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9회: “철저한 대비보다 나은 것은 없다!”

특별 연재

해로 (Kultursensible Altenhilfe HeRo e.V.)

149회: “철저한 대비보다 나은 것은 없다!”

<레드팀>은 군대의 훈련에서 적군 역할을 맡긴 전술팀을 일컫는 말이다. 오늘날에는 정부나 회사에서 어떤 계획이나 정책을 만들 때, 문제점과 오류를 찾아내려고 반대하는 편에 서서 공격적으로 검증하는 팀을 가리키는 용어로 사용되고 있다. 실패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일부러 딴지거는 사람들’을 세워, 정책을 시행하기 전에, 미리 비판하고 반대하는 논리를 가지고 정책을 살펴봄으로써 실패의 가능성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다.

레드팀은 획일적으로 무조건 찬성하는 생각을 방지하는 기능을 한다. 조금 더 심하게는 아예 미래에 프로젝트가 실패했다고 가정하고 그 이유와 원인을 사전에 토론하여 미래의 위험 요소를 제거하는 ‘사전분석접근(premortem)’이라는 방법을 쓰기도 한다.

가톨릭교회가 어떤 인물을 ‘성인’으로 공식 선포하는 시성식(諡聖式)을 할 때도, 후보자의 덕행과 기적을 조사하는 절차에서 그가 행한 일의 진실성을 의심하고 일부러 반대 의견을 제시하는 역할을 하는 레드팀과 같은 ‘악마의 변호인(Advocatus Diaboli)’를 세운다고 한다. 철저하지 못한 검증으로 나중에 문제가 생기는 것을 미리 대비하려는 것이다.

손자병법에서도 ‘지피지기 백전불태(知彼知己 百戰不殆)’라고 하여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고 하여 철저한 대비를 하라고 하였다.

사람은 항상 합리적인 판단만을 내리지는 않는다. 자신이 믿고 싶은 정보만 받아들이고, 낙관적으로 판단하고, 위험은 과소평가하려는 경향이 있다. 게다가 나이가 들어갈수록 생각은 더욱 굳어져서 변화를 힘들어하게 된다. 이제는 생각을 유연하게 하고 젊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그들이 이끄는 대로 따라가는 것이 지혜롭게 사는 삶이다.

어르신들도 젊었을 때는 스스로 판단하고 왕성하게 활동을 한 것처럼, 지금 젊은 세대들도 어르신들 젊을 때 못지않게 지식과 지혜가 많다는 것을 인정하고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요즘 젊은이들이 AI와 같은 신문명의 도움을 받아 오히려 더 많은 정보와 판단 도구를 가지고 있다고 보아도 좋을 것이다.

이제 몸이 굳어지고 많이 불편해진 우리 어르신들의 경우에는 젊은 세대들의 도움을 받으며 살아가려는 마음을 더욱 가져야 한다. 더욱이 요즘은 어르신들의 일상생활을 도와주는 편리한 기계와 시스템이 많이 개발되어 있기 때문에 그런 기계들을 사용하려는 마음을 가지는 것이 좋겠다. 나와 반대되는 생각을 가진 젊은이들의 권고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필요하다.

처음에는 다소 어렵게 느껴지겠지만, 몇 번만 반복해서 사용하면 금방 익숙해질 것이다. 특별히 어르신들의 안전과 관련한 간단한 기기들을 가까이하면 일상생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최근 해로 하우스에서는 1세대 어르신 30여 명의 참가 신청을 받아, 어르신들의 안전한 일상을 돕기 위한 응급호출 시스템 (Hausnotruf)을 소개하는 세미나를 열었다. 이번 세미나는 ASB Berlin (Arbeiter-Samariter-Bund Berlin)과 함께 마련하였는데, ASB는 독일 노동 현장에서의 위기 상황을 돕는 데서 출발한 단체로, 지금은 자선적이고 박애적인 목적으로 재난과 응급상황에 있는 사람들에게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날 세미나는 집에서 혼자 생활하시면서 건강상의 이유로 응급상황이 생길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불안을 느끼는 어르신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기획되었다. 이날 강의에서는 응급호출 시스템이 어떤 방식으로 작동하는지, 실제 위급상황이 발생했을 때 어떤 절차로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 그리고 비용과 보험 적용 가능성에 대한 설명으로 이루어졌다.

강연을 맡은 ASB Berlin의 Tala Beuter 선생님과 동료 담당자는 Hausnotruf의 기본 기능뿐 아니라 설치 과정, 이용 방법, 장기 요양보험 (Pflegeversicherung)을 통해 비용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대상과 절차 등에 대해 어르신들에게 알기 쉽게 설명해 주었다. 또한 참가자들이 궁금해하는 구체적인 질문에 친절히 대답해 주었고, 어르신들 각자의 생활 상황에 맞는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안내를 제공해 주었다.

무엇보다 이날 세미나는 단순한 정보 전달에 그치지 않았다. 강연 후에는 혼자 생활하고 계신 한 어르신이 현장에서 바로 ASB 담당자와 상담을 할 수 있었고, 실제로 가정을 방문하여 설치하는 상담을 하였고, 개별 예약 Termin까지 잡는 등 매우 구체적인 도움으로 연결되었다.

이는 응급호출 시스템에 대한 정보가 어르신들의 일상생활에서의 안전에 매우 도움이 되는 것으로 평가되었고, 어르신들에게 매우 필요한 의미 있는 강좌였다고 평가되었다.

해로는 응급호출 시스템뿐만 아니라, 혼자 살고 계신 고령의 우리 어르신들이 가지고 있는 어려움과 문제들을 돕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하려고 한다. 혼자서 생활하시기 힘든 어르신들이 함께 모여 사는 시니어 그룹홈을 언젠가 만들어야 하기에 방법을 찾으며 기도하고 있고, 집에만 계신 어르신들을 해로하우스에 모시고 나올 수 있는 차량도 준비하려고 계획하고 있다. 이외에도 독일 전역에 흩어져 살고 계신 어르신들을 효과적으로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

해로가 이런 문제들을 해결할 힘이 아직은 없지만 이런 일들을 위해 마음을 모아 간절히 기도해 주시면 머지않아 가능하리라고 믿는다.

“그날과 그 시간은 아무도 모른다. 그러니 항상 깨어 있어라.”(마태복음 25:13)

박희명 선교사 (호스피스 Seelsorger)

사진: 응급호출시스템 (Hausnotruf) 강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