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 영자 방조의 “내면의 메시지“ 전시회가 함부르크에서 열려

함부르크. 5월 2일 저녁 화가 방조 영자의 “내면의 메시지” 전시회가 “Tonali Galerie” 에서 개최되었다.

“뽕나무의 종이, 닥종이” 즉, 한지를 소제로 하는 화가 방조 영자의 그림과 그 색상들은 꽃들의 합창을 연상하듯 환한 색상들이어서 보는 이들로 하여금 가벼운 마음이 되게 한다.

작지 않은 공간에 꽉 차게 걸려 있는 그림들을 보니 엄청난 시간 투자와 그녀의 열정적인 노력을 느끼게 하였다.

피아노 음률에 따라 방조 화가를 소개하는 순서로 시작하여 이번 전시회가 문을 열었으며 방조 영자 화가의 환영인사, 자신의 미술 세계에 대한 설명 및 질문의 시간이 이어졌다. 이어 이 화가의 특이한 창작 작품인 입으로 그리는 그림 시위로 공간을 사로 잡았다. 몇 미터나 되는 종이 위로 입에 문 액체를 품어 내면서 글자 및 그림을 그려 내는 이 시위는 그녀의 특별한 방법 중 하나로 이미 미술계에도 알려져 있다.

도사가 붓으로 ( 0 , 동그라미)를 그리며 그 속에 기운을 품어 넣는 것을 보고, 마음의 글을 몸을 통해 표현해 보고자 하여 혀로 쓰게 된 창작작품이라고 한다. 입 가득히 액체를 물고 길고 긴 종이 위에 쓰거나 그리는 모습 그 자체가 예술이다. 끝으로 “화가의 경력 및 예술의 세계” 등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위에서 잠시 소개한 것에 이어 방조 영자화가를 소개해 본다.

1970년 함부르크에 파독하여 현재 정년을 맞았다. 무엇이든 열정적으로 사물을 보는 그녀는 미술 공부와 화가로써 빈틈 없는 사간과의 싸움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직업인 간호사로 정년을 맞았다. 일반 병동도 아닌 마지막 생애를 보내는 “암환자 병동”에서 15년이란 긴 세월을 보낸 그녀는 또 다른 인간의 삶을 배웠다고 한다.

병으로 인한 정신 고통, 육체고통 그리고 그들의 아픔과 죽음 등등 수많은 사연들을 접하면서 우울증에 빠지기도 하였지만 이런 아픔의 사연들을 자신의 화폭에 그려 넣으면서 위로도 받고 또 위로도 줄 수 있는 감사의 마음을 배울 수 있었다고 한다. 또한 죽음 후, 여러 모양으로 태어 날 상상을 하면서 그림에 넣는 작업도 한다.

마지막으로 “왜?, 어떻게?” 화가가 되었는지에 대한 질문에 답을 하였다.

거슬러 올라가 어떤 이유로든 고국을 떠난 이민자들은 그리 쉽게 현지에 적응하지 못한다. 그래서 고향의 정서를 바탕으로 “한우리 공동체”를 만들고 그 속에서 외로움을 달래거나 힘을 얻는다.

돈을 벌어야 하는 근무지는 독일이지만 생활의 근거지는 독일 속에 형성된 “공동체”에서 해결하는 경우가 있어 결사적으로 현지의 언어나 문화 등을 배우려 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긴 세월과 무관하게 이민자들의 가슴엔 “고향” 보다 더 그리운 곳은 없기에 “한우리 공동체”는 조국이요 고향이기에 집착하기도 한다.

1970년에 함부르크에 도착한 방조화가도 마찬가지로 함부르크에 형성된 “한국인 공동체” 속에서 살았고 이들 속에서 외로움을 달래고 웃고 울었다고 한다. 독일 생활 20년 속에 자부심을 가질만큼 독일에 잘 정착했다고 생각한 방조 화가는 문득문득 가슴을 뜨겁게 하는 불분명한 불덩어리를 발견하게 된다.

그 후, 제 2의 자신을 만들어 줄 “미술 세계”를 발견하게 되고 또 학교에 입학하면서 전적으로 독일 사회를 만나게 되고, 언어는 물론 독일에 대한 앎이 얼마나 얇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새로운 세계를 발견 한 듯 열정적으로 미술공부를 하게 된다. 그림으로 자신의 생각을 전할 수도 또 대화를 할 수도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면서 언어도 사회도 문화도 정열적으로 배우고 그림도 열심히 그리게 되었다.

그 후, 미술세계는 제 2의 삶을 살게 하였고 세계 여러 나라를 돌면서 전시회를 여는 등 지금까지 열정적으로 활동을 하고 있다.

간호사 및 한지작가, 국제현대음악제에 행위 예술로 유럽 동남아, 실크로드 나라에 매년 초청,함부르크시 정규 성인학교에서 도자기 및 미술을 가르침.

베트남, 인도네시아, 몽골, 일본, 핀란드, 덴마크, 스웨덴, 스위스, 우크라이나, 한국 등 여러 나라에서 전시회를 가졌다.

*전시회 안내

Tonali Galerie, Kleiner Kielort 6, 20144 HH

5월 3-8일 (화-금 10시-14시, 토-일 12시-18시)

이영남기자 (youngnamls@gmail.com)

1263호 21면, 2022년 5월 1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