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라는 등산길에서』는 일상과 신앙의 여정을 풀어내는 안셀름 그륀 신부의 산행 에세이다.
‘유럽인의 멘토’, ‘독일의 성자’ 안셀름 그륀 신부는 등산을 하면서 얻은 경험과 교훈을 바탕으로 우리가 알고 있던 등산에서 일상과 신앙의 여정을 들여다볼 수 있음을 독자에게 상기시킨다.
『인생이라는 등산길에서』는 등산의 각 과정을 준비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우리의 일상과 신앙 또한 준비해서 살아 낼 수 있음을 안셀름 그륀 신부의 풍요로운 메시지가 담긴 읽기 쉬운 글로써 소개한다.
일상의 공간이자 신과 소통하는 공간, 산
하늘과 가장 가까운 지상의 공간은 산일 것이다. 산의 정상, 하늘과 가장 맞닿아 있는 곳을 우리는 ‘하늘 아래 1번지’라 부르기도 한다. 그 공간적 특수함으로 인해 예부터 산은 ‘신성한 곳’, ‘숭배의 장소’로 인식되었다.
성경의 창세기에는 하느님께서 세상 만물을 창조하신 후, 해가 뜨는 곳인 동쪽에 ‘에덴’이라는 동산을 두셨고, 탈출기의 모세는 시나이(호렙)산에서 주님의 천사를 만나 자신의 소명을 깨달았으며, 이집트를 탈출한 후 그곳에서 하느님을 뵙고 계약을 맺어 그 계약의 실천 사항인 십계명을 받았다.
예수님께서는 자주 산에 가시어 기도하셨다. 새 계약의 백성에게 참행복을 선언하셨던 곳도 산이었으며, 잡히시기 전날, 당신께 닥칠 고난에 고뇌하며 간절히 기도하셨던 곳도 올리브산이었다. 그러나 산은 유혹의 장소이기도 하다. 공생활 전 예수님께서는 산에서 악마에게 유혹을 받으셨다. 예수님께 산이란 계몽과 가르침 그리고 세상과 소통하는 장소이자 유혹과 고난, 두려움, 고독의 장소였던 것이다.
성장과 보상 그리고 귀환 삶의 축소판인 등산
‘계획–실행–결과’로 이어지는 일련의 과정은 동네 근처의 산에 오를 때도 물론이지만, 우리 각자가 자신의 삶을 살아갈 때에도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기도 하다.
안셀름 그륀 신부는 자신의 경험에서 가져온 등산에 관한 이야기를 우리가 일상에서 마주할 수 있는 상황에 비견해 이야기를 서술한다. 우리도 이미 등산에 대해 알고 있고, 많던 적던 등산을 해 본 경험 또한 갖고 있기에, 안셀름 그륀 신부 개인의 경험이 우리에게도 일어났을, 혹은 일어날 법한 이야기가 되어 감동으로 다가온다.
인생이라는 산을 지혜롭게 내려오는 길
한 사람의 인생은 하나의 산을 오르내리는 것과 같다. 단 한 번만 오르고 내릴 수 있는 산.
인생이라는 산을 내려온 후에는 새로운 여정이 기다리고 있다. 바로 하느님을 향한 여정이다. 그 여정은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홀로 누구의 도움 없이 걸어야 하는 길이다. 그곳이 “영원한 빛과 사랑으로 가득한” 곳이기를 희망하면서 우리는 그곳으로 향해 간다. 그 새로운 여정은 누구도 피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미래의 그 여정을 준비하면서 오늘을 사는 방법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준비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신앙의 안내자이면서 우리와 동시대를 살고 있는 안셀름 그륀 신부의 이 책은 낯선 산길에서 내 갈 곳을 알려 주는 반가운 이정표와도 같다.
저자: 안셀름 그륀(Anselm Grün)
성 베네딕토 수도회 수사 신부로 독일 상트오틸리엔 대학교와 로마 안셀모 대학교에서 철학과 신학을 공부했다. 현대인에게 그리스도교 영성을 널리 알렸으며, 현재는 피정 지도와 영성 지도, 강연과 저술 활동을 주로 하면서 철학과 신학, 경영학을 분석 심리학에 접목한 대중 강연과 상담도 하고 있다.
‘독일의 성자’, ‘유럽인들의 멘토’, ‘사제를 치유하는 사제’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저자는 지역과 종교를 뛰어넘어 많은 독자의 영혼에 깊은 울림을 주는 우리 시대 최고의 영성 작가이다.
저서로는 『우애의 발견』, 『피정하고 싶다』, 『자기 자신 잘 대하기』, 『딱! 알맞게 살아가는 법』, 『행복한 선물』, 『너 자신을 아프게 하지 마라』 등이 있습니다.
역자: 김기철
독일 뤼네부르크 대학교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고, 독일 림부르크 교구의 종신 부제 준비 과정에 참여하면서 성소를 키워 가고 있으며, ‘말씀지기베드로’라는 유튜브 채널에 꾸준히 성경 말씀을 녹음하여 나누고 있다. 프랑크푸르트 한인 성당에서 전례 분과장으로 봉사하고 있으며, 현재 프랑크푸르트에 소재한 전라남도 국제협력관 유럽사무소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1222호 17면, 2021년 6월 1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