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름은 순철입니다. 함경북도 회령에서 태어났습니다. 2012년 제 나이 열일곱 살 때 북한을 탈출해서 대한민국으로 넘어 왔습니다. 저의 탈북으로 늙으신 어머니가 정치범의 가족으로 수용소에 갇히신지 7년이 흘렀습니다.
드디어 저는 꿈에도 잊을 수 없었든 어머니를 대한민국 땅으로 모셔오려는 결심을 하고, 2019년 7월 28일, 강원도 고성 해변에서 물 속으로 뛰어 들었습니다. 4시간을 헤엄처서 북한 땅을 밟았어요. 어머니를 태우고 갈 작은 고무튜브와 소지품들을 바닷가 바위틈에 숨기고, 함경북도 회령을 향해 걷기 시작 했습니다. <여기까지가 지난 주의 줄거리 입니다.>
저는 낮에는 숨어 지내고, 밤에는 회령을 향해 걸었습니다. 배가 고파서 초코바 한 개를 먹었습니다. 해가 지자, 저는 다시 길을 피해서 산길로만 밤새 걸었어요. 4시간을 바다를 헤엄처서 왔으니 다리가 천근만근 이었지만, 멈출 수는 없었어요. 하루라도 빨리 어머니를 찾아야 했어요.
이틀째 밤, 드디어 멀리서 회령 불빛이 보였어요. 옛날 우리 집 앞에 섰어요. 불은 꺼지고, 인기척은 없었습니다. 저는 17년이나 살았던 그 집을 한참동안 바라보았어요. 눈물이 흘렀습니다. 우선 7년 동안 보지 못한 어머니의 소식을 들어야 했어요. 옆집 김씨 아주머니 집으로 갔어요.
한 밤중에 문을 두드리면 놀라실 줄은 짐작 했지만, 다른 방법이 없었어요. 저는 대문을 가만히 그러나 힘을 주어서 두드렸습니다. “똑, 똑, 똑,” 아무 소리도 없었습니다. 저는 다시 “똑, 똑, 똑” 3번을 두드렸습니다. 인기척이 들리고 발소리가 나며, 누구인가 조심스럽게 대문을 여는데 어둠 속에서 얼굴이 보였습니다.
<누, 누구요?> 김씨 아주머니였습니다. 저는 아주 작은 목소리로, <아주머니, 저….순철이요.> 아주머니 눈이 커졌습니다. <뭐, 뭐라고? 남조선 간 순철이.> 아주머니가 놀라서 뚫어지게 나를 쳐다보더니, <아이고, 세상에….. 쉿, 조용히,> 대문을 닫고 방으로 들어갔습니다. 어두운 방에 작은 호롱불 하나가 켜 있었습니다.
<야, 순철아, 이게 어떻게 된 일이냐? 남조선에서 어떻게 여길 온거냐?> <바다로 헤엄쳐 왔어요> <뭐? 미첬구나. 진짜 미첬어. 여기 오면 죽어. 잡히면 끝이야.> <알아요. 어머니 데리러 왔어요.>
김씨 아주머니 표정이 굳어 졌습니다. <너희 엄마가 협동농장에서 일 하는데 많이 힘들어.> 가슴이 철렁 했습니다. <니가 남조선 갔다고 보위부에 끌려갔는데, 때리고, 굶기고….. 정치범 가족으로 분류 되서 농장으로 보내졌어. 거기서 강제 노동 하고 있어.>, <어느 농장 이에요?>, <여기서 십오리쯤 가면 정치범 가족들만 모아 놓은 농장이 있어. 거기야.>
저는 일어섰습니다. <야, 순철아, 지금 가면 안 돼, 감시원이 있어. 걸리면 둘 다 죽어. 내일 밤에 가. 내가 길 알려줄께. 내가 농장에 아는 사람이 있어. 순찰 시간도 알 수 있어. 내 말 들어. 하루만 저 다락에 숨어 있어.>
그날 밤 저는 잠을 잘 수가 없었어요. 다음 날 밤, 김씨 아주머니가, <순철아, 지금 가자.> 저는짐을 챙겼어요. 두 시간쯤 걸었을까, 멀리 낮은 건물 몇 채가 옹기종기 보였어요. <저기야, 세번쩨 건물, 너희 엄마 저기 있어.> 아주머니가 말하면서 손가락으로 가리켰어요. <감시원이 지금은 안 돌아 다녀. 그냥 초소에 있는 시간이야. 조심 해야 해.> <아주머니 감사해요. 은혜 잊지 않을께요> <그래, 너희 엄마 데리고 빨리 도망 쳐.>

저는 발자국 소리를 죽이며, 3번째 건물 앞에 섰습니다. 가슴이 “쿵 쿵” 소리를 내며 뛰었어요. 그리고 조심스럽게 문을 밀었어요. 캄캄해서 잘 보이지 않았지만, 어두움에 눈이 적응하니, 다섯 명의 여자들이 자고 있었어요. 저는 한 사람, 한 사람을 살펴보았어요. 첫 번째 사람, 아니었어요. 두번 째 사람 아니었어요. 세번쩨 사람…. 저는 심장이 멈추는 듯 했어요. 어머니였습니다.
많이 야위였어요. 광대뼈가 튀어 나왔고 눈이 푹 꺼진 모습이 완전히 늙은 할머니 였습니다. 67세 이시니까 당연 했지만, 저는 볼에서 흘러 내리는 눈물을 닦을 생각도 하지 못하고 조심 스럽게 어머니를 흔들어 깨웠습니다. <어머니, 어머니, 일어나세요.>저는 속삭이듯이 말 했습니다. 어머니가 어둠 속에서 제 얼굴을 보시고 <누, 누구야?>라고 쉰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어머니, 저 순철….쉿….> <뭐? 뭐라고? 어머니의 손이 저의 뺨과 귀를 만지셨어요. 그리고 뼈만 남은 팔로 나를 끌어 안으셨어요. > 아이고, 아이고, 내 새끼.> <어머니, 우리 시간 없어요. 새벽 전에 움직여야 해요.>그리고 농장을 빠져 나와 어머니를 등에 업고 밤새 산길을 골라 걸었습니다. 어머니는 생각 보다 가벼웠습니다. 낮에는 바위틈에서 숨어서 자고, 밤에는 행진을 계속 했습니다. 어디선가, 바다 냄새가 나기 시작 했습니다.
그 때, 뒤에서 개 짖는 소리와 함께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나는 죽기를 각오하고 어머니를 업은 채로 뛰었습니다. 바다가 보였습니다. 저는 제가 숨겨 놓은 고무보트를 찾았습니다. 그대로 있었습니다. 공기 주입구를 열고 펌프를 밟았습니다. 보트가 부풀어 올랐습니다. 뒤를 돌아다보니, 손 전등 불빛이 여럿 보였습니다. 가까워지고 있었습니다.
저는 보트를 물가에 끌고 가서 어머니를 태우고 보트를 물속으로 밀었습니다. 이때, “탕! 탕! 탕!” 총소리가 들렸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어두움이 걷히지 않아서인지 총알은 우리를 빗나갔습니다. 저는 죽을힘을 다하여 수영을 하며 보트를 밀고 또 밀었습니다. 이때, 북한 해안 경비정의 불빛이 바다 여기저기를 비취기 시작 했습니다. 어머니는 보트에 납작 엎드리고 나는 보트 모서리를 잡은 채 머리를 물속으로 집어넣었습니다. 얼마 있지 않아 경비정이 사라졌습니다.
나는 다시 죽을힘을 다하여 팔과 다리를 움직였습니다. 긴장이 풀려서 인지, 더 이상 팔도 다리도 말을 듣지 않았습니다. 벌써 몇 시간이 흘렀습니다. 기진맥진해서 그대로 물속으로 가라 앉을 것만 같았습니다. 저는 온 마음을 다해 제 입 속으로 중얼 거렸습니다.< 더, 가야 해, 더 가야 해!>저는 거의 의식이 없었습니다. 다리도 더 이상 움직여 지지 않았습니다. <안돼, 여기서 멈추면 안돼!.> 근데 몸이 따라주질 못했습니다. 점점 가라 앉는 느낌 이었습니다.
그때 엔진 소리 같은 것이 들렸습니다. <북한 경비정인가? 잡히는 건가?> 저는 고개를 들었어요. 물이 눈에 들어가서 잘 안 보였습니다. 희미하게 하얀 색의 배가 보였어요. 그리고 .태극기의 깃발이 펄럭이고 있었어요. 한국 해경 이었습니다.
저는 손을 들었어요. 흔들 힘도 없었지만, 손을 흔들었어요. <여기요, 여기.>목이 쉬어서 소리도 나오지 않았지만요. 누구인가 해경보트에서 뛰어내려 수영을 해서 저에게 왔습니다. 그가 나에게 다가오자 저는, <어머니가….보트에….>그 말을 하고 저는 정신을 잃었습니다.
눈을 떴을 때, 하얀 천장이 보였습니다. 병원이었어요. 링거를 맞고 있었습니다. 온몸이 쑤셨습니다. 손가락 하나 움직이기 힘들었습니다. 고개를 돌려보니 옆 침대에 어머니가 계셨습니다. 눈을 감고 주무신 채로 팔에 링거를 꼽고 계셨습니다.
<해 냈구나! 진짜 해 냈구나! 어머니를 진짜 남쪽으로 데려 왔구나!> 그곳은 강원도 속초병원이었습니다. <저희 어머님은 괜찮으세요?>간호사는, <탈진이랑, 영양실조가 심하시지만, 생명에는 지장 없어요.>
그 일이 있고 6년이 지났습니다. 저는 서른 살이 됐고, 어머니는 올해 일흔 셋이 되셨습니다. 지금 우리 모자는 서울에서 북한식 순두부 전문 식당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어머니 다리는 수술을 받으셨고, 예전 보다 훨씬 좋아 지셨습니다. 저는 학교나 단체에서 강연초청이 있을 때, 바다를 헤엄처서 어머니를 구하러 간 이야기를 하면 사람들이 막 울어요. <정말, 미친 짓이었죠. 바다를 헤엄처서 북한에 들어가다니요. 돌이켜 생각해 보면 꿈만 같아요.>
제가 강연에서 빼먹지 않고 하는 말이 있어요. <불가능해 보여도, 미친 짓 같아도, 포기하지 마세요. 방법은 있어요. 여러분도 할 수 있어요!!!> 존경하는 교민 여러분, 여러분도 할 수 있습니다!!!

오늘 소개드리는 한이걸 아동은 서울시 강서구에 위치한 장애인 시설에서 거주하고 있습니다. 아동은 어머니의 방임으로 인해 현재의 시설에 오게 되었고, 현재 엄마는 연락두절 된 상황입니다.
2026년 현재 아동은 특수학교(중등) 3학년에 재학중인 15세의 남자 아동입니다. 매사에 호기심이 많고 활동적이며 에너지가 넘칩니다. 아동은 생각보다 상대에 대한 배려심도 있고, 정서가 따뜻한 편입니다. 산만함, 부산스러움, 충동성 등 자폐 성향이 있으나, 지원자들이 이해하면서 바람직하게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하여 성장하면서 조금씩 감소하고, 긍정적인 행동은 증가하고 있습니다. 규칙적인 생활로 인하여 아주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
교민 여러분의 관심과 격려는 한이걸 아동에게 큰 힘이 될 것입니디. 여러분의 소식을 기다립니다.
감사하는 마음으로, 박 해 철 선교사 드림.
1459호 34면, 2026년 5월 1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