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같았던 한국 문화 체험’
고흐. 한독수교 140주년을 맞이해 NRW지역 St.-Georg-Grundschule에서 한국문화 체험을 하는 행사가 6월26일 오전 10시부터 열렸다.
행사가 열린 교문에는 ‘환영 합니다‘와 ‘Willkommen‘,태극기와 독일 국기 그림이 나란히 그려진 현수막이 걸려 있어 행사의 성격을 잘 나타내주었다.
클레베 한인회장(박학자)과 St.-Georg-Grundschule가 공동 주최한 행사에는 방학 중 임에도 불구하고 전교생 400명 중 방학 중임에도 불구하고 100명이 참가하는 뜨거운 열기 속에 1학년 어린이부터 4학년 어린이까지 큰 관심을 보이며 행사에 참여했다.
행사를 준비한 Raphaele Küsters는 1주일 동안 7개 대륙을 여행하며 각 나라 문화를 체험하는 내용의 컨셉을 계획하여 식당에 들어가는 입구를 널판지를 이용한 비행기 탑승구를 만들어 식당을 드나드는 어린이들이 미지의 세계 한국에 도착하는 이미지를 만들었다.
아침 일찍 학교에 도착한 어린이들은 아침 식사를 마친 후 대강당에 모여 박학자 회장과 정성규 재독한인총연합회장의 “안녕하세요” 인사말을 따라 하며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이어 “환영합니다” 인사말에 이어 준비한 태극기를 흔들며 환영의 인사를 함께 나누었다.
박학자 회장은 양손에 태극기를 흔들며 ‘태극기’ 노래를 힘차게 불렀고 어린이들은 태극기를 흔들며 박학자 회장과 정성규 총연합회 회장을 환영했다.
뒤를 이어 강황용 사범의 명상 시간이 이어졌고, 어린이들은 작은 바늘이 바닥에 떨어져도 소리가 들릴 만큼 명상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어서 간단한 몸풀기 체조가 있은 후 호신술 시범과 함께 옆에 있는 친구들과 호신술을 실제로 체험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기합 소리와 함께 호신술을 익히는 어린이들은 실전을 방불케 하며 옆 친구들과 진지하게 훈련을 이어갔고, 곧 5학년에 진학하는 맹 다니엘 학생의 격파 시범에 어린이들은 놀란 표정을 감추지 못하며 한국 태권도의 위력에 뜨거운 격려의 박수를 멈추지 않았다.
강황용 사범은 잠시 ‘똑딱 시계 게임’을 진행하며 어린이들에게 준비한 선물을 나누어 주기도 했고, 송순이 선생은 신나는 사물놀이로 한국 전통 음악을 소개했다.
대강당에서 한국 문화를 체험한 어린이들은 운동장으로 나와 제기차기와 닭싸움, 팽이 치기, 딱지치기, 풍선 차기, 손과 발을 이용한 미트 차기등 유럽에서는 볼 수 없는 색다른 한국문화를 체험하는 시간을 가졌다.
도우미로 나선 장정빈씨의 자상한 설명으로 처음 보는 팽이를 곧잘 치는 어린이도 있었고, 제기차기 역시 흥미로운 놀이가 되었다.
한글로 이름쓰기 역시 처음 보는 문자에도 불구하고 익숙하게 자신의 이름을 쓰는 어린이도 있었고 안승희씨의 도움으로 곱게 한복을 차려 입은 어린이들 역시 한복의 이색적인 디자인과 화려한 색상에 즐거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박학자 회장의 지도로 진행된 종이 접기 역시 어린이들에게 큰 인기를 모았고, 3시간에 걸친 한국 문화 체험을 마친 어린이들은 식당에 마련된 한국 음식으로 또 다른 문화 체험을 했다.
잡채와 만두, 튀김, 고구마전이 준비된 점심 식사에는 나무젓가락까지 제공 되었고, 손놀림이 익숙한 어린이는 능숙하게 젓가락으로 음식을 먹기도 했다. 처음 먹어보는 한국 음식에 감탄을 하며 몇 차례 더 음식을 먹는 어린이도 있었고, 색다른 음식 문화에 어려움을 겪는 어린이도 있었지만 한국 문화를 체험하는 이날만큼은 모든 것이 신비하게 느껴지는 하루였다.
한국 문화 체험에 이어 다음 날 계속된 아프리카 체험장에 온 어린이들은 한결 같이 한국 문화 체험을 마치 꿈을 꾼 것 같았다며 부모들에게 자랑을 했다는 후일담을 전하기도 했다.
이날 행사를 위해 강황용 사범을 비롯한 안승희, 장정빈, 송순이, 고창원, 오영훈 평통자문위원 부부, 손애덕, 이미진, 주정애, 허종숙 에센한인회 부회장등이 수고했으며 허약한 체력에도 불구하고 행사를 위해 수고를 아끼지 않은 박학자 회장의 헌신이 무엇보다 돋보였다.
독일 봉사자들 역시 각종 놀이에 도우미로 참여해 수고를 아끼지 않았고, 식사할 인원수가 갑자기 늘어 걱정을 했는데 오영훈 정민옥 부부께서 행사날 새벽부터 야채전 한 소쿠리를 준비해 오신 덕분에 음식도 충분하고 일찍오셔서 여러면으로 함께 행사에 많은 도움을 주셔시는가 하면, 부엌에서도 만두를 굽고 잡채를 준비하는데 함께 힘을 보탰다. 한국 음식의 매력에 푹 빠진 독일인들은 음식을 준비하는 도중에 맛을 보며 엄지 척을 했고 남은 음식까지 봉지에 싸며 한류 문화 열풍에 앞장서기도 했다.
또한 행사에 필요한 제기와 팽이는 유제헌 유럽한인총연합회장의 소개로 사단법인 사색의 향기 이영준 이사장으로부터 협찬을 받아 행사에 큰 도움이 되었다.
한독수교 140주년을 맞아 NRW 지역 Goch에서 열린 한국 문화체험은 119년의 역사를 지닌 St.-Georg-Grundschule에서 맞이한 첫 한국문화 체험으로 역사에 남게 되었다.
나남철기자 essennnc@hanmail.net
1321호 9면, 2023년 7월 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