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을 이해하자 / 172

산업사를 통해 본 독일 10대 산업 (1)

자동차, 기계, 철강, 전기 및 전자, 정밀기기, 광학, 화학, 제약, 해양, 철도, 항공, 우주, 바이오 및 유전공학 등 ‘Made in Germany’의 최상의 품질을 대표하는 독일 산업 분야에 대해 알아본다.

자동차 산업

독일은 자동차의 나라이다. 총 8,120만 명의 인구의 독일에는 총 5,000만 대의 자동차가 굴러다닌다. 독일 자동차의 역사는 전 세계 자동차 산업의 역사라 할 수 있고, 자동차는 독일인이 가장 사랑하는 일상용품 중 하나이다.

독일은 1862년 오토(Nikolaus August Otto)의 오토 연료 엔진 개발과 더불어 1886년 벤츠(Carl Friedrich Benz)가 특허 모터 자동차를 발명했고 당해 다임러(Gottlieb Daimler)가 세계 최초로 가솔린 엔진 자동차를 발명하는 등 최초로 자동차를 발명한 국가이다. 이러한 탁월한 기술력과 혁신 잠재력에도 불구하고 독일은 실질적인 응용에 있어 주저하거나 매우 더뎌 최초의 자가용 시리즈는 1890년 다임러의 특허(1889년)를 사들인 프랑스 기업 파나르 르바소(Panhard Levassor)에서 생산되었다. 이에 따라 르바소가 세계 최초의 자동차 메이커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이는 당시 독일 내에서 자동차를 위험물로 취급한 까닭에 시장을 만들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독일 자동차산업은 자동차 발명 후 몇 십 년이 지난 시점인 1926년 Daimler-Motoren-Gesellschaft와 Benz & Cie사의 합병으로 다임러-벤츠(Daimler-Benz AG)가 탄생하며 제 2의 서막을 열었다.

현재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벤츠사의 공식명칭은 메르체데스-벤츠(Mercedes-Benz)인데, 이는 다임러(Daimler)의 자회사로 승용차를 전문으로 생산하고 있다. 다임러의 대표적인 자동차 브랜드인 Mercedes는 초기 오스트리아-헝가리 출신 딜러이자 자산가였던 엘리네크(Emil Jellinek)의 딸의 이름을 붙이도록 한데서 유래되었다.

1937년에는 현재 독일 및 유럽 최대의 자동차 기업이라 할 수 있는 폴크스바겐(VW)이 설립되었는데, 이 기업은 1945년 독일 볼프스부르크(Wolfsburg)에서 최초로 VW Kaefer 모델을 생산하였다. 이 모델은 히틀러 정권 당시 페르디난트 포르쉐(Perdinand Porsche)가 개발한 ‘KdF(Kraft durch Freude: 기쁨의 힘)’자동차가 그 전신으로 2002년 생산 중단이 되기까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자동차로 명성을 떨쳤다.

현재 독일 자동차 산업은 독일 최대의 산업이다. 2015년 기준 총 매출 4,040억 유로로 총 독일 산업 매출의 약 20%를 차지한다. 독일은 현재 중국, 미국, 일본에 이은 4대 자동차 생산국으로 독일 내 생산된 자동차의 75%가 수출되고, 전 세계 100대 자동차부품기업의 21개가 독일 기업이며, 전 세계적으로 5대 중 1대의 자동차가 독일 브랜드이다. 아울러 유럽 시장의 30%를 차지하고 있는 유럽 최대의 자동차시장이기도 하다. 또한 독일 내 7개의 일자리 중 1개가 직간접적으로 자동차 산업과 연관되어 있고, 2015년 기준 자동차 산업 내 고용인원수는 총 79만 명에 이른다.

독일 자동차 산업은 전 세계 총 R&D 지출의 34%를 차지하며 최고의 입지를 보유하고 있고, 전 세계 제품 및 공정 혁신을 선도하고 있다. 2015년 기준 독일특허청(DPMA)의 총 특허 출원건수 66,889 건 중 독일 및 세계 제1의 자동차 부품기업인 보쉬(Bosch)가 3,481

건, 쉐플러(Schaeffler) 그룹이 2,334건을 기록하며 각각 1, 2위로 독보적인 기술력을 자랑하고 있다.

최근 독일 자동차 산업계 내 주요 화두는 전기자동차, 커넥트카, 경량화, 무인자동차, 수소차 등으로, 이는 자동차 산업의 대변환을 예고하며, 미래의 자동차 산업의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독일에서는 1897년 베를린 소재 브리스톨(Bristol) 호텔에서 최초로 개최된 국제자동차전시회(IAA)가 현재까지 이어져 2년마다 지속적으로 개최되고 있다. 이 외에

도 슈투트가르트의 벤츠 박물관, 뮌헨의 BMW 박물관, 볼프스부르크의 폴크스바겐(VW) 자동차공장 등의 관람은 어느 관광지 구경에 못지않다.

기계산업

독일의 기계 산업은 ‘Made in Germany’의 최상의 품질을 대표하는 산업 분야로 오랜 전통과 더불어 독일 산업의 토대를 마련하였다.

독일 기계산업의 발전은 독일의 우수한 이원직업훈련제도(Duales System)에 따른 탄탄한 제조 입지 하에 이뤄졌다. 1819년 독일 최초의 기계공장 설립한 하르코르트(Friedrich Harkort)는 증기기계 생산을 통해 독일 산업화에 크게 기여하였으며, 19세기 중반 이래 기술적 진보와 더불어 기계 제조업 내 금속가공기계 사용이 널리 확대되었다.

현재 기계산업은 독일 기간산업 중 하나로 자동차에 이은 2대 산업분야이다. 기계산업은 대기업 중심의 구조인 자동차 산업과는 달리, 주로 중소기업형 구조로 약 87%에 이르는 6,400개 기업이 250명 이하의 고용인원 수를 보유하고 있다. 동 산업 분야의 수출 비중은 평균 76.5%로 수출지향적 구조를 갖고 있으며, 이중 대 유럽 수출이 55%로 과반수를 차지한다.

또한 전 세계 기계 및 설비 교역의 16.3%를 차지하며 수출의 주동력 분야이다. 또한 독일 기업은 전 세계 기술 관련 특허의 25%를 출원하고 있다. 독일은 특히 공작기계, 섬유기계, 건설기계 분야에 강점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이원화된 일학습병행 직업훈련제도(Duales System)는 현재 독일 기업의 근간을 이루는 제도로 지속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학습과 실무 교육이 병행되는 3~4년간의 직업교육훈련(Ausbildung) 과정을 이수하고 졸업 시험에 합격하면, 전문 기능공(Geselle)으로 일을 할 수 있다. 이후 마이스터(Meister)가 되기를 원할 경우 최소 3년간 훈련과 수업을 병행하게 되는데, 이 추가교육 수료 시 130개 분야에서 마이스터(Meister) 자격증을 취득 가능하다.

1347호 29면, 2024년 1월 1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