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유네스코 세계유산(37)

하이타부와 다네베르크, 국경 고고학 단지
(Archäologischer Grenzkomplex Haithabu und Danewerk)


교포신문사에서는 2022년 특집 기획으로 “독일의 유네스코 세계유산”을 매 주 연재한다.
독일은 서독 시절이던 1976년 8월 23일 유네스코 조약에 비준한 이래, 48건의 문화유산과, 3건의 자연유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탈리아와 중국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세계유산을 보유하고 있다.
한편 아픈 역사도 갖고 있는데, 2009년 현대적 교량 건설로 인해 자연 경관이 훼손됨을 이유로 드레스덴 엘베 계곡이 유네스코 세계유산 목록에서 제명된 것이다. 유네스코 문화유산이 제명된 첫번째 사례였다.
독일의 유네스코 세계유산을 등재일 기준으로 구체적으로 살펴보도록 한다.


2018년 유네스코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다네베르크와 함께 하이타부는 수세기에 걸쳐 서유럽과 북유럽의 주요 해양 무역 및 교류 네트워크의 중심지이자 덴마크 왕국과 프랑크 제국의 국경 지역의 요충지였다.

이곳은 8세기부터 11세기까지 다양한 유럽의 문화 전통을 가진 사람들이 상호 교류하고 교역한 탁월한 증거를 간직하고 있다. 매우 잘 보존된 수많은 고고학적 자료 덕분에 헤데뷔와 대네비아케는 유럽 바이킹 시대의 경제·사회·역사적 발전에 대해 광범하고 다양한 해석을 가능하게 하는 중요한 학술적 유적지가 되었다.

탁월한 보편적 가치

하이타부(Haithabu))의 교역 중심지와 다네베르크(Danewerk))의 방어 체계는 기원 후 제1천년기와 제2천년기 초반에 유틀란트 반도의 슐레스비히(Schleswig) 지협(地峽)에 건설되었다. 흙으로 건설된 보루와 성벽, 해자, 정주지, 묘지, 항구 등으로 이루어진 유적들이 공간적으로 연관되어 하나의 단지를 형성하고 있는 유산이다.

독특한 지리적 입지 덕분에 하이타부는 스칸디나비아 반도와 유럽 본토, 북해, 발트 해 사이를 잇는 전략적 연결로를 만들었다. 발트 해의 작은 만, 여러 개의 강줄기와 광범위하게 펼쳐진 저지대의 늪지는 스칸디나비아 반도로 연결되는 남북 통행로를 제한하는 한편 좁은 육로를 통해 바다와 바다 사이를 통과하는 가장 안전하고 짧은 루트를 제공했다.

남쪽의 프랑크 제국과 북쪽의 덴마크 왕국 사이에 놓인 국경 지역이라는 독특한 상황 덕분에 하이타부는 유럽 대륙과 스칸디나비아 반도뿐 아니라 북해와 발트 해 사이를 잇는 핵심적인 무역 중심지가 되었다. 바이킹 시대 전체에 해당하는 3세기가 넘는 기간 동안 하이타부는 서유럽과 북유럽에서 부상했던 새로운 무역 도시들 중에서도 가장 규모가 크고 중요한 상업 도시로 발전했다. 10세기에 하이타부는 국경 지역과 포티지(portage, 좁은 강줄기나 만에서 수송)를 통제하는 다네베르크의 방어용 토루(土壘) 안으로 편입되었다.

국경과 포티지 위치의 중요성은 먼 곳에서 대량으로 수입된 것으로 보이는 하이타부의 풍부한 유물군(群)을 통해서도 잘 표현되어 있다. 많은 양의 유기체 유물을 비롯한 고고학적 증거는 8세기부터 11세기 동안 이곳에서 확장된 무역 네트워크와 문화 교류를 입증할 뿐 아니라 당시 북유럽 도시와 스칸디나비아 반도 상류층의 발전상을 가늠할 수 있게 한다.

도로의 흔적이나 구조물, 묘지 등을 비롯한 하이타부의 고고학 유적도 이 유산의 속성에 포함된다. 도시와 인접한 항구에는 바다를 향해 죽 늘어선 둑과 널리 알려진 4척의 난파선과 관련된 고고학적 매장지가 있다. 하이타부는 반원형의 성벽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언덕의 요새 위에서 내려다볼 수 있다.

인근 지역에서는 3개의 룬스텐(Runsten, 룬 문자가 새겨진 돌)이 발견되었다. 다네베르크와 관련된 유적으로는 ‘크룩드 월(Crooked Wall)’의 일부분, ‘메인 월(Main Wall)’, ‘노스 월(North Wall)’, ‘커넥션 월(Connection Wall)’, 코비르케(Kovirke) 연안 구조물, ‘이스트 월(East wall)’ 등이 있다. 이 유적들은 지상의 흔적으로 남아 있거나 지하나 수중에 고고학 유적으로 남아 있다.

완전성

6세기부터 12세기의 고고학 유적지와 구조물을 간직한 하이타부와 다네베르크는 무역 도시이며 연계 방어벽 단지이다. 이 지역은 기념물과 방어벽, 요충지, 그리고 하이타부-다네베르크 단지의 오랜 역사를 대변하는 전체 고고학 유적지를 비롯하여 모든 요소들이 유산의 가치를 표현하고 있다. 다네베르크를 대표하는 유적 가운데에는 일부 구역은 재건되었으며 부분적으로 신축된 성벽이 있긴 했지만 이는 방어 구조물의 건축 단계와 그 발전 과정을 잘 반영하고 있다.

완충구역은 중요한 뷰쉐드(viewshed, 한 지점에서 조망 가능한 지역)들을 보전하고 있으며, 향후 핵심 요소들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보호물이자 관리를 돕는 기능을 한다.

진정성

기념물들의 형태, 디자인, 자재 그리고 본질이라는 측면에서 이 유산에 대한 진정성의 조건은 충족된다. 하이타부는 버려진 이후에 사람이 거주하거나 다른 방식으로 건축된 적이 없기 때문에 고고학적 매장지로서 진정성을 확보하고 있다. 현재 도시의 약 95%가 미발굴 상태이고 나머지 5%는 고고학적 방법과 분석법을 적용하여 연구 중이다.

다네베르크에 대한 연구는 철저하게 기록되었고 19세기 요새만 재건되었다. 그러나 다네베르크의 나머지 부분은 오래된 성벽 구역과 뚜렷하게 구분된다.

1287호 31면, 2022년 10월 2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