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덕

서범석

30여 년 동안 도이칠란트와 유럽 전역에 더덕씨와 모종을 나누어 드렸지요.

더덕도 나누고 정도 나누어서 많은 이웃들과 고국소식을 주고받으며 이웃관계를 유지하였습니다.

보이는 더덕은 저절로 자란물건이지요. 낱낱이 셀 수는 없어도 꽤 많습니다. 그 더덕모종을 값없이 골고루 나누어 드리겠습니다.

한 분한테 모두 드릴 수는 없고, 골고루 나누기 위하여 한 가정에 50개 정도 나누어 드리겠습니다. 요즈음 단비가 촉촉하게 내려서 지금이 더덕모종을 옮겨심기에는 딱 좋은 시기입니다.

50개만 잘 가꿔도 적은 게 아닙니다. 5년 뒤에 캐보세요. 상상에 맡깁니다.

더덕은 야생식물이라서 특별히 가꾸지 않아도 밑거름만 많이 주면 잘 자랍니다. 싹이 올라올 때 달팽이를 조심하면 잘 자랍니다.

이번에 나누어 드리는 더덕모종은, 잘 키워서 달팽이 염려를 하지 않아도 됩니다.

더덕 이파리는 스치기만 해도 그윽한 향기가 눈길을 돌리게 하지요.

지금 심는 더덕은, 올 가을부터 씨가 영글게 됩니다.

많이 번식을 시켜도 좋고 이웃들한테 많이 나누어서 우리 동포들이 사는 곳에 잔치상은 물론이고 가정에서도 더덕냄새를 물씬 풍기는 그날을 그려봅니다.

1274호 15면, 2022년 7월 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