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승한의사의 건강칼럼(140)

피부질환 ➀

치료를 해오면서 피부질환같이 다양한 종류의 질환이 있을까를 여러 번 생각해 본다. 피부병 환자가 찾아오면 의사들은 두통을 얻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종류도 다양하고 치료방법이 쉽지도 않다.

살아가면서 피부병은 다들 크고 작게 한 가지씩은 안고 살아가지 않을까 싶다. 정도차이고 종류에 따라 가볍게 생각해서, 나는 피부병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어느 누구도 한 가지 피부병은 다 가지고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피부질환은 몸의 여러 곳 또는 전신에 발생할 수 있다. 일부 질환은 유전적 성향이 강하지만 원인을 알 수 없는 경우도 있다. 피부질환은 치유가 되지 않는 것도 있고 일부는 치료 후 재발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반복되는 치료와 자가 요법으로 조절된다.

대부분의 전신 피부질환은 건강에 심각한 해는 끼치지는 않는다. 하지만 건선이나 습진과 같은 만성 질환은 삶의 질을 떨어뜨리고 장기간의 치료가 필요하기 때문에 어려움이 많다. 반면 일시적인 불편감만 초래하고 저절로 치유되는 질환도 있다. 그리고 약물 등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 때문에 생기는 몇몇 질환은 원인 항원이 제거되면 좋아진다.

여기서 피부질환 전체를 소개할 수는 없다. 허지만 우리가 살아가면서 또는 주위에서 흔하게 접할 수 있는 피부병을 소개하고 그에 대한 예방과 치료방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우선 몇 가지 피부질환 종류를 알아보자.

  • 건선(Psoriasis – Schuppenflechte)

피부가 부분적으로 붉어지면서 두꺼워지고 인설이 생기는 질환이다. 건선은 서유럽, 호주, 남아메리카, 일부 아시아 국가와 아프리카에서 흔한 피부질환으로 병변 부위가 항상 가려운 것은 아니지만, 전신의 여러 부위에 생기는 경우 신체적 불쾌감 외에도 사회활동에 지장을 줄 수 있다.

필자도 침을 놓기 위해 환자를 침대에 뉘였다가 다시 일으키면 침대가 인설로 하얗게 되어 있는 경험을 많이 했다. 사람들을 대하고 살아가야 하는 사회생활에 얼마나 위축이 되겠는가? 병변 부위에서는 사멸한 세포가 떨어져나가는 것보다 새로운 피부세포들이 더 빠르게 재생하여 피부가 두터워진다.

건선의 원인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감염, 손상, 스트레스에 의해 심해질 수 있다. 일부 유전적인 성향을 보이는 것으로 보아 유전 요인이 관여하는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 건선 환자 가운데 약 1/3이 가까운 친척 중에 같은 질환을 앓고 있기 때문이다. 항우울제, 고혈압 치료제, 베타 차단제 때문에 건선이 유발되는 경우도 있다.

사실상 건선은 피부완화제와 차단제로 치료를 시도하고 있지만 확실한 치료방법이 없는 실정이다. 필자도 몇 명의 환자들을 치료한 경험이 있지만 지금까지는 치료효과가 대체로 미미하다가 최근 몇 개월 전에야 필자가 처방한 한약으로 홀란드에 있는 환자를 치료한 예가 있다. 그것도 한약을 복용한지 4개월 만이다. 정말 치료하기 힘든 질병중의 하나다.

  • 습진

피부에 가려움증을 동반한 홍반성, 염증성 질환으로 때로는 작은 물집이 생기기도 하는 흔한 질환이다. 오래되면 자주 긁어서 두꺼워지며 일생 동안 간헐적으로 재발하는 질환이다. 주로 피부완화제로 피부를 보호하고 미지근한 물과 순한 비누로 씻으며 국소적 스테로이드제가 염증과 가려움증을 감소시키기 때문에 많이 사용된다. 피부에 자극을 주는 물질과의 접촉을 피해야 되며 생활에 많은 불편을 주는 질환이다.

  • 아토피성 피부염

심한 가려움증을 동반하는 전형적인 아토피성 피부발진은 보통 유아기에 처음 나타나서 아동기에는 종종 사라지지만 때로는 청소년기까지 피부발진이 악화되거나 어른이 되어서도 지속되는 경우가 있다. 태열이라고도 부른다. 아토피성 피부염은 가족 중에 천식이나 알레르기 비염 같은 알레르기 질환이 있는 경우에 흔히 생긴다.

성인기에 피부발진이 악화되는 경우도 있다. 이것은 스트레스, 온도 변화, 특정 음식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과 연관되어 있기도 하지만 대개는 뚜렷한 원인을 찾을 수 없다.

  • 가려움증

가려움증(소양증)은 매우 흔한 증상으로 여러 가지 피부 질환과 연관되어 있다. 피부의 일부 부분만 가려울 수도 있고, 전신이 가려울 수도 있다. 계속 긁으면 증상이 더 악화될 수 있는 질환이다.

주로 노년기에 많이 생기며 피부에 피가 날 정도로 긁어도 가려움증이 멈추지 않아서 생활에 많은 지장을 주는 질환이다. 특히 저녁에 더 심해져 잠을 자지 못하고 밤을 꼬박 새는 경우도 많다.

  • 접촉성 피부염

접촉성 피부염은 특정한 물질과의 접촉에 의해 발생하는 피부염증으로 두 가지 유형이 있다. 한 가지는 표백제같이 그 자체에 자극성이 있어 누구에게나 영향을 주는 자극물질에 의해 유발되는 것이고, 또 다른 한 가지는 알레르기성에 의한 것이다.

자극을 직접 유발하거나 알레르기성 반응을 유발하는 물질 중에는 화장품, 보석류, 단추, 귀걸이, 시계줄 등에 포함된 니켈, 피부연고제에 포함된 화학첨가물이나 약제, 꽃가루 같은 식물 등이 있다.

  • 지루성 피부염

지루성 피부염은 유아와 성인들에게 흔히 발생하는 발진이다. 유아에서는 두피 또는 기저귀를 찬 부위에 발진이 생길 수 있고 성인들에겐 얼굴의 중심부, 눈썹 부위, 두피 등에 발생하여 피부에 비듬을 유발한다. 지루성 피부염은 겨드랑이, 사타구니, 또는 가슴에도 발생할 수 있다.

원인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피부의 표면에 살고 있는 곰팡이 같은 생물의 과성장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 있다. 접촉성 피부염은 스트레스나 질병에 의해 재발되거나 심해질 수 있다.

(다음에 이어집니다.)

1272호 25면, 2022년 6월 2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