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포사회를 향한 두 분의 헌신을 기억하겠습니다”
에센한인문화회관에서는 지난 9월 6일, 재독 동포사회를 위해 헌신하고 애국의 발자취를 남긴 이수구 박사와 윤행자 전 재독한인간호협회장을 기리는 동판 제막식을 개최했다. 두 사람의 헌신에 감사하는 마음을 동판에 새겨 그 뜻을 오래도록 기억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ʻ한인문화회관을 위한 모금과 독거노인에 대한 지속적 지원에 힘써온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 제3대 이수구 총재
이수구 박사는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 제3대 총재를 지냈으며, 2011년경 에센한인문화회관을 처음 방문했다.
당시 독일 동포사회는 자체적으로 모은 회관 건립 후원금과 파독 광부들의 한국 적립금 등을 바탕으로 비어 있던 성당 건물을 매입했지만, 주차장 규격 문제로 에센시청으로부터 건축허가를 받지 못해 회관 운영 자체가 중단될 위기에 놓여 있었다.
이러한 어려운 상황을 전해 들은 이수구 박사는 회관에 재정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고 한국에서 여러 방면의 지원을 이끌어내며 문화회관이 안정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힘을 보탰다.
뿐만 아니라 간호협회와 장애인협회 등을 통해 전달되는 독거노인 지원금이 지난 14년 동안 끊이지 않고 이어질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지원의 길을 열어준 것도 이수구 박사의 큰 공로로 꼽힌다.

ʻ문화회관을 위한 일이라면 모든 일을 제쳐 두고 독일 관청을 찾았던 윤행자 전 재독한인간호협회장ʼ
윤행자 전 재독한인간호협회 제13대 회장이자 전 문화회관 관장은 문화회관을 마치 자신의 집처럼 드나들며 회관의 발전을 위해 앞장섰다. 특히 회관과 관련해 독일 관청을 찾아갈 일이 있을 때면 독일인 남편과 함께 시청을 찾아가 여러 시간을 기다려서라도 시장을 직접 만나 문제 해결을 호소하는 등 동포들의 보금자리인 문화회관을 마련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이날 오전 10시 30분 에센문화회관•광부기념회관 앞에서 열린 제막식은 할매북팀의 힘찬 북춤 공연으로 시작됐다.
고창원 파독산업전사세계총연합회 회장은 인사말에서 “이수구 박사님과 윤행자 회장님의 도움이 없었다면 우리가 지금 이 회관에서 편안하게 행사를 즐길 수 없었을지도 모른다”며 “두 분이 살아 계실 때 감사의 마음을 동판에 새겨 후세에도 그 뜻을 알리고 싶었다”고 밝혔다.
박소향 재독한인간호협회장은 “우리가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한인회관을 앞으로도 잘 지키고 함께 사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오늘 회관을 위해 후원하고 함께해 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회관 초창기부터 많은 수고를 아끼지 않았던 고창원 회장에게도 감사의 뜻을 담은 동판을 마련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김상근 재독일한인체육회장은 단체장을 대신한 축사를 통해 두 사람이 문화회관을 위해 보여준 헌신과 업적을 소개하며 참석자들에게 감사의 박수를 부탁했다.
이수구 박사는 감사 인사에서 “할 일을 했을 뿐인데 과분한 말씀과 함께 동판까지 마련해 주셔서 몸 둘 바를 모르겠다”며 겸손한 소감을 전했다.
이어 “당시 이곳은 쓰레기장을 연상시킬 정도로 열악했는데, 오랜만에 와보니 앞뒤로 잔디가 잘 정리되어 있고 주변 환경도 아주 깔끔해져 손색이 없어 기쁘다”고 말했다.
윤행자 전 회장은 “행동 하나하나를 할 때마다 이마에 ‘나는 대한민국 사람이다’라는 표가 붙어 있다는 자세로 행동했다”고 회고했다. 이날 행사에는 자녀들도 함께해 자주 집을 비울 수밖에 없었던 어머니의 삶을 돌아보며 미안한 마음과 애틋한 가족애를 전하기도 했다.
참석자들은 커팅식을 가진 뒤 동판 제막식을 지켜보며 두 사람의 헌신에 감사의 박수를 보냈다.

이번 동판 제막식은 (사)파독산업전사세계총연합회와 (사)재독한인간호협회가 공동 주최했으며, 주독 한국대사관, 재외동포청, 김계수 박사, Kim’s Asia, Ko 약국 등이 후원했다.(편집실)
1474호 12면, 2026년 9월 1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