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휴일을 맞이하여 우리 동네 야유회가 열렸다.
11시부터 시작인데 9시가 지나니 한 명, 두 명 등장하기 시작한다. 이분들이 계셔서 많은 사람들이 재밌는 자리를 즐길 수 있는 듯하다.
고기 20kg을 재워 오신 회장님. 고등어 15kg을 손질해 오신 회원님. 각각 자신이 할 수 있는 것들 하나씩 솜씨를 발휘해 주신 수많은 분들. 스스로 젊다고 생각하시는 남자 분들은 알아서 고기를 굽기 위해 장갑을 끼고 숯불을 피운다. 매번 참 신기하게도 뭘 해오겠다고 사전 상의를 하지 않는데도 알맞은 반찬과 적당한 디저트들로 한 상이 차려진다는 것이다.
한 달 전부터 몇 종류의 김치를 미리 담아 준비해 놓으신 회장님.. 회장님이 솔선수범을 하니 나머지 회원들은 알아서 착착 움직인다. 이도 저도 준비해 오지 못하신 분들은 먹는 것을 열심히 하시기도 한다. 먹는 역할도 당연히 중요하다.
미리 와서 청소하고, 의자 세팅하고, 미리 준비한 물품들 비치하고, 커피부터 끓이고 밥을 두 솥 가득 해놓고.. 일이 척척 진행된다.
올해 5월, 독일엔 징글징글 비도 많이 오고, 어젯밤까지도 천둥 번개에 소나기가 엄청 내렸는데, 오늘은 해가 반짝인다. 비가 올까 봐 천막을 두 개나 가져와서 폈는데.. 오후가 되니.. 비가 올 듯 말 듯. 자리가 없어서 서서 식사를 하신 분들도 계셨는데.
일찍 가신 분들이 생기니 비가 오기 전에 천막 가져온 분을 생각해서 천막은 미리 걷었다. 천막은 사람들에게 비를 피하게 해주기도 하지만 비 맞은 천막은 다시 펴서 말려야 하는 수고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한곳에 옹기종기 모여 앉으니 더 정겹다.
행사가 시작하기 전에 국기에 대한 경례와 애국가 제창, 순국선열들에 대한 묵념은 빠질 수 없다. 우리 임원진들 센스가 만점이라 개회식은 짧고 굵게. 참 좋다!
이제 먹고, 마시고, 웃고, 떠들고 놀기.
오랜만에 만난 회원들 간에 밀린 이야기가 끝도 없다. 올해는 유독 많은 사람들이 참여해 주셨고, 기부금도 많이들 내주셔서 한인회 살림에 많은 도움이 될 듯하다. 또 남은 음식들은 사이좋게 나눠 집으로 가지고들 가셨다. 이게 한국인의 정이지..
모두들 건강하셔서 내년에 이 자리에서 오늘 같은 모습으로 다시 뵙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봄 햇살 아래 여유로운 시간들을 즐길 수 있는 오늘. 충전 가득. 또 열심히 살아보자! 파이팅!
기사제공: 레버쿠젠한인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