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승한의사의 건강칼럼(167)

多汗證(다한증) ①

다한증은 인체의 땀 배출이 체온의 조절에 필요한 범위를 넘어 비정상으로 증가하는 것을 가리키는 증상이다. 손, 발, 얼굴, 겨드랑이 등에서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할 만큼 과잉 발한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다한증은 인체의 교감신경이 항상성 조절에 실패해 체온 상승과는 관계없는 질환으로 땀이 발생하는 부위에 따라 전신 다한증, 국소성 다한증으로 나눌 수 있다.

손바닥, 발바닥 등에 발생하는 국소다한증은 긴장, 불안, 초조 등의 감정적, 정신적인 원인으로 인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으나, 전신 다한증은 긴장이나 불안, 초조 등의 감정적, 정신적인 원인에 의한 발한이 아닌, 신체 기능의 조절 실패에 의해 일으켜지는 병적인 발한이 많다. 국소성 다한증은 병의 용태나 책임 부위의 원인이 명확하게 해명되지 않고 있다.

갑상선 기능 항진증(바세도우병 등), 뇌하수체 기능항진증, 당뇨병, 갈색 세포종, 선단 비대증과 같이 내과적 질환의 일부 증상으로서 나타나기도 한다. 환자는 다한의 증상에 의해 여러 가지 정신적 고통을 받는다. 일이나 공부에 악영향을 미치거나 대인관계에 지장을 초래하는 일이 있어, 삶의 질을 현저하게 저하시킨다. 그렇지만, 다한증의 사회적 인지도는 낮은 편이어서, 본인이 병으로 인식하고 있지 않거나 타인에게 이해되지 않은 경우, 우울증으로 발전하거나 사회적인 고통을 받는 환자들도 있다.

치료 방법으로는 염화 알루미늄 액의 외용, 통전 요법(이온 영동 치료), 보톡스 주사, 내시경 흉부 교감신경절제술등의 방법이 있지만, 각각의 치료 방법에 장단점이 있어 병의 경중에 따라 적절한 방법을 선택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인체가 피부 모공에서 나오는 전체 노폐물의 60~70%를 대사하므로 땀은 정상적인 생리적 현상이지만 생활에 지장을 줄만큼 과도한 병적인 발한이 우리를 괴롭히는 것이다. 식은 밥을 먹으면서도 땀을 흘리는 정도면 이것은 분명히 병적인 골칫거리다.

발한은 自汗(자한)과 盜汗(도한)으로 분류가 되는데 자한은 자발적인 발한, 다시 말하면 낮에 움직일 때 비정상적인 발한을 말하며 도한은 잠을 잘 때 나도 모르게 도둑같이 발한이 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심하게는 자한은 물속에 갔다 온 것처럼 흠뻑 젖어 옷을 몇 번 갈아입어야 되는 환자가 있는가 하면 도한은 시트가 흠뻑 젖고 하루저녁에 잠옷을 3-4번 갈아입어야 되는 아주 심한 환자들도 있다.

나이가 들면서 심해지는 질환이라고 말할 수 있는 질환으로, 젊었을 때는 괜찮았었는데 나이가 들면서 발한이 점점 더 심해진다며 필자에게도 주로 나이 드신 어르신들이 자한과 도한 증으로 찾아온다.

다한증은 심미적으로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실제로는 근본적인 심혈관 문제로도 나타날 수 있음을 말하는데 동양의학 고서인 黃帝內經(황제내경)에서는 “땀은 심장액”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心主神明(심주신명)이라는 동양의학의 이론과도 일치하는 대목이다. 필자도 보면 심신이 허약한 사람들이 땀을 많이 흘리는 것을 본다.

동양의학에서는 다한증의 원인을 榮衛不和(영위불화-영음(營陰)과 위양(衛陽)이 조화되지 못하는 것)나 肺衛不固(폐위불고-폐음이나 폐기가 지켜지지 못하고 흩어진 상태) 그리고 陰虛火旺(음허화왕-음이 허해서 상대적으로 양이 성한 상태)이나 邪熱鬱蒸(사열울증-나쁜 기로 열이 있을 때)이라 한다. 쉽게 설명하자면 몸의 기가 고정되지 못하고 흩어지거나 음양이 조화되지 못한 경우, 그리고 병적으로 열이 나는 경우를 말하는 것이다. 또 동양의학에서는 자한은 양이, 도한은 음이 허해서 생긴다고도 말한다.

자한의 가장 흔한 원인은 양이 허해서 라고 소개 했는데 다시 말하면 기의 결핍이라고 말 할 수 있다. 기는 채액이 체내에서 흩어지지 않고 신진대사를 위해 정상적으로 흐를 수 있게 조절을 하는데 기가 약해서 체액을 잘 보관하지 못하고 흩어지게 하여 피부에서 저절로 발한이 되게 하는 것이다.

기허가 있는 사람은 가끔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데, 보통 안색이 창백하고 피로하기 쉬우며 평소에는 감기에 걸리기 쉽다. 자발적인 발한을 무시하면 기가 땀과 함께 소멸되어 더 많은 기의 결핍이 발생할 수 있다.

도한의 가장 큰 원인은 음의 결핍이라고 소개했다. 음의 결핍은 음측이 약하고 양측이 상대적으로 강한 것을 의미하는데 이러한 질병을 한의학에서는 ‘음허’ 또는 ‘陰虛火旺(음허화왕)’ 증이라고 말한다.

우선 현대의학적인 치료방법을 소개해 본다.

다한증의 현대의학적인 치료는 바르는 약, 먹는 약, 이온영동치료, 보톡스(주사) 시술 등이 있다고 소개했다. 바르는 약은 국소 다한증에 효과가 좋고 안전하며 바르기 쉬운 장점이 있다. 하지만 효과가 일시적이고 피부에 자극을 줄 수 있는 단점이 있다. 먹는 약은 전신 다한증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다만 입 마름, 안구 건조, 변비 등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으며 녹내장이나 전립선비대증 치료제와 함께 복용해서는 안 된다.

이온영동치료는 수돗물에 전기를 살짝 흘려줘 손이나 발 다한증을 치료하는 방법인데 보통 7회 이상 치료를 해야 효과가 나타난다. 독일에서도 이온영동치료기(Iontophorese-Gerät)를 쉽게 구할 수 있다.

또 보톡스 시술은 겨드랑의 다한증에 효과가 좋고 짧은 시술 시간과 빠른 회복이 장점이지만 6개월마다 반복 시술이 필요하다. 이후 증상 개선이 없거나 증상이 심할 경우 수술적 치료(교감신경절제술)를 고려하게 되는데 교감신경절제술은 흉강경 수술법으로 시상하부에 열 손실 신호를 전달하는 교감신경 일부를 절제해 땀 분비를 줄이는 치료법인데 다한증의 부위에 따라 절제하는 교감신경 위치가 다르다.

교감신경절제술은 특히 손 다한증 환자에서 효과를 볼 수 있는데 부작용으로 오히려 땀이 거의 나지 않는 ‘무한증’이 발생할 수 있으며 재발 가능성도 있다. 가장 흔한 부작용은 보상성 다한증인데 손이나 발에 땀이 나지 않는 대신 다른 부위에서 땀이 나는 경우로 가장 흔한 부위는 등이나 가슴, 배, 엉덩이 등이다. 보상성 다한증은 수술 후 70~80% 환자에서 경미하게 나타난다고 한다.

다음호에서는 한방에서의 다한증 구별과 치료에 대해 알아본다.

1330호 25면, 2023년 9월 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