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유네스코 세계유산(90)
바로크 정원 그로스제들리츠(Barockgarten Großsedlitz)

독일은 서독 시절이던 1976년 8월 23일 유네스코 조약에 비준한 이래, 48건의 문화유산과, 3건의 자연유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탈리아와 중국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세계유산을 보유하고 있다.
교포신문사에서는 2022년 특집 기획으로 “독일의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문화유산을 매 주 연재한 바 있다.
2023년에는 2022년 기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신청된 8곳과 신청 후 자진 탈퇴, 또는 유네스코에 의해 등재 거부된 문화유산을 살펴보았다.
2024년에는 구 동독지역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후보지를 살펴보도록 한다. -편집실

바로크 정원 그로스제들리츠(Barockgarten Großsedlitz)는 드레스덴 인근 작은 도시인 하이데나우(Heidenau) 에 위치한 바로크 형식의 정원이다.

독일 바로크 정원의 탄생배경과 특징

절대왕정 프랑스에 루이 14세(Louis XlV)가 등장하면서 모든 영역에서 즉 음악, 미술, 문학, 예술, 연극, 의상, 건축 그리고 정원에 이르기까지 프랑스 궁정의 생활문화는 화려하게 변화되고, 그 변화의 중심지는 바로크의 정형화된 양식을 담은 베르사유 궁정이다.

베르사유 궁정 테라스 앞에 펼쳐진 정원과 운하는 섬세하게 다듬어진 자연으로 웅장함과 정교함 그 자체이다. 넓은 잔디가 초록색 색종이를 오려놓은 것처럼 중앙에 놓여 있고 양쪽으로 빽빽하게 다듬어진 수목 벽들이 도미노처럼 조각상과 함께 길게 늘어져 있다. 그리고 테라스 왼쪽에는 잔디 위에 자수를 놓은 것처럼 예쁜 문양을 가진 오렌지정원이 있고 그 정원은 조경가들이 마치 땅에 그림을 그린 작품과 같다.

루이 14세는 문학적 그리고 음악적 작업을 담은 축제를 끊임없이 개최하면서 베르사유 정원의 평판을 높이고 동시에 베르사유 정원을 축제의 주요 장소로 유럽 전역에 알렸다고, 유럽의 귀족들에게 정원 음악문화의 모델로 다가간다. 이에 독일 궁정은 당시 프랑스 궁정과 왕실 간의 정략결혼으로 어느 나라보다 친밀한 관계를 맺으며 베르사유 정원문화에 푹 빠져있었다.

이를 기반으로 독일 베를린, 뮌헨, 드레스덴, 에어랑엔, 뷔르츠부르크, 카셀 그리고 루드비히스부르크, 슈베칭엔 등에 계속 바로크 정형화된 정원들이 들어서면서 귀족들이 생활문화를 펼친 ‘장’인 정원을 본격적으로 가꾸기 시작한다.

독일의 정형화된 정원은 화려한 베르사유 궁정의 정형화된 정원을 모델로 건립된 하노버 헤렌하우젠 궁정 정원으로 시작하고 이에 따른 음악문화도 수용하지만, 독일 정원구조에 적합한 음악문화를 펼치기 위해 베르사유의 정원에서 개최되는 음악회 때 설치된 임시무대가 아닌 노천극장을 만든 특별함이 있었고 또한 독일 최초의 노천극장이라는 점에 의미가 크다.

바로크 정원 그로스제들리츠

드레스덴 선제후 아우구스트 2세(August II, 1670-1733)가 태양왕 루이 14세를 본보기로 삼아 본인의 통치시기에 드레스덴시에, 프랑스 베르사유 궁정의 화려한 정원처럼, 정원을 건립하고자 큰 노력을 쏟아 작센주의 드레스덴시에는 많은 정원이 들어선다.

특히 그로스제들리츠 바로크 정원은 다른 성의 정원과 달리 축제를 위한 정원으로 활용되었고 아우구스트 2세가 죽은 후 1734년부터 그의 아들 폴란드의 왕 아우구스트 3세(August III, 1696-1763)가 전통을 이어갔다. 연회장으로 활용한 정원에는 조경을 위한 시각적 축이 있는 테라스, 경사진 계단, 캐스케이드, 성보다 낮은 U자 경기장 모양으로 만들어진 오렌지 파르테르와 그 주변 계단에 놓인 악기를 들고 연주하는 모습을 조각한 푸토 그리고 계단 옆에 설치된 분수대 등이 있다.

작센주는 그로스제들리츠 바로크 정원 외에도 델리치 성 정원, 켐니츠 리히텐발데 성 공원 그리고 마이센 차벨티츠 정원을 보유하고 있다.

바로크 정원 그로스제들리츠의 특징

바로크 양식의 정원 그로스제들리츠의 조경은 18세기 초기 바로크 시대의 특징을 반영하고 있다. 이 정원은 헤르만 카롤 폰 비림스(Hermann Carl von Pöheln)에 의해 디자인되었으며, 그 당시 바로크 정원의 전형적인 특징들을 지니고 있다.

대표적인 바로크 정원의 특징으로는 대칭적인 배치, 조형적인 식물 배치, 분수, 조형적인 나무 및 관상용 구조물 등이 있다.

대칭성: 바로크 시대의 정원은 대칭적인 배치가 특징인 경우가 많다. 그로스제들리츠 바로크 정원도 그 예외가 아니다. 정원의 요소들은 주로 중앙 축을 기준으로 대칭적으로 배치되어 있다.

조형적인 나무와 식물 배치: 정원에는 다양한 종류의 식물과 나무들이 조형적으로 배치되어 있다. 나무와 식물의 모양, 높이, 색상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어낸다.

분수: 바로크 정원에서는 분수가 흔한 요소 중 하나인데, 그로스제들리츠 바로크 정원에도 분수가 다양한 형태로 배치되어 있어, 물의 아름다움과 우아함이 강조되고 있다.

조형적인 나무와 구조물: 정원 내에는 조형적인 나무뿐만 아니라 독특한 구조물이나 조각상도 존재한다. 이들은 예술적인 감각을 표현하며 정원의 아름다움을 높이는 역할을 하고 있다.

도로와 보행로: 정원 내에는 아름다운 도로와 보행로가 마련되어 있는데, 이를 통해 방문자들은 정원을 돌아다니며 다양한 각도에서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이러한 특징들은 바로크 시대의 정원이 지닌 특유의 우아함과 아름다움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을 뿐만 아니라, 바로크 정원은 당시의 문화, 예술, 정치적인 가치들을 반영하며 섬세하게 디자인 되었는데, 그로스제들리츠 바로크 정원도 이러한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1348호 31면, 2024년 1월 2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