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로 (Kultursensible Altenhilfe HeRo e.V.)
한국의 TV에는 “냉장고를 부탁해”라는 장수 프로그램이 있다. 유명한 스타들의 집에 있는 냉장고의 식재료들을 그대로 가져와 냉장고 주인이 먹고 싶어 하는 음식을 유명 셰프들이 15분 동안에 만들어 냉장고 주인이 맛있는 음식을 선택하는 경쟁프로그램이다.
한국 최고의 셰프들이 만드는 음식이니 맛이 없을 수 없겠지만, 짧은 15분 만에 음식을 만들어 주인공을 만족시켜야 하는 매우 어려운 작업이다. 그러나 최고의 셰프가 오직 한 사람만을 위해 정성을 다해 만든 음식이기에 모든 출연자가 격하게 감동한다.
한국인은 음식에 있어서 세계 누구보다도 마음을 쏟으며 산다. 음식은 단순히 영양을 공급해주는 재료가 아니라, 공동체의 식구들이 함께 나누어 먹는 마음의 정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그러하기에 모든 음식에는 어머니의 ‘손맛’으로 표현되는 정성이 들어간다. 모든 음식에는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외에 과학적으로 표현할 수 없는 ‘정성’과 ‘사랑’이 들어가야 정말 맛있는 음식이 된다.
최근에는 K-Culture와 한식에 대한 관심이 많아져서 베를린을 비롯한 유럽의 많은 도시에 한식당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다. 세계인이 즐겨 먹는 한식으로는 치킨과 김치, 비빔밥과 불고기가 대표적인 메뉴를 기록했다. 이외에도 김밥과 잡채, 삼겹살, 순두부찌개 등도 해외에서 많이 팔리는 메뉴가 되었다.
외국인들이 한식을 선호하는 이유는 건강한 식재료를 가장 먼저 손꼽았다. 그리고 음식을 같이 먹는 식사 문화와 더불어 같은 재료로 다양한 조리법으로 여러 가지 맛을 내는 다양성과 먹음직스러운 색감의 플레이팅도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이런 한식 열풍을 이용한 가짜 한식당도 많이 생겨나고 있다고 한다. 식당 간판과 메뉴 이름만 한식일 뿐, 한식의 맛을 전혀 모르는 식당 주인과 조리사가 짝퉁 한식을 만들어 속여 파는 식당도 있다고 한다. 자칫 한식에 대한 평가를 떨어뜨리지 않을까 염려된다.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사단법인 해로에서 일요일마다 음식을 나누기 시작한 <존탁스카페>가 4년이 되었고, 주중에도 음식을 나누며 어르신들의 몸과 마음의 건강을 증진하기 위해 시작한 <해로하우스>도 1주년이 되었다. 어르신들의 경우 한 끼 식사만 잘하셔도 건강을 유지하는 데 매우 큰 도움이 된다.
해로의 식탁 공동체는 맛과 영양이 어우러진 건강한 식사를 변함없이 섬겨서 우리 어르신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홀로 사시거나 몸이 아픈 어르신들이 식사를 못 하시는 일이 없도록 도우려는 사랑의 마음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어르신들의 음식을 준비하기 위해 처음에는 한두 사람이 수고했지만, 지금은 여러 사람이 함께 힘을 보태서 준비하고 있다. 식사 인원이 늘어나고 거의 매일 식사를 하기 때문에, 재료 준비에서부터 조리와 서빙에 이르기까지 돕는 사람이 많이 필요하다. 기쁨으로 하는 봉사지만, 지혜롭게 하지 않으면 지치기 쉽다.
감사하게도 선교사인 이명애 사모와 이현주 사모가 주방 책임을 맡아서 어르신들의 식탁을 책임지고 있다. 이런 헌신된 분들이 열심히 섬겨 주셔서 큰 어려움 없이 어르신들을 잘 섬기고 있어 감사하다.
우리 식탁에서 빠지지 않는 것이 김치다. 해로에서 가장 인기 있는 반찬도 역시 김치다. 밥과 김치만 있어도 식사할 수 있다고 하실 정도다. 김치는 어떤 메뉴와도 잘 어울린다.

해로 김치는 일반 식당에서 먹는 김치와는 색깔부터 다르다. 해로 김치를 처음 드신 분들이 누가 만들었냐고 많이 물을 정도로 김치가 맛이 있다. 해로의 김치는 한국에서 가져온 고춧가루를 사용하여 매운 것을 못 드시는 어르신들까지 배려해서 비법의 양념을 만든다.
배추는 좋은 소금으로 알맞게 절여, 약간 덜 맵지만 시원한 김치를 직접 만들어 숙성 과정을 거쳐 식탁에 올리고 반찬 배달도 한다. 그러다 보니 매번 김치를 담그는 양이 제법 많아서, 늘 김장을 하는 것과 같다.
해로 존탁스카페는 점심 식사 후에 어르신들의 생신을 기억하고 축하해 드린다. 케이크도 직접 바로 만들어 맛과 정성을 다한다. 생일이 있는 주일마다 김영자 이모님께서 미역국을 맛있게 끓여서 대접해 주신다. 생일에는 불고기와 잡채, 나물과 전 등, 어르신들이 좋아하는 음식으로 식탁이 더욱 풍성하다.
해로의 식사는 정말 많은 정성이 들어간다. 균형 잡힌 영양가는 물론, 반찬의 색깔까지 고려하고, 특정 음식을 못 드시는 분들까지 배려해서 때로는 두 가지로 나누어 반찬을 준비하기도 한다. 음식을 만드시는 분들 모두 베테랑들이지만, 유튜브를 통해서 한식 대가들의 최근의 요리 방법도 공부하며 참조하고 있다.
무료 식사라고 해서 어르신들을 대접하는 일에 대충이란 있을 수 없다. 왜냐하면 가족처럼 생각하는 마음으로 정성을 다해 식사를 만들고 최선을 다해 대접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해로의 주방 봉사자들은 음식에 대해서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으려고 열심과 정성을 다하고 있다.
해로는 프로그램마다 노래와 찬양을 부르며 기쁨으로 살아가시도록 우리 어르신들의 마음의 건강도 챙겨드리고 있다. 매번의 모임마다 몸이 아픈 분들이나 어려움을 당한 분들을 위해 목회자들이 앞장서서 합심해서 기도하고 있다. 놀랍게도 합심하여 정성껏 기도한 제목마다 복되게 응답이 되는 것을 경험하며 함께 기뻐하고 있다.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했다. 정성을 다한 섬김에 우리 어르신들이 기뻐하고, 한마음으로 올려 드린 기도에 하늘의 복된 응답이 있음을 믿는다. 해로의 모든 섬김마다 정성을 다하고 최선을 다하는 섬김이 되기를 다짐해 본다.
“너는 마음을 다하고 정성을 다하고 뜻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고,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마가 12:30,31)
박희명 선교사 (호스피스 Seelsorger)
1452호 16면, 2026년 3월 2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