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2 – 통증 ➃

많은 질환 중에 환자들에게 주는 가장 큰 고통은 痛症(통증)이 아닌가 싶다. 사고 때문에 신체 어느 부위에 상처가 났다든가 뼈가 부러졌다든가 하는 원인이 빤한 질환이야 원인을 제거하고 시간이 지나면 치료가 되지만 원인을 모른 체, 또 원인을 알아도 치료되지 않고 진통제나 항생제, 또는 스테로이드 같은 약에 의지해야 되며, 그런 약을 복용을 해도 전혀 효과가 없는 정말 환자들을 힘들게 하는 질환들을 말하는 것이다.

혈전 때문에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많다. 혈전이 생기는 부위에 따라 나타나는 증상이 다르지만 심혈관에 생기면 협심증이나 심하면 심장마비, 뇌에 생기면 우리가 염려하는 뇌졸증, 한방에서 말하는 중풍이 온다. 뇌졸증도 심한 정도에 따라 뇌출혈, 뇌경색으로 분류할 수가 있는데 심혈관 혈전이나 뇌혈관 혈전은 생명을 다투는 급한 상항이어서 빠른 조치가 필요하다. 하지에 생기는 혈전도 통증이 심하고 활동에 장애를 주는 질환으로 사실상 이 질환으로 고통을 받는 환자들이 참 많은 편이다.

작년일이다. 아르메니아에서 사는 30대 중반 여성이 혈전으로 생명이 위험할 정도로 몸이 쇠약해지고 통증 때문에 몸을 움직이지 못하고 입원해 있다며 여기 독일에 사는 이모가 연락을 해왔다. 그 여성을 필자도 아르메니아 휴가를 가서 만난 적이 있고 여기 독일에도 몇 번 다녀가서 잘 아는 사이다. 정말 친절하고 상냥한 젊은 여성이다.

우선 병원에서 응급처치는 하고 기력이 어느 정도 회복이 되어서 비행기를 타고 여기를 올 정도만 되면 한번 다녀가기로 했다. 현대의학 치료가 근본을 치료하는 것을 힘들지만 여러 가지 약을 복용해서 우선 급증은 해결할 수가 있으니까. 2개월 후에 여기 이모가 초청장을 보내 비자를 받고 2개월 계획을 하고 독일에 도착했다. 새벽에 여기 Frankfurt 공항에 내려 그날 우리 Praxis는 문을 닫는 날이지만 공항에서 우리에게로 직접 왔다.

아침을 준비해서 먹게 했지만 도저히 먹히지 않는 다며 먹질 못했다. 끓여서 봉해놓은 한약을 먹이고 침을 놓으며 여기사는 이모에게 집에 가서 가능하면 자주 침 치료를 할 것을 부탁했다. 이모가 사는 곳이 여기서 200 km가 넘은 곳이어서 일주일에 한번 정도는 다녀 갈 수 있지만 매일 올 수는 없는 거리이기 때문이다. 원래 그 이모는 침 치료도 관심이 있어서 지금까지 꼭 필요하다고 생각이 되면 침혈 부위를 가르쳐 주면 본인이 침을 놓고 해서 많은 효과를 본 경험을 했던 터라 조카한테도 도움이 되고자 하는 욕심으로 충분이 감당할 수 있을 거라 믿었기 때문이다.

한약을 복용시키고 침으로 몇 번 치료를 하고 나니 2주 후에는 이모 식구들하고 전에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먼 거리를 산보도 하고 3층에 사는 이모 집 계단을 문제없이 오르락내리락 한다고 연락을 해 왔다. 프랑스 친척집에 여행도 다니면서 2개월 동안 독일에 머물다 있다가 한약은 싸가지고 돌아갔는데 요즈음은 전혀 어려움 없이 생활을 하고 있으며 엊그제 병원에 가서 진단을 했는데 오른쪽은 완전히 혈전이 사라졌고 왼쪽하지는 아직 5%정도가 남아있다는 진단을 받았다며 연락을 해 왔다.

Kroatia에 사는 나이 드신 남성분의 이야기다. 필자가 Zadar지역으로 휴가를 가서 있는데 하루는 젊은 여성이 찾아왔다. 휴가 중인데 미안하지만 아버지 때문에 상의를 좀 하고 싶단다. 그 여성은 수도인 Zagreb에서 약국을 운영하고 있는데 아버지가 혈전 때문에 고생을 많이 해서 한방으로 치료를 하고 싶어서 일부러 내려 왔단다. 아버지가 도저히 통증 때문에 활동할 수가 없단다. 본인이 약국을 운영하고 있어서 좋다는 약을 다 써봤는데 전혀 효과가 없어서 필자 소문을 듣고 찾아왔단다.

사실 환자를 맞보고 진단을 하고나서 약을 처방하면 좋겠지만 아버지가 그렇게 움직일 형편이 되지 못해서 혼자 왔다는 말과 또 오직했으면 약사의 자존심도 있을 텐데 300km가 되는 곳에 휴가 중인 필자에게 찾아온 그녀의 절박함을 이해하고 독일로 돌아와 한약을 지어서 보내주었다. 한 달 한약을 복용했을까, 그 따님한테서 연락이 왔다. 혈전은 거의 완치 상태인데 다른 문제가 있어서 연락을 한다며 고맙다는 인사와 다른 증상의 약을 지어서 보내 달라는 연락이 와서 보내주었던 기억이 있다.

사실 필자는 Kroatia에 휴가를 가도 금방 소문이 나서 환자들이 저녁 11시에도 숙소를 찾아와 문을 두드리고는 한다. 좀 심하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오직했으면 필자의 휴가지 까지 찾아올까 하는 생각으로 치료를 해주곤 했었다. Zagreb에는 필자가 처음에 간질병 환자를 완치시키고 그 다음 뇌종양 환자를 완치 시켰다는 소문을 듣고 휴가를 가 있어도 환자들이 찾아오고는 한다.

한 번은 3번의 뇌출혈이 있어 꼼짝 못하고 인사불성이 되어 누어있는 환자를 보러 일부러 Zagreb를 다녀온 적도 있었다. 10시간이 넘게 운전을 하고 밤 1시에 도착해서 누워있는 그 환자를 처음 보면서 희망이 전혀 없어 보여 괜히 왔다는 생각도 했었던 환자였다. 5일 동안 약과 침으로 치료를 하고 우리가 집으로 돌아올 때는 같이 앉아서 식사를 할 정도로 호전을 시키고 돌아왔던 예가 있다. 그 환자들은 필자를 무조건 신임하고 치료가 될 거라는 희망을 가지고 치료를 시작을 하니 효과가 있지 않나하는 생각도 든다.

이번 부활절 휴무기간에도 다른 일을 보러 1주일 계획으로 Zagreb을 가는데 하루라도 시간을 내서 꼭 환자들을 봐달라는 요청이 있어서 그렇게 하기로 했다. 혈전으로 고생하던 환자들의 치료 예는 너무 많아서 여기서 전부 소개는 못한다.

하지만 독자들에게 다시 한 번 말하고 싶은 내용은 모든 만성병을 한방에서 이야기하는 어혈 증에 속한다는 주장을 다시 한 번 되풀이 하고 싶다.

흐름이 막혀서 찾아오는 어혈 증은 막힌 것을 풀어주면 치료가 된다. 한약처방에는 逐瘀湯(축어탕) 종류가 많다. 심장과 관계있는 질환에는 血府逐瘀湯(혈부축어탕)을 처방하고 하지통증이나 전신통증에는 身痛逐瘀湯(신통축어탕)을 처방한다. 처방은 필자가 이미 다 알려준 처방이고 해서 다시 소개하지는 않으려고 한다. 만일 독자들 중 꼭 이 처방이 필요하다면 필자에게 연락하면 처방을 따로 보내주겠다.

가정에서 혈전을 예방하는 음식으로는 강황, 마늘, 아몬드, 매운고추, 계피가루, 은행잎, 당귀 등이 있다 하겠다. 한번 시작하면 꾸준히 좀 드시라고 권하고 싶다. 필자의 경험으로 봐서는 집에서 山楂(산사) 葛根(갈근) 何首烏(하수오) 3가지 약재를 많이 준비해 놓고 물 마시는 것을 대신해서 꾸준히 마셔주면 효과가 있다.

일반 혈액용해제는 계속 복용을 해줘야 되지만 이런 자연 음식이나 약재들은 원인을 제거하기 때문에 한번 효과가 있으면 지속적이다.

1360호 25면, 2024년 4월 2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