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기고 싶은 이야기들 (1)
필자는 70년대 독일로 파송된 파독광부출신이다.
내 고향 본가는 충청도 서해의 바닷가였다. 방문을 열면 방풍림사이로 파란 바다가 보이고. 간혹 들려오는 파돗소리는 평화롭고 낭만이 흐르는 곳이었다. 바다는 홍성과 서산, 그리고 안면도와 태안반도를 끼고 있는 충청남도 서해의 요새지 천수만이 위치하고 있던 곳이다. 지금은 바다가 없어지고 끝도 없이 넓은 농장으로 변해있다.
7남매의 맏아들로 태어난 나는 청소년시절, 부친께서 돌아가시고 홀어머니를 모신 삶은 녹녹치 않았다. “딱 3년만!” 하고 독일 행을 결심하였지만 아직도 고국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50년을 넘겨 살고 있다.
그러면서 또 한해가 지나고 가슴 부풀리는 새해를 맞이했다. 새해는 돌아왔지만 내가 태어난 고국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 아마도 재외동포 모두는 나와 같은 심정일 것이다. 실망하지만 지금 누구 탓을 한다고 될 일도 아니다.
매년 그러했듯이 또 기도를 하자. 밝아온 동녘하늘을 향하여 양팔높이 들고 기도를 올리고 싶다. 조국의 안녕과 평화를 위하여 기도할 것이다. 국가를 통솔하는 대통령을 위해서도 기도할 것이다.
700백만 재외동포들도 새해를 맞이하면 나처럼 자신들의 모국을 위하여 기도할 것이다 조국이 기쁜 일이 있으면 기뻐하며 기도하고 조국이 슬픈 일이 생기면 슬퍼하며 기도 할 것이다.
누구나 조국을 떠나 타국에 살면 스스로 애국자가 되며, 자신들의 모국을 위하여 애정을 쏟아 붇게 된다. 특히 파독1세들은 세월이 50년 또는 60년이 되는 동안 조국을 사랑하는 마음은 변함이 없었다.
제3공화국을 출범시킨 박정희대통령은 “우리도 잘살아보자”는 구호아래 1963년부터 광부(7.936명)와 간호사(10500명)를 독일에 파송하기 시작했다. 파송이란 국가와 국가가 협정에 의한 것이지만 개개인은 스스로 가난에서 벗어나려는 몸부림으로 모험의 길을 택한 것이었다.
당시 신문기사를 보면 500명 광부모집에 4만5천명 몰려와 모래가마니를 어깨위로 번쩍 들어 올려야 합격했다고 한다. 지금 생각해 보면 무모할지 모르지만, 그 과정을 거처야만 했다.
우리는 독일인이 기피하는 3D 업종의 광부와 간호사로 일하면서 외화벌이에 노력했다.
때문에 고국 정치인들은 입이 닳도록 우리를 칭찬했다. 광부간호사 독일(서독)취업은 우리 정부가 최초로 시도한 해외취업 진출이며 국가경제에 크게 기여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고국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광부간호사들의 가슴을 부풀리고 설레게 했다. 그 세월이 반세기를 넘어서 60년이 되었다.
1963년 12월 제1차 파독광부파견이 시작된 후 다음해인 1964년 12월 박정희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는 독일정부의 초청을 받게 된다. 박정희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를 독일(당시.서독)의 쾰른/본 공항으로 뤼브케 대통령 일행이 직접 영접함으로 방독 일정이 시작되었다..
박정희 대통령과 육영수여사 일행은 방독기간에 한국인 광부들이 기거하는 함보른 광산촌을 방문하고 광부간호사들을 만나 치하하는 자리에서 “비록 지금 우리세대는 가난하지만 열심히 일하여 후세에게는 가난을 몰려주지 말자“ 라며, 눈물 섞인 연설을 하였다고 역사는 기록하고 있다.


지난 해(2024) 10월에는 경상북도 이철우도지사 일행이 방독하여 파독광부간호사들에게 위로와 격려를 하면서 올해가 마침 박정희대통령 방독 60주년이 되어 박대통령의 선견지명에 감사하며 기념동판을 제작해 왔다고 했다.
이 지사는 기념동판제작은 파독광부간호사의 송금이 기초가 되어 경상북도 포항에 포스코(포항제철)를 건설하였기에 포스코에서 제작했으며 이 동판을 두이스부르크시에 전달하였다.
1차 광부들은 2차광부들보다 고학력 소지자들이었는데 그 당시 광산 3년 임기 후 일부는 귀국했지만 반면에 미주(미국 카나다. 남미)쪽으로 제2의 삶터를 찾아 떠났다.
이들의 제3국행은 자신들의 삶에 큰 좌표를 찍고 더 넓은 곳에서 큰 꿈을 실현하려는 욕망으로 모험의 진로를 선택하게 되었다. 그렇게 모험의 길을 선택한 한국인광부 출신들의 수효는 수천 명을 넘겼다.
이처럼 많은 광부출신들이 미국과 캐나다로 떠났다는 소식은 2008년 재독한인글뤽아우프회 성규환회장이 파독광부45년사 책자를 발간하면서 그 수효가 세상에 알려졌다.
파독광부45년사는 편집장 유상근과 편집위원 나복찬, 문흥범, 황성봉 위원들이 발로 뛰어 발간되었으며 이 책자규격은 A4 564쪽이다. 년도는 1963년부터 2008년까지 이며 전문가들이 아닌 파독광부들이 편찬하였다.
파독광부에 대한 책자는 1996년 (회장 이상호) 파독30주년 기념책자와 2014년 재독동포50년사를 파세연(회장 고창원)에서 출간했다. 또한 재독한인간호협회(회장 양희순)가 파독간호사 40년사를 발간했다.
재독동포사회는 한국인광부와 간호사가 독일에 뿌리내리는데 간호사들의 역할이 매우 컸다. 간호사들은 직장과 가정에서 또 자녀교육과 사회생활을 헌신적으로 감당하였기에 2세들이 독일주류사회에 중요위치를 차지하고 있게 되었다.
반면에 파독광부들은 자신들의 마지막 정렬을 불태우기 위하여 만남의 광장, 대화의 광장을 독일에 건설했다.
재독동포들이 언제든지 여건만 되면 수백 명이 한데모여 대화하고 노래하고 망향가를 부르며 춤을 출수 있는 문화적 공간이며 파독1세대와 재독동포의 상징적인 자존심의 광장이며 기념회관이고 문화회관이다. 바로 파독광부기념회관이고 재독한인문화회관이라 칭한다.
이 회관은 파독광부들의 숙원사업으로 파독광부적립금의 미지급 금액을 정부로부터 이관 받아 건물과 대지를 매입하게 되었으며 부족금은 여러 곳으로부터 후원받아 마련했다.
또한 회관에는 재독동포 역사자료실이 있다. 자료실에는 파독역사를 돌아볼 수 있는 각종 서류 및 사진과 영상기록물들이 전시되어 있다. 자료실에는 “압록강은 흐른다”의 저자 고 이미륵박사의 업적과 흉상 및 자료를 비치하여 3.1운동정신을 계승하여 후세들에게 일깨워 주고 있다.
자료실에는 3.1운동정신을 기념하는 자료뿐만 아니라 재독동포들의 활동자료 등을 수집 진열하므로 고국정부의 인정을 받아 대통령표창을 받은바 있으며, 고국의 3.1기념재단으로부터 표창장과 거액의 포상금을 수여 받은 바 있다.
뿐만 아니라 회관 옆에는 파독광부출신들이 자신들의 추억을 살리고 역사가치성을 중요시하여 실제크기의 광산모형을 재현하여 실감나게 꾸몄다.
기념화관에 속해 있는 대지넓이는 4000평방미터이며 정원이 조성되어있으며 화관 앞에는 파독광부 간호사 등 파독1세들을 기념 하는 기념동판에 후원자명단과 단체명단을 수록하여 타임캡술을 묻었다.
회관 뒤편 부지에는 회관 건립과 정원조성 후원자 김계수박사를 기념하는 기념비가 세워져있다. 또 회관 안에는 파독광부 7.936명을 기념하는 기념동판이 비치되어있다.
파독광부기념회관 재독한인문화회관은 파독1세들의 재산이며 따라서 자존심이며 후세에게 대물림 할 소중한 문화재산이다
이 재산형성과정에서는 재독한인글뤽아우프회 성규환 전회장과 고창원 전회장의 많은 노력과 수고로 이룬 것이며, 운영위원회(심동간 현회장)가 관리하고 있으며, 유상근 전회장과 나복찬 교포신문지사장이 역사자료실을 담당하고 있다.
파독1세대들은 지금 70에서 90세의 황혼기를 맞이하였으며 치열했던 지난 삶은 추억으로 남았고 부족하나마 기록으로 남겨놓게 되어 다행이다.
그런데 독일인들은 퇴직하면 부부가 손잡고 크루즈여행을 떠난다. 또 다른 이들은 이태리의 카프리섬이나 스페인의 말로카섬으로 여행을 하며 노후를 즐긴다.
그러나 파독 1세들은 퇴직을 해도 그럴만한 여유가 없으며. 노후에도 동포사회를 위하여 봉사하기 때문이다. 이들에게 바램이 있다면 자신의 태아를 묻은 고국으로부터 국민적 대우를 받고자 하는 것이다.
이제 2025년 새해를 맞이하여 지난해 저를 아끼고 부족한 지혜를 나눠주며 격려하여 주신 선배들과 동료들에게 건강과 행운이 함께 하시기 바라며 인사를 드린다.
2025년 1월
파독광부 유상근
이력, 경력
필자는 정년퇴직자
호적상 1945년 1월11일, 충청남도 홍성 출생.
1971년 파독광부
1996년부터 (광부단체) 재독한인글뤽아우프회 부회장과 회장 엮임. 현재 고문.
파독광부45년사 편집장
재독상공인총연합회 회장
쾰른 지방한인회장
재독 충청인향우회 부회장
재독대한체육회 사무총장
재독 3.1운동기념사업회 수석부회장
재유럽한인총연합회 부회장
재독동포역사자료실장
제17기 민주평통 자문회의 북유럽협의회 NRW-Bonn 분회장
대한민국재향군인회 독일지회 창립과 지회장.
* 본 기고문은 2025년 새해를 맞아 ‘남기고 싶은 이야기들’ 편집진에 보내온 글이다. 그러기에 본문 내용은은 2025년 1월을 기준으로 서술되었다.
교포신문사와 파세연은 파독근로자 60년의 이야기를 담고자 “남기고 싶은 이야기들”이라는 제목으로 각계의 글을 모집하여오고 있다.
이번호부터 부정기적으로 연재를 시작한다.- 편집자주
1458호 14면, 2026년 5월 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