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휘 원장의 건강상식
혹시 대상포진에 대해 들어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대상포진은 고통스러운 피부 발진을 일으키는 바이러스 질환으로, 수두 대상포진 바이러스(Varizella-Zoster-Virus, VZV)에 의해 유발됩니다. 이 바이러스는 헤르페스 바이러스 계열에 속하며, 처음에는 수두(Windpocken)를 일으킵니다. 수두를 앓은 후 바이러스는 체내에 잠복해 있다가 나중에 대상포진으로 재발할 수 있습니다.
초기 수두 감염은 특히 어린이들 사이에서 흔하게 발생하며, 많은 사람들이 삶의 어느 시점에서 수두를 경험하게 됩니다. 수두가 치유된 후에도 VZV는 신경 조직에 남아 있다가, 면역력이 약해지면 다시 활동을 시작하여 대상포진을 유발합니다. 이 과정은 주로 중년이나 노년층에서 더 자주 발생합니다.
대상포진의 발병은 신체적, 정신적 스트레스와 같은 여러 요인들에 의해 촉발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요인들은 면역체계를 약화시켜 신경 뿌리에 비활성 상태로 있던 바이러스가 다시 활성화되도록 만듭니다.
특히 노화로 인한 면역력 저하는 대상포진 발생의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며, 당뇨병, 암 치료 중인 환자, 또는 면역 억제제를 복용 중인 사람들도 대상포진의 위험에 노출될 수 있습니다. 스트레스나 과로, 수면 부족도 이러한 재활성화를 촉진시킬 수 있으며, 감기나 독감과 같은 다른 질병으로 인해 면역력이 일시적으로 약해졌을 때도 대상포진이 발병할 수 있습니다.
대상포진의 증상은 신경 경로를 따라 나타나는 심한 통증과 함께 피부 발진이 발생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발진은 주로 신체의 한쪽에 집중되며, 발진이 나타나기 전 피부에 가려움증, 화끈거림, 따가움 등의 전조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발진은 수포(물집)로 발전하며, 이 수포가 터진 후 딱지가 생기고 서서히 치유됩니다.
그러나 대상포진의 통증은 발진이 치유된 후에도 몇 주에서 몇 달, 심한 경우 몇 년까지 지속될 수 있습니다. 이를 신경통(신경병성 통증)이라고 하며, 특히 고령자에게 흔하게 발생하는 합병증입니다.
대상포진은 머리 부위에서도 발생할 수 있으며, 이 경우 심각한 합병증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이성 대상포진 또는 람세이 헌트 증후군은 바이러스가 얼굴 신경을 침범하여 귀 안과 주변에 통증이 있는 물집을 나타내는 질환입니다. 이 질환은 심한 통증뿐만 아니라 청력 손실, 현기증, 안면 마비를 일으킬 수 있으며, 조기 진단과 치료가 매우 중요합니다. 청력 손실이 영구적으로 남을 수 있기 때문에 치료를 서두르는 것이 필요합니다.
또한, 항바이러스제와 진통제를 포함한 적극적인 치료가 이루어져야 하며, 신경 손상이 심한 경우에는 스테로이드제가 처방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조기 치료를 통해 증상이 빠르게 완화될 수 있으며, 합병증의 위험도 줄일 수 있습니다.
머리 부위에서의 또 다른 예로는 얼굴 대상포진이 있습니다. 바이러스가 얼굴을 공급하는 삼차신경을 침범하면 얼굴 한쪽에 통증 있는 발진이 나타나며, 이는 강한 화끈거림과 가려움증을 동반할 수 있습니다. 발진은 종종 붉고 물집이 가득하며, 빛에 대한 민감도가 증가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심한 경우 신경 손상이 발생하여 장기적인 통증이나 감각 이상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 전문의의 상담과 치료가 필요하며, 항바이러스제 처방이 흔히 이루어집니다. 통증 관리와 피부 관리를 위한 추가적인 치료법도 고려될 수 있으며, 대상포진 후 신경통이 남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도 중요한 치료 목표입니다.
특히 주의해야 할 것은 눈 주변에서 발생하는 대상포진으로, 이를 안면 대상포진(Herpes Zoster Ophthalmicus)이라고 합니다. 이 경우 삼차신경의 눈 가지를 침범하여 심각한 합병증을 초래할 수 있으며, 시력 손상까지도 일어날 수 있습니다.
전형적인 증상으로는 이마, 눈 주변, 때로는 눈 자체에까지 통증이 있는 발진이 나타나는 것입니다. 각막 및 다른 눈 구조에 심각한 손상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즉각적인 의학적 치료가 필요합니다. 초기 치료로 항바이러스제가 처방되며, 눈의 염증을 줄이기 위해 스테로이드제 안약이나 안연고가 사용될 수 있습니다.
대상포진은 심각한 불편함과 합병증을 초래할 수 있는 질환입니다. 따라서 대상포진이 의심될 경우 신속하게 전문적인 의학적 도움을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주치의나 전문 클리닉을 통해 포괄적인 정보와 지원을 받을 수 있으며, 특히 고령자나 면역력이 약한 사람들은 예방 차원에서 대상포진 백신 접종도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대상포진은 초기 치료가 매우 중요하므로, 증상이 나타난다면 지체하지 말고 신경과 의사나 이비인후과 의사를 방문하여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필요합니다.
교포신문사는 독일에 거주하는 한국인들의 건강증진에 도움이 되고자 김종휘원장의 건강상식을 격주로 연재한다. 김종휘원장은 베를린의 의학대학 Charité에서 의학과 졸업 및 의학박사 학위취득을 하였고, 독일 이비인후과 전문의이며, 현재는 프랑크푸르트 HNO Privatpraxis에서 진료를 하고 있다. www.hnopraxis-frankfurt.de
1384호 25면, 2024년 10월 2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