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을 이해하자 / 93

독일의 언론(4)

독일의 방송 ②

2차 세계대전이 종결된 후 연합군은 독일이 자체적으로 방송을 내보내는 것을 금지하고 연합국의 군사방송을 송출하였다. 민영방송은 재정적 이유에서 실현되지 못하였다. 이후 연합군 점령지역에서 각 주마다 독립적인 공영방송국이 설립되었고, 이들의 연합체가 제1공영방송(ARD, Arbeitsgemeinschaft der öffentlich-rechtlichen Rundfunkanstalten der Bundesrepublik Deutschland)이다.

방송이 대중에게 미치는 파급력이 지대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던 아데나워정부는 연방이 주도하는 방송국을 설립하고자 하였다. 야당이 집권하고 있던 주들은 이에 반발하여 연방헌법재판소에 제소하였고, 이는 연방헌법재판소가 당시 불분명하던 연방과 주의 방송에 관한 헌법적 권한을 판결로 명시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후에 연방헌법재판소의 제1차 방송판결이자 일명 독일 텔레비전 판결로 불리는 이 판결에서 연방헌법재판소는 방송이 국가의 영향력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고 하였고, 개별 주들이 방송사의 설립과 조직 및 프로그램 등에 관한 권한을 가지며 연방은 중계기술(Übertragungstechnik)에 관한 권한만을 갖는다고 하였다.

연방정부에 의한 단일방송국 설립 계획은 무산되었으나 이는 각 주의 총리들이 단일한 공영방송을 설립하게 되는 계기가 되어 1961년에 독일 제2공영방송(Zweites Deutsches Fernsehen, ZDF)의 근거 규정이 마련되었다.

1980년대 초반 민영방송의 도입으로 공영방송과 민영방송이 공존하는 이원적 체계(duale Rundfunkordnung)가 구축되었다.

(지난 호에 이어 공영방송을 소개한다)

독일 제2공영 TV 방송(ZDF)

마인츠에 본부를 둔 독일 제2TV 방송(ZDF : Zweites Deutsches Fernsehen)은 공영방송 내부에서 경쟁을 통해 다양한 여론을 대변할 수 있도록 1961년 당시 연방정부가 주도하여 주정부 간의 합의를 통해 설립되었다.

이외에도 공영방송에는 ARD와 ZDF가 오스트리아의 ORF, 스위스의 SRG 등 독일어권 3개국과 공동으로 출자 설립한 위성방송 3sat가 있으며 독·프 양국이 50%씩(ARD, ZDF 각 25%) 공동 출자한 문화 전문채널 ARTE, 정치 교육채널 Phoenix, 어린이채널 Kinderkanal 등이 존재한다.

한편 Deutsche Welle(공영 국제방송)는 해외에 독일을 소개하는 국제방송으로서 연방정부 예산으로 운영되고 있다. 1992년 4월부터 라디오 프로뿐만 아니라 해외 TV 프로도 방송하고 있으며, 1995년 7월부터는 독일어, 영어, 스페인어로 일일 24시간 전일 해외 TV 방송 실시하고 있다.

– 공영 라디오 방송

공영 라디오 방송으로는 국제방송인 Deutsche Welle (Köln)와 전국 방송인 Deutschland Radio (Köln) 및 각 지방 공영방송의 라디오채널이 있다.

◈ 민영방송

1980년 중반부터 상업방송의 중요성이 대두되어 연방헌법 재판소의 판결과 각 주정부법에 의해 상업방송이 허가되었다.

1984년 독일 최초 민영방송인 SAT.1가 루트비히스하펜(Ludwigshafen)에서 개국하며 민영반송 시대가 열렸다.

독일 민영방송 시장은 RTL그룹과 ProSiebenSat1 그룹이 양분하고 있으며, RTL그룹(쾰른 소재)은 RTL, RTL2, Vox, Super RTL, 뉴스전문채널인 n-tv를 갖고 있으며, ProSiebenSat1 그룹은 Sat1, Pro Sieben, Kabel1, Neun live, 뉴스 전문채널인 N24 등 소유하고 있다.

한편 2002년 베를린과 포츠담시를 중심으로 지상파 디지털 TV방송을 시범 방송한 이후, 현재 전국적으로 시범방송을 확대 실시하고 있으며, 디지털TV 시청인구는 약 400만 가구에 도달하고 있다.(2020년 기준)

◈ 방송 부문의 혁신

2000년대 중반까지 느리게 진행되었던 방송 디지털화가 후반들어 급속도로 진행, 2016년 공중파 방송이 82,1% 디지털화가 완료되었으며 위성방송은 이미 2012년 100% 디지털화가 되었다.

도이치텔레콤(Deutsche Telekom)이 독점해 왔던 케이블TV 전송망 사업은 2000년 초부터 민영화되어, 현재 미국계 회사인 Kabel Deutschland 등 3개사가 소유, 운영

◈ 통신사

독일의 통신사로는 Deutsche Presse-Agentur (DPA, Hamburg), Deutscher Depenschendienst (DDD, Bonn)가 있으며, AP, Reuters, AFP 등 통신사도 독일어로 뉴스 서비스 제공하고 있다.

통신사 분야 선두 주자는 DPA로서 독일 내 각종 신문사와 약 1,200개 이상의 내·외 언론기업들에게 뉴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외 종교 통신으로는 Evangelischer Pressedienst(EPD, Frankfurt), Katholische Nachrichtenagentur(KNA, Bonn)가 있으며, 경제통신으로는 Vereinigte Wirtschaftsdienste(VWD, Frankfurt)가 있다.

1265호 29면, 2022년 5월 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