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은 아동을 소개 합니다.

1991년 가을, 반월 공단과 시화 공단 등, 공단의 집결지로 소문난 경기도 안산의 한 교회에서 3명의 여 신도가 같은 날 밤 소리 없이 사라져 버렸습니다. 가방도, 통장도, 신분증도 모두 그대로 둔 채, 증발해 버린 것입니다.

경찰은 몇 개월간의 수사에도 단서조차 잡을 수 없게 되자,<각자 자신의 갈 곳으로 떠난 것으로 보임> 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수사는 마무리 지어졌습니다 그리고 20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오늘의 이야기는 1990년 대 한참 부흥하고 있었든 안산 은혜 제일 교회에서 일어난 이야기 입니다.

박순임, 정미경, 한영숙은 항상 함께 붙어 다녔습니다. 박순임은 39세의 제일 큰 언니로 교회에서 회계 일을 보고 있는 집사 였습니다. 정미경은 23세로 시골에서 올라와 반월공단에서 작은 부품을 관리하는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한영숙은 21세로 가장 어린 나이로, 홀어머니를 모시고 살며 효심이 깊은 성가대의 소프라노로, 성실하게 봉사하고 있었습니다. 세 사람은 나이 차이는 있었지만, 친 자매처럼 가까웠습니다.

어느 수요일이었습니다. 다가오는 추수 감사절에 부를 찬양을 연습하고, 밤 아홉시가 되어서야 겨우 연습을 마무리 지을 수 있었는데, 모든 성가대원 들이 떠나고 마지막 까지 남은 것은 역시 세 사람이었습니다. 문단속을 하고, 관리 집사님에게 인사를 하고, 떠난 것이 세 사람을 마지막으로 본 순간이었습니다.

다음날 아침, 제일 먼저 이상함을 느낀 곳은 정미경의 직장이었습니다. 한 번의 결근도 없었든 그녀가 아무런 사전 예고 없이 근무에 나타나지 않은 것입니다. 한영숙의 집에서도 홀어머니가 뜬 눈으로 밤을 새우며 딸을 기다렸지만, 끝내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박순임의 남편도 아내가 친정이라도 간줄 알았다가 아이들이 엄마를 찾자 새파랗게 질렸습니다. 그제야 사람들은 세 사람이 한꺼번에 사라졌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교회는 발칵 뒤집혔습니다. 교회의 담임을 맡고 있는 임 목사님은 교회 안팎을 샅샅이 뒤졌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종적은 묘연했습니다. 사라진 3명의 가족들은 함께 안산 경찰서로 향했습니다. 이 사건은 젊은 형사 오상철이 맡게 되었습니다.

그 당시 안산은 참으로 붐비는 도시였습니다. 새로 영입되어 들어오는 사람, 또 다른 도시로 떠나는 사람, 안산은 늘 북적대는 시장 같았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크게 의심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젊은 형사 오상철의 생각은 달랐습니다. 세 사람 모두 도망칠 이유가 없었습니다.

오상철은 택시 회사와 버스 기사들에게 까지 일일이 찾아 다니며 목격자가 있었는지를 파악하고 다녔고, 교회 근처의 길들을 샅샅이 살펴가며 걷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모습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다만, 그날 교회의 확장 공사를 맡은 몇 명의 인부들이 늦게까지 교회에 남아 있었다는 정보에 오상철 형사는 깊은 관심을 가졌습니다.

이듬 해, 교회의 확장공사가 끝나고 교회는 새롭게 단장 되었습니다. 3명의 사라진 성가대의 빈자리도 서서히 채워져 갔습니다. 그러나 사건은 점, 점, 더 미궁으로 빠져 들어 갔습니다. 사람들은 이 사건을 잊어버렸고, 교회는 점점 더 부흥되고 있었습니다. 그로부터 2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습니다. 안산은 새로운 도시로 다시 깨어나 활기가 차고 넘쳤습니다. 은혜 제일교회도 신도 수가 몇배로 불어나 교회당이 비좁아 항상 불편을 겪었습니다. 교회는 마침내 큰 결심을 하고 낡은 본당을 헐고 그 자리에 더 큰 새 성전을 짓기로 하였습니다. 2010년 새 성전 건축이 발표 되었습니다.

드디어 신축 공사가 시작 되었습니다. 이십년을 서 있던 건물이 며칠 사이에 허물어져 내렸습니다. 이윽고 작업은 지하로 이어졌습니다. 보일러와 물탱크가 있는 곳을 뜯어낼 참이었습니다. 드디어 굴착기가 그 지하를 파고들기 시작 했습니다. 보일러가 뜯겨 나오면서 일하는 사람들이 고개를 갸우뚱 하기 시작 했습니다. 지하 도면과 실제 공간이 어딘가 맞지 않았던 것입니다. 기계실 앞 벽면에 도면상에 없는 공간이 존재하고 있었든 것입니다.

다른 벽보다 유독 거칠고 엉성하게 마감된 벽이 실제 도면에는 없는데도 눈앞에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벽을 두드리자 ‘텅, 텅’ 하며, 빈 공간 같은 느낌이 울려 왔습니다. 한 인부가 큰 망치로 벽을 내려치자 시멘트가 우수수 떨어지며 무너지기 시작 했습니다. 그리고 캄캄한 그곳으로 손전등을 비췄습니다.

한 참 동안 콘크리트 먼지로 뿌옇게 된 시야가 보이지 않다가 서서히 그곳이 보이기 시작 했습니다. “으악……” 비명이 지하를 가득 채웠습니다. 좁은 공간 안에는 사람의 뼈가 있었습니다. 그것도 하나가 아니었습니다. 세 명의 유골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습니다. 현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었고, 철거 작업은 그 자리에서 멈췄습니다. 인부들은 허둥지둥 지하에서 빠져 나왔습니다.

소식을 들은 교회의 목사님과 장로님, 그리고 여러 집사님들 할 것 없이 모두 넋을 잃은 표정들로 말이 없었습니다. 20년 동안을 시체 위에서 예배를 드리고 있었다는 사실에 교인들은 경악을 금치 못한 채, 망연자실, 충격 속에 휩싸였습니다. 누군가 떨리는 손으로 경찰에 신고를 했습니다. 곧 관할 경찰서에서 달려오고, 기자들이 몰려오고, 현장에는 출입금지 팻말과 함께 길게 노란 띠가 처졌습니다. “교회 지하에서 백골이 무더기로 나왔다!” 이 소문은 삽시간에 온 동네로 일파만파 퍼져 나갔습니다.

바로 그때 한 중년의 형사가 사람을 헤집고 들어 왔습니다. 바로 오상철이었습니다. 출입 금지 표시가 있는 곳에서 잠시 걸음을 멈추고 깊이 숨을 들여 마시며, 낯익은 교회 마당을 둘러보는 그의 눈빛이 흔들리는 듯 했지만, 입가에는 결연한 의지가 굳게 담긴 듯, 날카롭게 현장을 살펴보기 시작 했습니다. 20년 전, 자신이 사건의 실마리를 찾아보려고, 무척이나 노력했었든 그곳에 다시 서게 된 오상철 형사의 각오는 남달랐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이 사건을 잊고 있었지만, 오상철 형사에게는 가슴 아픈 추억이 있었습니다. 사라진 3명의 여인들 중, 가장 나이가 어렸었든 한영숙의 홀어머니가 사건 후로 딸의 사진을 들고 찾아와, 제발, 내 딸을 찾아 달라고 눈물을 흘릴 때마다, 비통하고, 가련한 늙으신 홀어머니를 위로할 길이 없었기 때문 이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자신도 인천의 어느 교회 안수집사로 섬기고 있었는데, 세상의 모본이 되어야 할 교회에서 상상을 초월한 엽기적인 사건이 발생한데 대해서 분노와 비통함을 가슴에 담은 채로, 사건을 해결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자책감에 깊은 연민과 슬픔과 미안함을 가지고 있었든 터라, 20년의 세월이 흐른 뒤였지만, 오상철의 각오는 남달랐습니다. 20년이 흐른 오늘, 사건을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가 지금 눈앞에 나타나게 된 것입니다.

오상철은 이러한 복잡한 기억을 안은 채, 지하로 내려가 손전등으로 3개의 유골을 살피는 순간, 바로 그 옆에 놓여 있는 낡은 가방 하나를 발견 했습니다. 낡고 색이 바랬지만, 그것은 분명, 여자의 손가방이었습니다. 그 순간 그의 머릿속에 20년 전의 기억이 번개처럼 스쳤습니다. 수첩에 또박, 또박 적어 두었던 세 사람, 같은 시각, 같은 장소에서 사라짐, 오상철은 직감 했습니다. 20년 전에 사라졌던 세 사람, 박순임, 정미경, 한영숙이라고 확신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오상철 형사의 가슴이 <이번만큼은 반드시 범인을 잡아 내겠다!>는 각오로 심하게 뛰고 있었습니다. 도대체 누가???…….. <다음 주에 계속 됩니다.>

오늘 소개드리는 이 세은 아동의 어머니는 가정불화로 가출하였습니다. 이후, 아버지가 일용직으로 생계유지를 하였고, 3자매는 비위생적인 가정 환경에 지속적으로 노출 되었습니다. 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 응급조치하여, 아동은 2015년 11월에 서대문구에 위치한 현 시설에 입소하였습니다.

세은 아동은 3 자매 중 둘째로 언니, 그리고 동생과 함께 생활하고 있습니다. 2026년 현재 세은 아동은 중학교 3학년에 재학 중입니다. 세은 아동은 매우 조용하고, 수줍음을 많이 타는 성격을 지니고 있습니다. 평소 좋아하는 게임을 하거나, 만화책을 읽는 활동을 즐기며, 피부와 머리결 관리에 관심을 보이는 사춘기 소녀 입니다. 영어와 수학 학원에 다니고 있으며, 매우 성실한 태도로 학습에 임하는 장래성 있는 품행단정한 학생입니다.

교민 여러분의 칭찬과 격려는 세은 아동과 그의 자매들에게 큰 힘이 될 것입니다. 여러분의 소식을 기다립니다.

감사하는 마음으로, 박해철 선교사 드림.

1464호 34면, 2026년 6월 2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