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통증 ➁

김재승한의사의 건강칼럼

많은 질환 중에 환자들에게 주는 가장 큰 고통은 痛症(통증)이 아닌가 싶다. 사고 때문에 신체 어느 부위에 상처가 났다든가 뼈가 부러졌다든가 하는 원인이 빤한 질환이야 원인을 제거하고 시간이 지나면 치료가 되지만 원인을 모른 체, 또 원인을 알아도 치료되지 않고 진통제나 항생제, 또는 스테로이드 같은 약에 의지해야 되며, 그런 약을 복용을 해도 전혀 효과가 없는 정말 환자들을 힘들게 하는 질환들을 말하는 것이다.

류마티스 관절염역시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자가면역 현상이 주요 기전으로 알려져 있다. 다발성 관절염을 특징으로 하는 원인 불명의 만성 염증성 질환인 것이다. 동양의학에서는 風濕性關節炎(풍습성관절염)라고 칭하고 치료역시 위에서 소개했듯이 면역을 강하게 하고 관절을 튼튼히 하는 한약을 처방하여 좋은 효과를 보고 있다.

초기에는 관절을 싸고 있는 활막에 염증이 발생하지만 점차 주위의 연골과 뼈로 염증이 퍼져 관절의 파괴와 변형을 초래하게 된다. 관절뿐만 아니라 관절 외 증상으로 빈혈, 건조증후군, 피하 결절, 폐섬유화증, 혈관염, 피부 궤양 등 전신을 침범할 수 있는 질환이다.

어떤 원인에 의해서든 관절 안에 있는 활막에 염증이 생기면서 혈액 내의 백혈구들이 관절로 모여들게 되고, 그 결과 관절 액이 증가하여 관절이 부어오르면서 통증이 나타나게 된다. 이러한 염증이 지속되면 염증성 활막 조직들이 점차 자라나면서 뼈와 연골을 파고들어 관절의 모양이 변형되고, 관절을 움직이는 데 장애가 발생한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전형적으로 초기엔 손가락, 손목, 발가락 관절 등이 주로 침범되며, 병이 진행함에 따라 팔꿈치관절, 어깨관절, 발목관절, 무릎관절 등도 침범된다. 이러한 관절에 통증, 뻣뻣함, 종창(염증이나 종양 등으로 인하여 부어 오른 것) 등의 증상이 수주에 걸쳐 서서히 나타난다.

이러한 증상은 진단뿐 아니라 질병의 활성도와 진행 정도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 무릎은 우리 몸의 가장 큰 관절로 류마티스 관절염 초기에는 잘 침범되지 않지만, 전 기간을 놓고 보면 80% 이상의 환자에서 침범된다. 침범된 무릎은 부어오르고 압통이 있으며 관절 액의 삼출도 잘 나타난다. 그밖에도 팔꿈치, 발과 발목, 엉덩이 관절, 척추, 턱 관절을 침범할 수 있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필자도 치료경험이 정말 많다. 주로 한약치료를 위주로 하는데 많은 효과를 보았다. 고생을 하다고 치료가 되어 좋아했던 그 모습들이 선하다.

피아니스트였던 일본여성은 직업을 포기하려고 생각했다가 필자를 만나 탕약도 아닌 기본처방을 가지고 복용하기 쉽게 알약으로 만들어 놓은 ‘獨活寄生丸(독활기생환)’을 몇 개월 복용하고 치유가 되어 다시 직업을 되찾으며 좋아했던 모습과, 나이 드신 Poland 여성은 통증이 심해서 모르핀 종류의 진통제까지 복용을 하다가 필자를 찾아와 먼저 알약으로 시작을 해 보겠다며 시작한 2-3주 후에 벌써 모르핀 복용을 끓고 ‘獨活寄生丸(독활기생환)’만 몇 개월 복용을 하고 치료가 된 후 필자를 찾아와 고맙다고 인사를 전했던 모습도 떠오른다.

Nürnberg에서 내과 의사로 병원근무를 하고 있는 한 여성의 이야기다. Wiesbaden에 사는 환자 이모의 추천을 받고 필자를 찾아왔다. 관절염이 심해서 움직이기만 해도 통증이 심하며 제일 힘든 것은 환자들을 치료할 때 의료 기구를 손에 쥐고 시술을 할 때 자꾸 놓치게 되어 민망스럽단다. 시작 된지가 오래여서 생활하기가 힘들어 소염진통제와 스테로이드 등 약물치료를 하고 있는데 약물에 의한 부작용도 심해서 도저히 견디기 힘들다는 이야기다.

필자가 지금까지 치료를 하면서 제일 상대하기가 힘들고 동양의학에 대해서 설명하기가 힘든 그룹이 가족 중에 의사가 있거나 의사 당사자들이다. 질병에 대해서 이야길 할 때면 현대 의학적으로 해석을 하면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을 때가 많다. 자가 면역질환도 분명히 현대 의학적으로는 면역을 억누르는 치료방법으로 치료를 하는데 동양의학은 반대로 정상적인 면역을 강하게 살리는 방법으로 치료를 하니 현대의학자들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다.

그 여의사는 남편과 같이 찾아와 오랫동안 이야기를 나누면서 필자가 동양의학에 대해서 이해가 가도록 설명을 해주니 이해를 시키려고 노력을 한 덕분인지 치료를 시작한다는 결정을 했었다. 1주일에 한 번씩의 침치료와 한약을 같이 복용하기로 하고 당일 침을 한 번 맞고 돌아갔다.

자가면역질환인 ’혈소판감소증‘을 앓고 있었던 Wilhelmshaven 남성 환자 생각이 났다. 지금까지 얼굴은 보지 못했지만 ‘혈소판감소증’이 치료가 되지 않자 脾臟(비장-Milz) 절제 수술을 위해 수술날짜를 받아놓고 필자한테 연락이 와서 한약으로 치료를 시작한 다음 4-5개월의 한약복용 후 치유가 되었는데. 치료를 하고 나서는 의사 말을 안 듣고 한약치료를 시작한 것이 얼마나 본인에게는 행운인지 모르겠다고 전화를 한 그 남성 환자 생각이다. 그 남성 환자는 나중에 당당의사가 처방을 원한다고 연락이 와서 처방을 보내주기도 했다.

Nürnberg 그 여성도 힘든 결정이었겠지만 한방치료를 결심하고 1개월이 조금 넘게 1주일에 한번 내원해서 침 치료를 하고나서 조금 수월해 졌으니 한약복용만 좀 더 해보겠다며 2개월 정도 한약을 복용하고 몸이 좋아져서 다른 근무지로 옮겨 다시 근무를 시작했다며 연락을 해 왔다. 몇 개월 후에 그 여성 의사는 메일로 고맙다는 인사를 전해왔다.

처음에 한방치료를 시작하려고 할 때는 정말 믿지 못한 상태에서 치료를 시작했으나 지금 생각하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며 동양의학의 위력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할 계기가 되었다며 고맙다는 인사를 전해 왔다.

사실은 Wiesbaden에서 살고 있는 그 이모도 사실 처음 필자한테 찾아올 때 관절염으로 찾아왔었다. 의사들이 도저히 치료하기가 힘들다 며 휠체어를 타고 활동할 수밖에 없을 거라는 진단을 받고 필자에게 찾아와 치유가 된 환자여서 원래 식품가게를 하면서 오늘 손님들이 질병이야기만 하면 필자 명함을 전해주며 환자를 보냈던 환자였지만 치료경험이 있는 이모가 치료를 권했어도 본인은 그렇게 믿기가 힘들었을 것이다.

필자가 환자들에게 권하고 싶은 말은 본인의 질환에 대해서는 의사만 믿지를 말고 그 질환에 대한 공부를 좀 해서 치료방법은 스스로 선택을 하는 것이 본인에게 제일 좋은 방법이라고 말하고 싶다. 환자를 접하고 이야기를 하다보면 잘못된 치료 방법 때문에 병이 더 중해지고 심하게는 생명까지 잃게 되는 경우를 많이 봐온 필자는 항상 환자들에게 말한다. ‘의사는 치료하는 방법만 소개할 뿐 본인의 병은 본인이 치료를 해야 된다’라고

1356호 25면, 2024년 3월 2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