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유네스코 세계유산(83)

독일은 서독 시절이던 1976년 8월 23일 유네스코 조약에 비준한 이래, 48건의 문화유산과, 3건의 자연유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탈리아와 중국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세계유산을 보유하고 있다.
교포신문사에서는 2022년 특집 기획으로 “독일의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문화유산을 매 주 연재한 바 있다.
2023년에는 2022년 기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신청된 8곳과 신청 후 자진 탈퇴, 또는 유네스코에 의해 등재 거부된 문화유산을 살펴보았다.
2024년에는 구 동독지역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후보지를 살펴보도록 한다. -편집실

괴를리츠(Görlitz)는 독일 동부 작센주에 있는 도시로 오더(Oder)강의 지류인 나이세강 연안에 위치하며, 폴란드 국경에 접하는 국경도시이다. 체코 국경에서도 멀지 않은 위치에 있다. 슬라브계인 소르브인의 거주지였다가 13세기에 시가 되었다. 루사티아 지방의 중심지로 보헤미아에 속해 있다가 17세기에 작센 선거제후에 양도되었다. 1815년 빈 회의로 이 지역은 작센 왕국에서 프로이센 왕국으로 귀속되어 슐레지엔의 한 중심지가 되었다.

제2차 세계대전 후 오데르-나이세선이 설정되면서 나이세강 동쪽 건너편은 폴란드의 도시 즈고젤레츠(Zgorzelec)가 되었다. 나이세 강 동쪽의 영토가 폴란드로 넘어가면서, 괴를리츠는 독일 최동단의 도시가 되었다.

괴를리츠는 역사적인 도시로, 구시가지(Altstadt)는 매우 흥미로운 문화적, 역사적인 특징을 갖고 있다.

(Turm)의 도시 괴를리츠

괴를리츠는 탑의 도시이다. 탑과 요새는 중세 시대에 잘 요새화된 괴를리츠 도시를 보호했으며 이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괴를리츠 구시가지에 잘 남아있다. 특히 중세시대 무역로인 ‘레기아 길(Via Regia)’의 통과지점으로 괴를리츠는 잘 요새화된 중요한 무역 중심지이기도 하다. 망루는 괴를리츠 시를 보호하는 역할을 했으며, 망루 밑의 관문은 ‘레기아 길’의 상인과 도시를 방문하는 방문객이 들어오고 나가는 통로로도 사용되었다.

시청건물이 솟아있는 탑은 높이 63m로 도시의 주택들 위로 우뚝 솟아 있는데, 1300년대 건설된 것이다. 이후 습 여러 번 재건축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외에도 괴를리츠에서 가장 오래된 Nikolaiturm, 벽 두께가 5.3m에 달하는 Dicke Turm 및 괴를리프에서 가장 높은 51m에 이르는 Reichenbacher Turm 등은 ‘탑의 도시’의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세 곳 모두 옛 성벽의 경비 초소였으며 망대 경비병의 감시 지점 역할을 했을 뿐만 아니라 거주지이기도 했다.

성 베드로와 성 바울 교회(St. Peter- und Paulskirche)

베드로 교회라고 간단히 불리는 성 베드로와 성 바울 교회는 14세기 후반에서 15세기 초반에 건설되었으며, 특히 그 높은 첨탑과 아름다운 스테인 글라스 창문으로 유명하다.

1691년 화재로 인해 크게 훼손된 교회는 이후 내부가 바로크 양식으로 개조되어, 화려함을 자랑하고 있다.

다양한 크기와 디자인의 스테인 글라스 창문은 종교적 이야기나 성경 이야기를 시각적으로 전달하며, 특히 태양빛이 내부로 아름다운 색채로 스며들어 예배당을 빛나게 만들고 있다. 또한 건물 내부와 외부에는 석조로 만든 장식물이 풍부하게 사용되어 있는데, 이러한 장식물은 교회 건물의 아름다움을 강조하고, 중세 예술의 특징을 보여주고 있다.

성 베드로와 성 바울 교회는 역사적으로 중요한 순례지로 간주되며, 많은 관광객과 예배 참가자들이 이 교회를 방문한다.

영화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일종의 야외박물관이라 할 수 있는 괴를리츠 시는 역사나 세계 대전을 테마로 한 영화의 촬영지로 완벽한 무대를 제시하고 있다. 웨스 앤더슨 감독의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미국/독일/영국, 2014)‘ 속 많은 장면들도 괴를리츠에서 탄생되었다. 독일 최동부에 위치한 도시 괴를리츠에는 어느새 ‘괴를리우드(헐리우드를 본따)‘라는 별명까지 붙었다.

어떤 도시에서 많은 영화들이 촬영된다는 말은 곧 해당 도시의 명성과 수입이 늘어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영화 촬영지로 선택되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지역 홍보가 이뤄지고 있다.

괴를리츠는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이라고 할 정도로 보석 같은 도시로 고딕 양식과 바로크 양식, 근대적인 아르누보 양식이 적절하게 어우러져 볼거리가 가득한 도시이다.

1347호 31면, 2024년 1월 1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