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으로 건강 다지는 함부르크 교민 “김형복”

함부르크. 올해로 70세가 되는 함부르크 교민 “김형복”씨가 10년 이상을 마라톤 대회에 참석하고 있다는 소식에 만남을 가졌다. 70 이라면 옛날에는 노인이라고 사회생활을 거의 끊고 할아버지로 지냈지만 지금은 청년층(?)으로, 삶의 길이가 길어져 100세 세상이 되고 있다.

우선 마라톤의 역사와 유래에 대하여 잠깐 설명한 뒤, 인터뷰를 소개 한다.

마라톤은 (Marathon) 아테네에서 동북쪽으로 약 30 Km 떨어진 곳에 있는 그리스의 한 지역 이름이다. 기원전 490년에 페르시아와 아테네 군 간에 전투가 있었다. 이 전투에서 아테네가 승전하게 된다. 이 승전 소식을 뛰어서 전한 페이디피데스를 기리는 뜻에서 시작하였으며 1896년에는 정식으로 올림픽 육상경기 종목으로 채택되었다.

마라톤의 정식 풀 코스는 42.195Km(26마일 385 야드)이다.

마라톤의 종류로는 하프 마라톤(단축마라톤) 21.0975 Km 으로 10km, 5 km 이 있으며 풀 코스보다 더 긴 60km. 100km, 200 km 울트라 마라톤 등이 있다.

현재 마라톤의 강국으로는 케냐와 에티오피아 가 있으며 한국은 금메달 2개를 획득했다고 한다. 독일에서는 마라톤이 여러 도시에서 열리고 있으며 함부르크에서는 ‘한자 마라톤’이 있으며 여러 나라에서도 참가한다.

‘마라톤’ 하면 생각나는 사람이 손기정 선수이다. 손기정선수는 한국인으로 1936년 베를린에서 열린 올림픽 마라톤 경기에 일본 국가대표로 참석하여 금메달을 획득하였다. 그러나 일본 강점기 때 여서 한국의 금메달이라고 기록하지 못한 잊지 못할 아픔의 역사가 있다.

김형복 씨는 고향이 전북 임실로 1977년 7월 12일 광부로 파독하였다. Dinslaken 탄광에서 일을 시작한 김형복씨는 부모님과 5명의 동생들의 학비를 대는 등 열심히 성실하게 일을 하였다. 3년 계약이 끝났으나 총감독이 그의 성실함을 보고 1년 더 연장하기를 권해 5년을 더 근무하였다. 그 후, 오버하우젠의 건설회사로 옮겨 일을 하다가 다시 광부로 들어가 9년을 근무하였다.

1986년 부인과 함께 함부르크로 와서 필립 회사에서 근무를 하다 지금은 음료수 및 작은 슈퍼마켓을 하고 있다.

마라톤을 시작하게 된 동기는 심심해서 뛰기 시작하였다고 한다. 골프나 테니스 등은 시간을 꼭 내야 되고 경비도 적잖이 들지만 마라톤은 시간 제약이나 비용도 내는 것이 아니어서 가장 맘 편히 할 운동이요 걸림돌이 없이 혼자서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마라톤은 또한 쉽게 연습 할 수 있는 운동으로 자동차로 갈 곳을 걸어서 간다던가 아니면 뛰어 가는 등 아무 때나 연습할 수 있다는 것 또한 큰 장점이다.

심심해서 짧은 거리를 ‘달리기’로 시작하다가 1990년 ‘한자 마라톤’에 참가하였다. 그러나 아쉽게도 Thrombose가 생겨 중단해야 했다.

달리기를 중단하고 병 치료를 하는 동안 늘 다시 한 번 마라톤에 도전 하리라는 희망을 버리지 않다가 2000년에 ‘한자 마라톤’에 참가하면서 지금까지 하고 있다.

한자 마라톤, 베를린 마라톤, 스위스 마라톤을 비롯하여 한국 휴가 때는 춘천 마라톤에 참가하는 등 그 동안 약해진 체력을 다시 다지게 되었다. 2016년에는 스위스 Zermat 산악 마라톤을 완주 하였다. Zermat 산은 3000m가 넘는 높은 산으로 아주 유명하다. 3 km를 더 올라가는 ‘Ultra Marathon’ 까지 욕심을 내 보았으나, 완주로 만족하였다.

마라톤의 매력과 가장 기억에 남는 일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할 거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하였다.

“마라톤의 가장 큰 매력은 앞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시간이나 장소 그리고 비용도 들지 않아서 마음 편히 연습 할 수 있는 운동으로 상대방을 의식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다. 뛰는 동안 자신의 생각에 몰입하거나 자연을 보고 긍정적인 생각과 스쳐 지나가는 바람을 피부로 느낄 때 삶에 대한 고마움이 가슴 깊이 스며든다.

달리기 첫 발짝을 뛸 때 42.195km 를 달려야 한다는 약간의 중압감이 있을 때도 있지만 “오늘은 어떤 코스가 펼쳐질까?” 하는 기대감이 더 크다. 박수치는 사람들의 응원 소리를 들으면 가슴 깊이 “해 냈다는 자부심”으로 뜨거운 고마움이 솟아난다.

“자유, 쾌감, 인간 승리, 성취감, 자신감” 등 “해 냈다.”는 기쁨과 자부심의 감정이 솟아난다. 마라톤은 마약과 같아서 뛰고 나면 또 뛰고 싶고 바람을 피부로 느끼고 싶고 또 완주하여 흠뻑 땀을 흘리고 싶어지는 것이 마라톤이다.

완주자들 중에 나이가 많은 사람들이 있는데 이 사람들도 아마도 나와 같은 마라톤의 매력에 취한 사람들이 아닌가 한다. 뛸 수 있다는 것은 축복이고 삶의 중요한 포인트요 움직임이다.

건강한 심호흡을 할 때면 광산 시절을 떠 올린다. 9년 동안 광산에서 일할 때, 한 번도 빼지 않고 ‘Staubmaske’를 착용했는데 아마도 마스크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가계 문을 닫고 집에 갈 때도 차 대신 달려서 퇴근 하는데 집까지 약 15 km이다. 이렇게 뛰고 걷고 하는 것을 습관적으로 하는 것이 연습이다.

내가 매일매일 뛰는 것을 1년으로 합계를 내보면 2000-3000Km 이고, 마라톤 20년 동안 뛴 거리를 따져 보면 약 2만 6000km 이나 된다. 자신도 놀랄 만한 기록이다. 가지각색의 메달들을 살펴보니 메달 수만큼이나 참석한 나라 및 장소와 연수도 장황하다.

앞으로도 계속 뛰겠지만 최고령의 마라토너가 되고 싶다는 꿈을 가지고 있다.”

이 꿈이 이루어지길 바라며 여러분들에게도 권하고 싶다는 김형복씨는 슬하에 딸 둘 그리고 손자 1명을 두고 있다. 23년이나 작은 슈퍼를 경영하는 김형복씨는 그 동네사람들에게 “친절한 아저씨”로 통하고 또 좋은 이웃으로 통한다.

그의 말처럼 함부르크에서 “최고령 마라토너”가 되길 바래보면서 행운을 빈다.

이영남기자 youngnamls@gmail.com

1314호 17면, 2023년 5월 1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