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재경 아동을 소개합니다.

1995년 미국 메사츄세츠 메머리얼 병원에서 <카이리 잭슨>과 <부리엘 잭슨>이라는 두 여자 쌍둥이가 태어났습니다. 두 자매는 안타깝게도 예정일보다 12주나 빨리 세상에 나오는 바람에 몸무게가 1kg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설상가상으로 동생인 브리엘은 심장에 결함이 있었습니다. 의사들은 모두 브리엘이 오래 살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두 아기들은 각각의 인큐베이터에서 생존을 위한 투쟁을 벌이고 있었습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언니 카이리는 날이 갈수록 건강이 회복되어 가고 있었지만 동생 브리엘은 점점 쇠약해지며 하루에도 몇 번씩 죽음의 문턱을 넘나들었습니다. 의사들도 더는 손쓸 방법이 없었습니다.

한 간호사가 쌍둥이의 부모에게 작은 목 소리로 <죄송합니다. 브리엘은 얼마 남지 않은 듯합니다. >제대로 한 번 안아보지도 못한 친자식의 사형선고에 잭슨 부부는 망연자실하며 눈물만 하염없이 흘리고 있었습니다. <아가, 미안하다. 천국에서는 아프지 말고 건강해 다오……>의사들도 간호사들도 쌍둥이의 근황을 알고 있는 메머리얼 병원의 모든 직원들이 숨을 죽이며 쌍둥이의 생명에, 특히 브리엘의 절망적인 모습에 모두가 가슴이 먹먹해 졌습니다.

메머리얼 병원의 신생아실에 게일이란 간호사가 있었습니다. 그녀는 19년 동안 오직 신생아들만 돌보아 왔고, 특히 이번에도 카이리와 브리엘 쌍둥이를 담당하고 있었습니다. 그녀의 아버지는 지역 교회의 목사님으로 모두기 존경하는 겸손한 목회자였습니다. 게일 역시 하나님 중심의 가정에서 태어나 언제나 기도하는 사람이라는 별칭이 따라다닐 정도로 겸손하고 우아한 자매였습니다. 게일은 그동안 수많은 아기들을 접하면서 생명을 주관하시는 분은 하나님이시니 쌍둥이를 살려주실 것이라고 믿고, 간절히 기도하고 있었습니다.

특별히 모든 의사들이 브리엘을 포기하고 있을 때에도 게일 간호사는 브리엘을 향한 소망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모든 촉각을 곤두세워서 생명이 경각에 달린 브리엘을 쉬지 않고 관찰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인큐베이터 안에 있는 브리엘은 아픈 몸인데도 불구하고 언니인 카이리 잭슨과는 달리 게일 간호사에게 자꾸만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듯한 동작을 취한다는 것을 발견한 것입니다.

게일 간호사는 브리엘의 동작을 마음 속으로 첵크하면서 현재 브리엘이 계속적으로 말하고자 하는 것이 <나를 언니 카이리 곁으로 데려가 주세요>라고 말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레서 게일은 담당 의사에게 한 가지 제안을 했습니다. <카이리와 브리엘을 한 인큐베이터에 함꼐 있게 하자고.>

의사들은 의료규정에 어긋난다면서 반대하였습니다. 하지만, 쉬지 않고 비슷한 동작을 취하며 무엇인가 말하고자 하는 브리엘의 그 작은 몸짓은 바로 언니 곁으로 자기를 데려다 달라고 하는 신호라는 생각이 계속적으로 게일 간호사의 심장에 감동으로 부딪쳐 오는 것입니다. 게일 간호사는 해외에도 그러한 사례가 있다는 설명까지 하면서 담당의사와 부모의 동의를 얻어낼 수 있었습니다.

게일 간호사는 재빨리 언니 카이리를 인큐베이터 안에서 꺼내 아픈 동생 브리엘의 인큐베이터 안에 눕혔습니다. 그러자 그 작은 공간에서 놀라운 광경이 펼쳐졌습니다. 언니 카이리가 천천히 몸을 돌리더니 아픈 동생을 껴안는 것입니다. 작은 몸들의 포옹을 경외의 눈으로 지켜보던 의료진은 곧 더 놀라운 광경을 겪게 되었습니다. 두 생명체가 포옹을 하고 있는 사이, 위험 수위에 있던 브리엘의 혈액 내 산소 포화도가 정상화된 것입니다.

의료진은 기계가 오작동을 일으킨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기계들의 수치가 차례로 정상으로 돌아오고 브리엘이 숨을 고르게 쉬자, 그제야 자신들이 기적의 한 가운데 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이때, 게일 간호사는 두 생명체의 환생을 보면서 자신도 모르게 그만 그 자리에 무릎을 꿇으며, <아버지…….>하고 입속으로 나지막하지만, 온 힘을 다하여 하나님을 불렀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목에 걸려 있는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오른손으로 힘주어 꼬옥 쥐었습니다.

게일은 이 기적같은 경이로움을 만들어 내시는 분이 <예수 그리스도>바로 그 분이심을 확실히 알았습니다. 환희와 기쁨과 놀라움 속에서 의사들도 간호사들도 그 누구도 한 마디 말하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인턴 한 사람이 카메라를 가져와 사진을 찍는 소리만 들릴 뿐이었습니다. 마침내 브리엘은 살아남았습니다

삽시간에 이 소문이 메머리얼 병원 전체로 퍼졌습니다. 신생아실 주변으로 하나, 둘 직원들이 모여들더니, 나중에는 복도가 입추의 여지없이 메워졌습니다. 모두의 시선이 유리창 안으로 보이는 인큐베이터의 쌍둥이를 바라보며 함께 기뻐하고 있었습니다.

게일 간호사는 이번 쌍둥이의 경험을 통해서 귀한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이 우리를 덮을 때 그 놀라운 사랑의 힘은 지쳐 있는 우리뿐 아니라, 사랑에 굶주려 있는 모두를 다시 일으키는 능력의 힘으로 작용하게 된다는 것을, 그리고, 어떠한 절망의 순간에도 살아계신 하나님을 의지하고 신뢰하고 기도하면 반드시 기적이 일어난다는 것을.

게일은 신생아실을 나와 복도 끝에 있는 문을 열고 발콘으로 나가 하늘을 바라보았습니다. 초저녁인데도 벌써 별들이 하나 둘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19년의 간호사 생활의 보람이 이번처럼 진하게 느껴본 적은 없었습니다. <그래, 맞아, 행복이란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라기보다는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을 좋아해버리는 것이 더 행복의 모습에 가까울지도 몰라!>

게일은 유난히 서로 가까이에서 반짝거리는 두 별을 바라보며 문득 한 인큐베이터 안에서 서로를 보듬어 주며, 생명의 환희가 무엇인지를 알려준 쌍둥이 자매 같다는 생각을 하며, 자신의 십자가 목걸이를 만져 보고 있었습니다.

오늘 소개드리는 민재경 아동의 친부모는 아동이 어릴 적 이혼하였습니다. 이후 친모는 연락이 두절 되었고, 친부는 조현병으로 입원 치료 중입니다. 고령의 아동의 할머니께서 아동을 양육하기는 힘들고, 인근에 백부가 거주하나 아동을 돌볼 환경이 아니어서 아동은 경기도 군포에 위치한 공동생활 가정에 입소하여 생활하고 있습니다.

재경 아동은 2025년 기준 중학교 2학년 입니다. 매우 밝은 성격을 가지고 있고, 지적 능력이 부족하여 특수 학급에서 공부하고 있습니다. 그룹홈 협의회의 지원으로 학원을 다니고 있으며, 스포츠 바우처를 활용해 합기도를 배웁니다.

아동이 제일 좋아하는 과목은 미술입니다. 미술 수업을 들을 때면 가장 행복한 시간이라고 말합니다. 나누어 주는 것을 좋아하는 착한 성격을 가지고 있어 친구들과도 잘 어울립니다.

교민 여러분의 격려와 후원은 재경 아동에게 큰 힘이 될 것입니다. 여러분의 소식을 기다립니다.

감사하는 마음으로, 박해철 선교사 드림

1405호 34면, 2025년 4월 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