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보다도 작은 명왕성
명왕성의 지름은 2,300㎞로 가장 큰 소행성인 케레스의 두 배이며 수성의 반 정도이다. 지구의 위성인 달의 3분의 2에 불과하다. 태양계에는 명왕성보다도 더 큰 위성이 일곱 개나 있다. 대략적으로 명왕성은 가장 큰 소행성인 케레스와 가장 작은 행성인 수성의 중간쯤에 해당한다. 명왕성의 질량은 지구의 500분의 1, 그리고 달의 6분의 1에 해당한다. 명왕성은 주로 암석으로 구성되어 있다.
2015년 7월 14일에는 뉴 허라이즌스 탐사선이 명왕성을 최초로 방문하여, 명왕성 근처를 비행하면서 명왕성과 위성들을 관측하고 각 천체들의 특성을 측정하였다.
◎ 명왕성은 과연 행성인가?
명왕성의 크기는 태양계 내에서 17번째(태양과 8개의 행성, 7개의 위성 다음에 위치)에 불과하다. 이렇게 작은 행성이지만 자기 몸의 절반 크기나 되는 커다란 위성(샤론)을 거느리고 있다. 하지만 명왕성은 크기 뿐만 아니라 구성물질, 공전궤도, 자전속도 등에서 여타 행성과는 많이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먼저 명왕성은 다른 행성에 비해 가장 찌그러진 궤도를 따라서 공전운동을 한다. 원의 이심률은 0이며 이심률이 1에 가까울수록 심한 타원을 나타낸다. 지구의 이심률은 0.017로서 원에 아주 가깝다. 다른 행성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명왕성의 공전궤도는 이심률이 0.25로서 매우 일그러져 있다. 때문에 명왕성은 때에 따라 태양에 43억㎞까지 가까이 갔다가 멀어질 때는 72억㎞까지 떨어진다.
명왕성이 태양에 가장 근접할 때는 8번째 행성인 해왕성의 궤도보다 더 안쪽으로 진입한다. 따라서 공전주기 248년중 20년은 해왕성의 안쪽에 머무르게 되는데 1979년부터 1999년까지도 명왕성은 해왕성의 궤도 안쪽에서 태양을 공전한 바 있다.
타원형의 공전궤도 뿐만 아니라 명왕성의 공전궤도면은 다른 행성들에 비하여 가장 크게 기울어져 있다. 만일 태양계의 행성들의 공전궤도를 나란히 배열한다면 모든 행성이 거의 일직선상에 놓이게 된다. 이는 태양계가 원시 성운에서 동일한 과정으로 함께 탄생하였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이기도 하다. 그러나 명왕성의 궤도는 다른 행성의 궤도평면에 비하여 17도나 기울어져 있다.
태양에 가까운 수성과 금성을 제외하면 다른 행성은 10시간에서 25시간 정도의 주기로 자전하고 있다. 수성과 금성은 태양과 가까이 있기 때문에 태양 인력 영향으로 자전속도가 느려진 것이다. 그러나 명왕성은 태양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어 태양의 영향을 적게 받음에도 불구하고 자전시간이 153시간이나 되는데 이는 지구의 7배, 목성의 15배나 된다.
명왕성이 이러한 특징은 행성이라기 보다는 목성형 행성의 위성과 비슷한 면이 많다. 따라서 많은 학자들은 명왕성은 원래 행성이 아니었으며 해왕성의 위성중 하나였다고 주장한다. 아마도 질량이 큰 천체가 해왕성을 스쳐 지나가면서 명왕성을 해왕성으로부터 떼어내어 태양을 공전하도록 했고 이때 명왕성은 큰 천체의 인력으로 두 조각이 나서 명왕성과 샤론이 되었다는 것이다.
어떤 학자들은 명왕성은 본래 태양계의 일원이 아니었으나 태양계에 포획되어 아홉 번째의 행성이 되었다고 주장한다. 또 다른 학자들은 명왕성의 너머에 또 다른 행성 또는 제2의 소행성대가 위치하고 그에 속한 소행성중 일부가 명왕성이 되었다는 가설을 제기한다.
◎ 명왕성 크기의 절반이나 되는 위성 – 샤론
1978년 제임스 크리스티(James Christy)는 명왕성이 위성을 갖고 있음을 발견하고 이를 샤론(Charon)이라고 했다. 이 이름은 그리스 신화에서 죽은 영혼들을 배에 태워 지옥의 강(Styx)의 건너편 명왕(Pluto)이 다스리는 지하세계까지 나르던 뱃사공의 이름을 빌려 온 것이다.
명왕성의 달이 샤론은 지름은 1,287㎞이다. 명와성의 지름이 2,300㎞이니까 샤론의 크기는 명왕성의 절반 정도인 것이다. 질량은 명왕성의 1/6 정도로 보인다. 따라서 명왕성과 샤론은 행성과 위성이라기 보다는 쌍둥이 행성계라고 하는 것이 타당하다.
두 천체가 가깝게 위치하면 조석효과가 자전을 느리게 한다. 이 결과 양쪽의 자전은 각각 한 면만을 볼 수 있는 속도로까지 늦어지게 되었다. 그래서 시소처럼 항상 서로 같은 면을 쳐다보면서 서로의 주위를 돌고 있다.
샤론의 공전주기와 자전주기, 그리고 명왕성의 자전주기는 모두 동일한 6.4일이다. 따라서 샤론이 일방적으로 명왕성을 공전한다고도 볼 수 없고 서로간에 공전한다고 해야 옳을 것이다. 자전주기와 공전주기가 같으므로 샤론과 명왕성은 늘 같은 면을 서로 향하고 있다.
◎ 명왕성의 위성
명왕성에는 5개의 위성이 존재한다. 추가로 더 발견할 수도 있다. 1978년 제임스 크리스티가 발견한 샤론과, 2005년 발견된 닉스와 히드라, 그리고 2011년 발견된 케르베로스와[62] 2012년 발견된 스틱스이다.
명왕성의 위성들은 다른 행성계에 비해 유독 명왕성 가까이에 자리 잡고 있다. 예를 들어 해왕성의 위성 프사마테는 해왕성을 힐 권의 40% 반경에서 공전한다. 명왕성의 경우, 위성들은 명왕성의 힐 권 반경의 최대 53% 거리에서 (역행 궤도로 돈다면 최대 69%) 공전 가능하나, 모든 위성들은 힐 권 안쪽 3% 반경 이내에 위치한다. 발견자에 따르면, 명왕성계는 고도로 압축되고 비어 있다. 그러나 고리를 포함해서 다른 천체들이 추가로 존재할 가능성도 지적되었다.
◎ 열 번째 행성의 발견
지난 2005년 태양계 열 번째 행성이 발견되었다. 1930년 아홉 번째 행성인 명왕성이 발견된 지 75년 만이다. 이 행성은 직경이 약 3000㎞로 명왕성보다 1.5배 큰 것으로 관찰됐다. 또한 이 행성의 공전 주기는 약 560년이며 태양에서의 거리는 명왕성과 태양 간의 거리보다 3배나 더 멀다.
학자들은 해왕성에서 멀리 떨어진 태양계 바깥쪽에 약 7만개의 천체들이 무리를 이루고 있는 이른바 제2의 소행성대가 있으며 명왕성과 이번의 천체도 이 소행성대에 속하는 천체중 하나라고 주장한다. 다른 학자들은 이 행성이 해왕성에서 떨어져 나왔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아무튼 이 행성이 명왕성보다도 큰 이상 제10의 행성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며 그러하지 못하다면 지름 2,300㎞에 불과한 명왕성도 행성의 지위에서 소행성으로 격하되어야 할 것이다.
2020년 7월 10일, 1178호 22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