전과 같지 않은 몸과 마음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몸의 유연성과 민첩성이 둔해 지고, 생각하는 것도 근육의 손실만큼이나 젊을 때보다 기억력과 판단력이 위축되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나이가 들수록 생각을 유연하게 가져야 한다. 특히 자녀들과 봉사자,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잘 들어야 한다.

해로가 섬기는 파독 1세대 어르신들의 몸과 마음이 예전보다 많이 약해 지셨다. 지금까지 10년 동안 해로가 섬겼던 봉사는 워밍업에 불과할 것이란 생각을 하게 된다. 앞으로 더 많은 환자가 생길 것이고, 그 증상 또한 지금보다도 더 돌보기 힘든 상황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 효과적으로 대처하는 방법은 아프기 전에 잘 관리하도록 돕고, 환자가 있을 때는 민첩하고 세심하게 도움을 드리는 것이다. 해로에서는 우리 어르신들이 건강할 때부터 관리를 잘하시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돕고, 도움이 필요한 분들에게 가장 적합한 돌봄을 제공하려고 계속해서 연구하고 노력하려고 한다. 이 일을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돕는 분들이 해로와 함께하기를 기대한다.

박희명 선교사 (호스피스 Seelsorger)

1444호 16면, 2026년 1월 3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