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의 광장들(7)

베네치아(Viazza di Venecia)광장에 가보면

Roma, 거꾸로 하면 라틴어로 사랑이라는 뜻의 Amor. 한번 방문하면 언젠가 다시 한 번 방문하게 된다는 묘한 매력이 있는 도시 로마.

일찍이 고대 세계의 중심지였고 중세, 르네상스, 바로크 시대를 통해 오랜 시간동안 유럽문명의 노른자위였다. 수많은 문화유산을 간직하고 있는 도시, 여러 왕국과 공화국의 수도였으며 정치적 군사적으로 고대 지중해 연안전체를 지배했던 제국의 수도. 이러한 과거의 도시 로마는 현재도 우리에게 묘한 매력을 풍긴다. 인류 문명에 대한 옛 기억을 되살리며 고전에 대한 추억을 떠올리는 것은 단순한 역사에 대한 향수가 아닐 것이다. 기원전 8세기 베스타 신전의 신녀 레아 실비아는 전쟁의 신 마루스와 사이에서쌍둥이 형제 로물루스와 레므스를 낳는다. 낳자마자 테베레 강변에 버려진 이들 형제는 늑대 젖을 먹고 자라나 테베레 강변주위의 언덕 팔라티노에 나라를 세운다. 바로 건국신화에 등장하는 로마의 기원이다. 로마는 도시의 젖줄 구실을 하는 테베레 강을 따라 펼쳐지는 7개의 언덕주변에서 형성된다. 그 중 하나인 카피톨리노 언덕 앞에 조성된 것이 베네치아 광장이다.

모든 길은 베네치아 광장으로

로마의 수많은 광장 중 가장 근대 조성된 베네치아 광장(Piazza Venezia)은 로마시내에서 가장 규모가 큰 광장으로서 카피톨리노 언덕 앞에 만들어지면서 오늘날 교통의 중심역할을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로마 관광의 출발점으로 삼는 베네치아 광장은 테르미니역에서 27번 버스를 이용하여 10분 정도의 근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광장은 넓고 크며 북쪽 정면으로 난 로마의 주 도로인 비아 델 코르소(Via dell Corso)를 통하여 반대편 끝에 로마의 관문인 포폴로 광장이 연결된다.

베네치아 광장에서 북동쪽으로 뻗어 있는 길은 나치오날레 거리이고 그 반대쪽인 바티칸 방향으로 비토리오 엠마누엘2세 거리가 열려 있다. 동남쪽으로는 고대 유적과 콜로세움이 이어져 있는 포로 임페리얼 거리가 이어져 있고, 북쪽으로는 로마의 주도로인 코르소 거리와 최고급 쇼핑가인 콘도티 거리가 이어지고 있다.

광장 왼편에는 르네상스풍의 베네치아 궁이 있다. 과거 베네치아 공화국의 대사관 관저로서 2차 세계대전 전에는 무솔리니가 거주했었고 광장으로 향한 2층 발코니는 무솔리니가 광장을 가득 메운 군중들에게 참전 선포 연설을 했던 장소로 유명하다.

거대한 웨딩케이크같은 비토리오 엠마누엘 2세 기념관

베네치아 광장 전면을 멋있게 장식한 비토리오 임마누엘2세 기념관은 이탈리아 통일선포50주년을 기념하여 건축가 쥬세페 샤꼬니에 의하여 만들어진 것이다.1885년에 착공하여 1911년에 완공한 것으로 당시 전 유럽에 성행하던 신고전주의 양식으로 완성된 것이다. 높은 기단위에 반듯 반듯한 계단들. 거대한 외형과 더불어 장엄한 열주들은 완만한 원호를 그리며 근엄하며 엄숙한 기품을 느끼게 한다.

19세기 유럽의 대부분의 신고전주의 양식 건축물들이 1800년도 초에 세워진 것을 생각해보면 때 늦은 감이 있지만 고전주의양식의 모범을 보여 주는 사례이다. 계단 밑 양쪽에 설치된 분수는 오른쪽이 티레니아 해, 왼쪽이 아드리아 해이다.

중앙의 비토리오 엠마뉴엘 2세의 기마상은 통일된 조국의 수호자로서 조형물의 구심점을 이룬다. 근대에 만들어 졌기 때문에 고전 건축물로서의 가치는 다소 떨어지지만 규모나 성대함을 고려하면 로마뿐만 아니라 유럽의 어떤 조형물보다도 시선을 끈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조형물 뒤편에 이어지는 카피톨리노 언덕위의 건축물이다.

비토리오 임마누엘 2세 기념관 바로 뒤편으로 신 조형물의 그늘에 가려 눈에 잘 뜨이지 않는 곳에 옛 교회가 있다. 로마에서도 제법 오래된 교회로서 <산타마리아 인 아라코엘리>교회이다. 교회로 올라가는 아라코엘리 층계는 1348년 페스트 퇴치를 기념하기 위해 건설되었지만 교회의 기원은 적어도 6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그 옆에 ?ㄷ?자 모양으로 건물에 둘러싸인 작은 광장이 캄피톨리오 광장(Piazza del Campidoglio)이다. 캄피돌리오 라는 단어가 수도를 나타내는 capital의 어원이 되었다는 사실에서 이 캄피돌리오의 역할을 미루어 짐작 할 수 있다.

고대시절에는 이 언덕에 로마의 신전 중심지로서 최고의 신 주피터 신전을 비롯하여25개의 신전이 있었다고 하니 이 곳의 중요성을 실감할 수 있다.광장의 중앙전면에 위치한 르네상스 양식의 세나토리오 궁은 현재 시장의 집무실로 사용되고 있으나 로마시대에는 황제의 권력남용을 견제하였던 원로원 의원들의 집회장소로 이용되었다고 한다.

그 왼쪽에 있는 것이 누오보 궁전(Palazzo Nuovo)이며 교황 식스투스 4세가 고대의 청동조각상을 기증한1471년부터 박물관 역할을 해왔고 1734년 교황 클레멘스 12세에 의해 세계최초로 일반에게 공개된 박물관이다. 그리스와 로마시대의 원작을 볼 수 있는 중요한 소장처이다. 또 오른편에 있는 것은 콘세르바토리 궁전(Palazzo dei Conservatori)이다. 중세 후기부터 시 행정 판사들의 집무실이었으며 현재도 1층은 시 행정 사무실로 사용되고 있지만 2층과 3층은 많은 조각품과 더불어 중요 회화작품들을 소장하고 있고 베로네제, 티치아노 ,틴토레토, 그리고 카라바지오 등의 작품들을 전시하고 있다. 누오보 궁과 함께 콘세르바토리 궁은 현재 카피톨리노 박물관으로 불리며 이탈리아 고대로마의 중요 미술관으로 손꼽힌다.

다음호에도 계속해서 캄피톨리오 광장에 대해 알아보자.

사진 1).베네치아광장의 비토리오 엠마누엘2세 기념관. 이탈리아 통일을 기념하여 건축가 주세페 샤꼬니에 의해 만들어졌다. 근대 이후의 신고전주의양식의 대표적인 조형물로 손꼽힌다.

사진 2). 야경에 바라본 비토리오 엠마누엘2세 기념관. 조명으로 인하여 16개의 열주가 장엄 하고 화려하다. 특히 기념관의 기단부를 높여 근엄함을 강조했으며 정 가운데 위 치한 비토리오 엠마누엘2세 기마상은 통일된 이탈리아 조국의 수호신으로 상징화 했다.

사진 3). 캄피돌리오광장(Piazza Di Campidoglio). 바닥의 기하학적 문양이 돋보이는 광장 으로 미케란젤로에 의해 설계되었다. 광장 중앙의 청동기마상은 마르크스 아우렐리우스 상으로 현존하는 유일의 로마의 청동 기마상임.

2020년 4월 10일, 1166호 23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