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순례의 길들
(Pilgerwege) (2)

Soroptimistweg

슐레스비히 홀스타인주에 위치한 작은 도시인 Itzehoe 에서 출발하여 아름다운 역사도시 Stade를 지나 브레멘에서 끝나게 되는 약 170km에 달하는 거리다. 이 순례의 길은 Loccum-Volkenroda 의 길과는 조금 다른 배경을 갖고 있다.

아헨에 소재한 성야곱재단의 북독일 부책임자인 Ingeborg Helms의 임무는 옛 순례의 길을 찾아 복구하는 것이다. 그녀는 2년이라는 시간을 투자하여 Soroptimistweg 이라는 순례의 길을 만들었는데 이 이름이 붙은 이유는 정치, 사회분야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직업여성들의 모임인 Soroptimst 라는 클럽에서 이 일을 적극적으로 후원해주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 단어는 라틴어의 “sorores opimae”에서 유래되었는데 “가장 좋은 자매들”이라는 뜻이다.

이 순례길을 통해 북독일 지역 고유의 습지(Moorlandschaft)와 연해지의 높고 건조한 불모지를 의미하는 Geest라는 자연경관을 만날 수 있다. 다른 순례 길처럼 이 곳도 8단계로 나눠 걸을 수 있고 단체로 완주하는 프로그램도 있다. 단체 프로그램은 8일 동안 매일 16km에서 30km를 걷게 되는데 약 400유로 정도의 경비가 든다.

첫 단계로 강이 흐르는 초목지대라는 이름을 가진 Itzehoe에서 엘베강가에 위치한 Glueckstadt 까지 22km이다. 두 번째 단계는 배로 엘베강을 건너 Drochtersen까지 약 16km의 거리다.

세 번째 단계는 쿡스하벤과 함부르크 사이에 위치한 니더작센의 역사도시인 Stade까지 20km 정도의 거리다. 옛시장터인 시내중심가에서는 축제가 자주 열리는데 전통의상을 입은 판매원이 가장 높은 가격을 부른 손님에게 물건을 파는 행사도 있으며, 한 시간 정도 소요되는 프로그램으로 근처에 위치한 운하를 작은 배를 타며 스웨덴식 성곽과 자연을 감상할 수 있다.

네번째 단계는 Harsefeld까지 20km 거리인데 하제펠드는 Geest 지형에 위치한 도시이다. 약 15세기경에 베네딕트 수도원인 Kloster Harsefeld가 건립되었고 17세기에 신고딕양식으로 St.Marien u. Bartholomai라는 이름의 교회로 재 건립되었다. 다섯번째 단계는 가장 힘든 구역으로 Heesedorf를 지나 Zeven까지 29km에 해당되는 거리다. 여섯번째 단계는 Otterstedt까지 28km 그리고 일곱번째 단계는 Borgfeld까지 28km, 마지막으로 브레멘까지 14km이다.

독일 북서부의 지형은 빙하시대를 거쳐 형성되어 주로 모래와 돌과 암석들이 발견되는데 Ottendorf의 Napoleonsweg에서 만날 수 있는 나폴레옹 돌 위에는 이미 12세기에 사용된 아이슬란드에서 로마까지 순례의 길 표시가 있다. 그 옆에는 방향을 알리는 지도도 돌 위에 새겨져 있어서 이 길이 수 세기동안 북에서 남으로 이동하는 주요한 교통요지였음을 알게 한다. 30년 전쟁기간뿐 만이 아니고 나폴레옹의 군대도 이 길을 거쳐 가서 그의 이름을 사용하게 된 것이다.

마지막으로 독일 16개 주중 가장 작은 주인 브레멘은 작은 규모에 비해 가장 중요한 항구도시이며 산업도시이다. 독일내 가장 아름다운 Rathaus중 하나가 바로 브레멘시청인데 14세기초에 지어져 17세기에 Weser르네상스식의 본관을 완성했다.

그 외의 볼거리로 14세기 이래 북독일 여러 도시의 광장에 사법권의 상징으로 세워진 동상인 Roland중 가장 큰 것이 브레멘 롤란드이다. 또한 한국에도 잘 알려진 브레멘음악대 뮤지컬 외에도 성금을 모으기 위해 길 위에 만들어진 Bremen Loch이다. 구멍 사이로 동전을 던지면 땅속에서 음악이 들린다.

Soroptimstweg 이라는 순례의 길을 만든 잉에보그 헬름스는 “스페인의 야곱의 길을 순례하고 와서 만든 이 길을 통해 순례자들이 자신에 대한 인내심을 키우고, 삶에 자신감을 회복하며 타인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법을 배우게 되길 바란다”고 말한다. 그녀가 쓴 책, “Wege der Jakospilger in norddeutschland ‘Soroptimistweg”을 통해 더 자세히 사전 준비를 할 수 있을 것이다.

Soroptimistweg의 8단계의 순례길은 다음과 같다.
Itzehoe – Glueckstadt  /  22km
Glueckstadt – Drochtersen  / 16km
Drochtersen – Stade  / 20km
Stade – Harsefeld  / 20km
Harsefeld – Zeven  / 29km
Zeven – Otterstedt  / 28km
Otterstedt – Borgfeld  / 28km
Borgfeld – Bremen  / 14km


순례를 목적으로 반드시 스페인의 Santiago de Compostela에 갈 필요는 없다. 주위를 돌아보면 가까운 독일내에도 오래된 순례의 길들이 자신들의 역사를 가지고 순례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대충 다양한 길이와 문화적, 역사적 배경을 가진 아홉 군데의 순례의 길들이 있다.
앞으로 차례차례 이 길들을 미리 사전 조사하는 기분으로 교포신문 독자 여러분들에게 소개할 예정이다. 이번 여름에는 멀리 갈 필요도 없이 가족들과, 혹은 뜻이 맞는 분들과 작은 그룹을 만들어 걸어서 이 길들 중 하나 만이라도 걸으면서 잠시 삶을 돌아보는 것도 의미 있는 휴가가 될 것이다. -편집자주

1208호 33면, 2021년 2월 2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