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미술사, 회화 중심으로 살펴보기 (17)

20세기의 회화

이전 연재에서 살펴본 것 인상주의, 후기인상주의로 분류되는 화가들은 이전의 관습화된 화풍을 버리고 새로운 화풍을 시도하는데 집중했다. 19세기가 끝나고 20세기가 되자, 이러한 새로움을 시도하고자 하는 움직임은 피카소, 뒤샹 등 여러 예술가들에 의해서 계속 확대, 발전되었고, 그 결과 유럽 현대 회화(모더니즘 회화)의 전성기를 만들게 된다.

특히 후기 인상주의는 이후 20세기 표현주의에 큰 영향을 주었다. 표현주의란 인간의 내면의 감정과 감각의 표현과 구성에 주목하는 경향으로. 사실상 후기 인상주의, 추상주의, 상징주의, 입체파 등 20세기 전반의 회화 사조를 포괄하는 개념이다.

20세기 이후의 회화 사조를 발생시대 순으로 살펴보도록 한다.

초현실주의(Surrealism)

초현실주의(超現實主義)는 1920년대 초 프랑스를 중심으로 전 세계에 퍼진 문예·예술사조의 하나이다. 제1차 세계 대전 후, 다다이즘의 예술 형식 파괴 운동을 수정, 발전시키고 비합리적인 잠재의식과 꿈의 세계를 탐구하여 표현의 혁신을 꾀한 예술 운동으로 인간의 무의식을 표현하는 여러 작품들을 남겼다.

초현실주의의 창시자는 프랑스의 시인 앙드레 브르통(Andre Breton)으로 1921년 오스트리아의 빈에서 프로이트를 만난 브르통은 그 후 1924년 <제 1차 초현실주의 선언문, Manifeste du surréalisme>으로 그 이론을 제시했고 이를 기점으로 초현실주의가 결성되었다.

초현실주의자들은 꿈과 무의식의 세계, 공상 등의 비현실적인 세계를 탐구함으로써 이성에 속박되지 않는 상상력의 세계를 회복시키고 인간정신을 해방하는 것을 목표로 했으며 실제로 의식적인 정신을 개입시키지 않은 상태에서 자유롭게 손을 놀려 그림을 그렸다. 바로 자신들의 환상의 세계를 그림으로 그려 환상을 실제화 시켰던 것이다.

초현실주의 회화의 특징

초현실주의 화가들은 기독교에 물들지 않은 원시미술을 재조명하고, 무의식의 세계를 현실의 공간안에 위치시키려는 시도를 한다.

“우리의 내적 세계는 눈에 보이는 세계보다 더욱 현실적이다” 라는 샤갈의 말은 그들에게 중요한 길잡이가 되었고 그래서 그들은 “화가란 자신의 내면에서 보이는 것은 뚜렷한 윤곽으로 그려내거나 투사할 수 있어야한다”고 주장하며 무의식, 꿈, 환상의 세계를 탐색한다.

현실의 세계가 아니라 비이성적인 것들과 무의식의 세계들을 그려나간 것이다

초현실주의는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에 큰 영향을 받았기에 자유로운 상상력으로서 지성을 초월한 꿈이나 무의식(unconscious; 잠재의식subconscious과 구별됨)의 세계를 해방하는 것으로서 초현실적인 미를 창조하려고 했다.

초현실주의의 표현 방법

– 자동 기술법(오토마티즘) – 무의식의 표현

자동 기술법은 이성 등을 배제하고 무의식의 세계에서 솟아나는 이미지를 그대로 기록하는 기법으로 습관이나 고정 관념, 이성 등의 영향을 배제하고 아무 생각이 없는 상태에서 손이 움직이는 대로 그리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면 머릿속에 아무 생각을 하지 않도록 비워두고 있다가 갑자기 떠오르는 이미지를 그리는 것으로 대표적 작가로는 호안 미로(Joan Miro), 앙드레 마송(Andre Masson 등이 있다.

– 데페이즈망(depaysement)

‘데페이즈망’이란 서로 상관이 없는 물체를 같은 공간에 그려 넣음으로써 낯설고 논리적이지 않은 상황을 표현하는 기법이다. 예를 들면 현실에서는 일어나기 힘든 낮과 밤 또는 별과 해를 같은 공간에 그려 넣는 방식이다. 살바도르 달리(Salvador Dali), 르네 마그리트(Rene Magritte), 이브 탕기(Yves Tanguy) 등은 주로 꿈이나 상상의 세계를 이런 방법을 이용해서 표현했다.

– 콜라주, 프로타주, 데칼코마니

콜라주(Collage): 콜라주는 잡지나 포스터 따위에서 사진을 잘라내어 자유롭게 붙이는 기법으로. 서로 관련이 없던 것들이 합쳐질 때 예상하지 않았던 독특한 아름다움을 만들어 낸다. 초현실주의 미술가들은 콜라주를 하고 난 후 덧그려서 완성하곤 했다.

프로타주(Frottage): 프로타주란 나뭇잎이나 나무판 등의 질감이 있는 사물 위에 종이를 올려놓고 연필로 문질러 그림이 떠오르게 하는 기법이다. 이 기법은 우연한 효과를 가져올 뿐만 아니라 몇 가지 사물을 의도적으로 짜맞추기도 하고 혹은 나타난 무늬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붓으로 덧그리기도 한다.

데칼코마니(Decalcomanie): 종이 위에 유화물감을 짜고 그 위에 광택이 있는 종이를 올려놓고 가볍게 누르고 난 후 덮은 종이를 가장자리부터 들어 올려서 생긴 얼룩무늬를 다시 캔버스에 놓고 눌러주는 기법이다. 이렇게 해서 생긴 모양은 낯설고 재미있는데, 거기에 상상력을 이용해서 그림을 덧그려 완성하는 기법이다.


지난 해 6월부터 시작된 연재 “이달의 전시”는 코로나 19로 인한 미술관과 박물관 폐쇄가 해제되는 시기까지 잠정 중단합니다.
교포신문사는 “이달의 전시” 연재와 연관하여, 미술관 관람이 허용되는 시점까지, “유럽의 미술사, 회화 중심으로 살펴보기”를 연재합니다, 이를 통해 미술관의 작품들에 대한 보다 깊은 이해에 도움이 되고자 합니다.

1224호 28면, 2021년 6월 2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