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승한의사의 건강칼럼(159) – 肺炎(폐렴) ➀

노령시대로 접어든 이곳 동포 사회에서도 각별히 조심하지 않으면 안 되는 질병 중에 하나가 폐렴이다. 폐렴환자의 50%이상이 65세 이상의 노인들에게 발병되며, 고국에서도 폐렴으로 사망자중 98%정도가 60이 넘은 노인들로, 폐렴은 노인들에게 치명적인 질병인 셈이다.

여러 질병 중에서 폐렴이 노인들의 주요 사망 원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더군다나 요즈음은 Long Covid 로 인한 해수와 독한 감기 때문에 치료가 되고 나서도 기침으로 몇 주 길게는 몇 개월을 기침으로 고생하는 환자들을 많이 보아왔다. 무슨 병이든 속히 치료하지 못하면 만성으로, 또 만성은 악성으로 변하기 때문에 빠른 치료가 필요하다.

폐렴은 세균이나 바이러스, 곰팡이 등에 의한 감염으로 발생하는 폐의 염증이다. 노화가 되면 폐의 기능이 떨어져 폐 속에 병원균이 오래 머물고, 이물질이 폐로 들어가면 밖으로 배출되기 어려워지고 면역력이 떨어져 쉽게 감염이 된다. 기침, 가래, 호흡곤란, 구역, 구토, 설사, 두통, 피로감, 근육통, 관절통 등의 증상이 보이며 폐의 염증이 광범위하게 발생해 폐의 1차 기능인 산소 교환에 심각한 장애가 생기면 호흡부전으로 사망에 이르게 된다.

3년 동안의 코로나 기간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갔는가? 전 세계에서는 700만 명, 이곳 독일에서만도 17만 명이 넘게 사망한 걸로 통계되고 있다. 면역성이 약해진 만성질환의 환자들이나 노인들의 죽음은 결코 폐렴과 무관하지가 않다.

고국에도 면역력이 저하된 고령자가 급증하면서 폐렴에 의한 사망 율이 증가한다. 폐렴은 서구에서 사망 원인 중 여섯 번째 흔한 원인이며 고국에서는 세 번째로 흔한 질병이 되었다. 감염질환 중에서는 가장 흔한 사망원인이 되어버린 것이다.

필자의 어머님도 한번 낙상을 하시고 나서 치료과정에 몸이 허약해져 폐렴으로 입원해서 3일 만에 돌아가셨다. 우리 주위에서도 폐렴으로 돌아가신 어르신들을 많이 보아왔다.

노인 폐렴의 가장 특징적인 증상은 발열과 기침, 오한, 흉통, 무기력, 음식섭취의 거부, 두통, 쇠약감, 식욕부진, 전신상태의 악화 등으로 나타나며 특히 영양상태가 좋지 않은 사람에게 의식의 혼미가 흔히 일어난다. 나이가 많을수록 발병이 서서히 나타나며, 기침이 적고 발열이 없는 경우도 있으며, 전신무력감, 혼동, 헛소리, 가래 끓는 소리, 청색증, 사지한랭, 대소변실금 등의 비 특이적인 증상으로 나타난다.

또한 만성폐쇄성폐질환, 관상동맥질환, 울혈성 심부전 등의 악화가 폐렴의 첫 번째 증상일 수 있다. 폐렴이 의심되면 우선 방사선 검사 등 병원에서 자세한 확인 진단이 필요하다. 폐렴으로 진단되면 병원에서는 우선 항생제를 투여한다.

보통 항생제로 치료할 수 있지만, 한국인은 항생제 남용으로 내성이 생겨 약이 잘 듣지 않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입원환자 5-15%정도가 항생제의 반응이 없을 정도로. 이 경우는 항생제로 치료되는 경우보다 사망률이 7배나 높다는 통계가 있다.

대중적 치료로 충분한 수분 섭취와 영양공급, 심혈관계 기능 및 신장 기능유지, 산소공급이 필요하다. 심한 폐렴 환자들은 대부분 저산소증이 있는 경우가 많아 보조 방법을 통해 산소공급을 하면서 치료를 한다. 결국은 모든 치료방법을 통해 몸이 허약하지 않고 면역이 강한 환자는 다시 일어나지만 허약한 경우는 이 과정을 이기지 못하고 사망하고 마는 것이다.

필자는 어떤 질병이든지 예방이 선행되어져야 된다고 항상 주장해 왔다. 특히 폐렴 같은 경우는 다른 질병과 달리 예방접종도 권장하고 싶다. 폐렴구균 백신예방접종은 면역기능에 이상이 없는 노인에게 60-70%의 예방효과가 있다. 접종 방법은 65세 이전에 맞은 경우는 5년 이상 지나서 한 차례 더 해야 하지만 65세 이후에는 추가 접종도 필요 없이 대체적으로 효과가 좋은 편이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감기를 빨리 치료하지 못하고 해수로 발전되어 오랫동안 기침을 하며 면역이 약화 되면 폐렴으로 발전되지 쉬우니 감기도 빨리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폐질환은 흡연이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금연을 권한다. 흡연으로 인해서 폐질환이 더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평소에 충분한 비타민이 풍부한 과일을 섭취하고 자연에 역행하지 말고 자연에 순응해서 살아가야 한다. 건강한 생활습관이 중요하다. 전형적인 전염병은 아니어서 일반적인 생활로는 전염되지 않지만 면역이 약한 사람들은 직접적인 접촉은 피하는 것이 좋다.

한방에서는 원인을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고 분류한다. 그 원인데 따라 처방을 달리하니 효과가 좋은 편이다. 일일이 원인의 종류나 처방을 소개할 수는 없지만, 병원에서 진단을 통해 확실하게 진단이 되지 못한 질병도 한방에서는 쉽게 원인을 찾아낼 수가 있다. 한 예를 소개하고자 한다.

필자를 찾아온 연로하신 분이 본인은 1년을 넘게 기침을 하는데 기침을 하면 痰(담)과 함께 피가 나온다고 하소연 한다. 1년 넘게 객혈을 한 셈이다. 이 병원, 저 병원, 이 의사, 저 의사, 찾아다니면서 몇 주씩 입원을 하고 진단을 통해 원인을 찾아내려고 했지만 지금까지 기침과 객혈은 계속되고 이유도 모른 체 약만 복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병원에서 진단을 해도 원인이 나타나지 않으니 ‘어려운 환자구나’ 라고 생각하고 치료를 시작했다. 우선 객혈을 하니 피가 나오는 곳은 호흡기 질환이 맞지 않은가? 맥상을 보니 호흡기 질환의 이상보다는 陰虛(음허)증상이 나타난다. 현대 의학적으로는 진단을 해서 사진으로나 눈으로 확인이 되지 않으면 진단을 하지 못하지만 한방에서는 환자의 상태를 보고 맥을 봐서 원인만 찾아내면 쉽게 치료가 되는 것이다.

연로하신 그 환자도 몸에 陰(음)이 부족해서 모든 호흡기가 건조해져 수분이 부족한 상태가 되어 피가 나오는 것이다. 독자들은 좀 이해하기가 힘들지 모르겠지만 피부가 건조하면 쉽게 갈라지고 피가 나오는 이치와 같다. 그 환자분도 호흡기가 건조해져 그런 증상이 나타났던 것이다.

원인을 알았으니 치료하기는 쉽다. 당장 침을 놓고 肺陰虛(폐음허)증에 복용하는 沙蔘麥冬湯(사삼맥동탕)을 처방해 주었다. 효과는 당장 나타났다. 객혈은 다음 주에 벌써 멈추고 해수는 조금 계속되어 몇 번의 침을 더 맞았다. 부인과 같이 다니면서 좋아하셨던 그분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1314호 25면, 2023년 5월 1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