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경찰의 호위속에 베를린 중심가를 자전거로 달리며 한반도 평화를 외치다

– 한반도평화염원 자전거투어와 ‘독도는 우리 땅’플래시몹 개최돼

6.25전쟁 발발 73주기를 하루 앞둔 지난 6월 24일 토요일, 한인동포들과 독일현지인들 70여명은 여러 대의 독일 경찰차와 경찰오토바이의 호위속에 독일 베를린 시내 중심가 도로를 자전거로 달리며 한반도 평화를 외쳤다. 여러 대의 순찰차와 오토바이를 탄 독일 경찰들은 이들이 행진하는 3시간동안 함께 다니며 교통을 통제하며 안전하게 집회를 할 수 있도록 시종일관 도왔다.

이들은 남아있는 베를린장벽을 예술작품화한 이스트사이드갤러리에서 시작하여 동베를린의 중심가와 브란덴부르크 문, 남북한대사관과 일본대사관 등을 들러 전쟁때 폭격으로 부서진 채로 보전되어 전쟁의 경고임과 동시에 평화의 상징인 빌헬름황제기념교회까지 베를린시내 12킬로미터를 달렸다.

이들은 전쟁과 분단과 통일의 상징이 되는 이들 현장들에서는 자전거에서 내려 한반도기를 흔들며 ‘독도는 우리 땅’플래시몹을 펼쳤다. 12km를 달리는 동안 방송차량으로 70년째 정전된 상태로 분단되어있는 한반도의 상황을 알리고 한반도 평화를 호소하고 통일을 염원하는 구호와 연설을 외쳤는데 이에 지나가는 행인들은 발걸음을 멈추고 손은 흔들어 응원해주었다.

“정전에서 평화로”라는 슬로건아래 작년에 이어 2회째로 열린 한반도 평화염원 자전거투어와 플래시몹은 작년부터 한반도 평화라는 주제를 문화예술 공연과 접목시켜 베를린의 많은 한인동포단체들이 함께 협력하며 개최하고 있는 베를린 평화문화제의 일환으로 열렸다.

이번 한반도평화염원자전거투어 및 플래시몹 행사는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베를린지회(이하 민화협)이 주최하고 베를린 무악, 한민족유럽연대, 베를린기독교한인교회, 베를린 벧엘교회, 재독한국여성모임, 베를린 공대 한인학생회, 베를린 자유대 한인학생회, 베를린 훔볼트대 한인학생회, 세계한민족여성네트워크 독일지역본부, 한독문화예술교류협회, 베를린 한인회, 교포신문 등이 협력 및 후원했다.

자전거투어를 시작하는 기조연설에서 정선경 민화협 베를린지회 상임의장은 “올해 정전 70년을 맞이하는 한반도는 아직까지도 통일은 커녕 평화조차도 위협받고 있는 상황임을 우려한다”면서 “이 자전거투어에 10세 이하부터 80세까지 참여를 하고 있지만, 일제강점기 직후 분단 78년, 정전 70주년을 맞이하는 이 때, 우리 중 누가 진정한 한반도평화를 경험해 봤다고 주장할 수 있겠는가? 그게 바로 오늘 우리가 자전거를 타는 이유이다.”라고 밝혔다. 그리고 “작은 나비의 날개짓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믿음으로 베를린의 많은 단체들이 연대하여 저 지구 반대편에 있는 남북간의 굳게 닫힌 문이 열리고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되는 날까지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염원하는 행사를 꾸준히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날 굳게 닫힌 문들은 지구 반대편에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이들은 남북한대사관과 일본대사관 앞을 찾아 닫힌 문밖에서 한반도평화를 염원하며 이 자리에 왔다면서 플래시몹을 펼쳤다. 특히 일본대사관앞에서 하는 ‘독도는 우리 땅’플래시몹은 굳이 누가 강조하지 않았어도 참가자들끼리 서로 이심전심이 되어 열심히 하였다.

이 날 마침 베를린을 방문한 YWCA법인이사 연수단은 한국에서 출발 전 사전에 이 행사에 대한 정보를 입수한 후 참가신청하고 평화자전거투어와 플래시몹을 함께하며 ‘한국전쟁은 속히 종전선언되어야하며 종전을 위한 우리의 노력이 더 필요하다’면서 종전평화캠페인을 홍보하기도 하였다. 이 날 YWCA법인이사 연수단이 정 상임의장의 부탁으로 한국에서 가져온 한반도기를 참가자들은 자전거에 매달기도하고 양손에 들고 플래시몹을 하였는데 구경하는 독일인들도 한반도기를 하나씩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그는 ‘한반도기도 인기가 좋은데 하물며 한반도에 진짜 평화와 통일이 찾아온다면 얼마나 인기가 좋을까?’하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한반도기를 흔들며 ‘독도는 우리 땅’ 플래시몹이 펼쳐질 때는 주위에서 구경하던 젊은이들이 노래의 가사나 의미는 잘 모르지만 신나는 음악과 율동때문에 어울려 함께 하기도 했다.

행사 광고를 보고 참여했다는 독일인 할라마씨는 일주일 전 플래시몹을 연습했던 공원 워크숍에도 참여했음에도 불구하고 플래시몹동안 시종일관 다른 동작으로 함께했지만 한반도기에 있는 독도를 가리키며 독도에 대해 설명하기도 하였고 한반도에도 평화와 통일이 오길 바라는 마음으로 참가했다고 밝혔다.

더운 날씨에 에어콘도 없는 방송차량에서 시민들을 향해 한반도평화를 호소한 최영숙 전 한민족유럽연대대표는 ‘거리로 나가 한반도평화를 외치고나니 가슴이 뻥 뚫리는 기분이었다’며 ‘방송을 듣는 거리의 행인들의 호응이 좋았다’고 했다. 또한 끝나고 간식먹는 자리에서 참가했던 독일인들이 ‘이렇게 의미있는 행사를 준비해주어 고맙다는 말을 했다’며 ‘이 말에 울컥했다’고 전했다.

이 날 행사는 한반도평화를 염원하는 마음하나로 모인 참여단체와 개인들이 조금씩 기부금 모아 자체적으로 행사필요경비를 충당했을 뿐아니라 끝나고 행사참가자들과 김밥과 물을 나누며 서로에게 수고했다며 서로를 안아줬다. 특히 이번에는 어린이 춤팀인 화동 뿐만 아니라 비록 많은 숫자는 아니지만 베를린의 세개 대학의 한인학생회가 공식적으로 참가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면서 한인학생회 대표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최윤희 베를린 무악대표와 함께 플래시몹을 이끈 베를린2세인 신효진씨와 이딜레 클라다씨는 ‘한사람 한사람이 자기 역할을 맡아 공동의 목표를 향해 다함께 하는것이 재미있고 보람되었다’면서 내년에는 ‘자전거를 타면서 응답할 수 있는 응원나팔같은 것이 있으면 좋겠다’며 벌써 내년 행사를 위한 아이디어를 내기도 했다.

베를린에서는 올해 앞으로도 10월 4일, 제5회 한반도평화음악회, 11월 중순 평화김치나눔축제, 연중으로 베를린장벽길 따라 평화를 향해 걷다 등 많은 한반도평화를 위한 행사들이 진행될 예정이다.

문의: 정선경 민화협 베를린상임의장 berlinpeacewalk@gmail.com

1321호 15면, 2023년 7월 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