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독 한인들이 소장할만한 책,
장남주 작가 초대 특강열린다

– 베를린이 역사를 기억하는 법-

한겨레, 국민일보, 중앙일보가 격찬한 책, <베를린이 역사를 기억하는 법>이 드디어 독일에 왔다.

사실적인 현장감을 좋아하는 책덕후라면 진심 이 책을 추천한다. 저자거리의 장돌뱅이 작가들이 쓰는 문학적 허풍보다 진지한 탐색을 통한 문장이 돋보인다. 작가는 역사의 현장을 두 눈을 부릅뜨고 관찰하면서도, 보이는 대로가 아닌 자신의 감정을 담아 그 위에 색을 바른다. 자신의 통찰과 사유를 책 속에 녹여낸다.

작가는 책의 서문에서 말한다.

“베를린을 걸으며 보았던 길에 대한 작은 스케치들이 모여 한 권의 책이 되었다. 우연히 들어가 앉은 길의 자리가 반성과 평화의 자리였음을 뒤늦게 발견하기도 하고, 무심코 올려다본 길 위의 반짝이는 네온등이 나치에 저항한 누군가의 얼굴 실루엣이었음을 한참 뒤에야 이해하기도 하면서 다시 걷는 베를린의 길에 대한 단상과 그 길이 간직한 편린들이다.”

이 책은 두 권에 걸쳐 총 10개 장으로 알뜰하게 구성했다. 1권은 20세기 전반 이성의 상실과 극단적인 폭력으로 점철된 나치 과거사의 흔적과 그 반성의 자리를 위주로 적었다. 2권은 베를린장벽 건설과 68운동, 89평화혁명과 장벽 붕괴, 그 이후 통일 30년의 흐름을 훑어보았다.

작가는 감각적으로 잊혀질 수 있는 언젠가의 시간을 퍼올려 지금 기억하게 만든다. 기억은 이야기될 때 이해 가능한 것이 된다. 결국 묻혀 있는 것과 기억하는 것 사이의 간극을 좁혀 가는 것이 역사인식이다.

우리는 기본적인 욕구에 치인 삶을 살지만 내가 결정하는 삶을 살 권리가 있다. 우리가 지금 역사의 시계 속에 산다는 인식이 있다면 현재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이 책은 현재 독일학교에서 배우는 독일 근현대사의 조각들을 퍼즐 맞추듯 읽는 재미를 준다. 책 제목의 도시 베를린은 한 나라의 수도로 제한되지 않는다. 바로 독일이 걸어왔던 지난 세기의 격동을 오롯이 품고 있는 기억 공간이다. 뜨겁고 비장했던 68운동의 가장 치열한 현장이었고 독일 현대사의 중요한 변곡점이 된 68을 가장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는 도시다.

이 책은 몸으로 읽어야 한다. 정보 습득을 위해 읽고 듣는 프레임에 갇힌 언어가 아니다. 단순히 읽는다는 형식적인 시도로는 닿을 수 없는 사실적인 현장으로 안내한다. 마지막 책장을 덮으면 치열하게 변화를 시도한 독일 시민들의 열정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한독문학공간에서는 크리스마스 이벤트로 이 책의 저자인 장남주 작가의 특강을 마련했다. 독일 기억문화에 대해 알고 싶고, 독일에 좀더 가까이 다가가고 싶은 이들에게 앎의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그러기 위해서 사전에 책을 읽어보는 센스는 필요하다. 아는 만큼 더 잘 보이는 것은 당연하다. 오랜 기간 리서치를 통해 집필한 작가의 내공은 그순간 고스란히 독자의 몫이 될 것이다.

히틀러의 분서갱유로 알려진 베를린 베벨광장 바닥에는 하이네의 작품 속 대사가 새겨져 있다.

“책을 불사르는 곳에서 결국 인간도 불태워질 것이니…”

책은 인간의 마음에 삶의 열정과 갈망의 불을 지핀다. 이 책이 소환한 역사의 시계를 거슬러 가다보면 현재의 내가 보인다. 2024년의 겨울의 끝자락, 작가의 손을 잡고 잔잔히 산책하듯 따라가보길 권유한다.

* 장남주 작가 특강

일시: 2024년 12월 21일 토요일 오후 2시~4시(진행: 연강 작가)
장소: 한독문학공간 B&K Zentrum(Albrechtstr. 116, 12167 Berlin)
참가비: 39유로(1, 2권 포함/책만 구입시 34유로)

신청방법: 책을 먼저 읽은 후 저자 특강에 오시면 좋습니다. 현장에서도 구입 가능
타 지역 거주자도 책 구입 가능합니다.(우송료 별도)

* 특강행사 시 간단한 다과와 음료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책 주문 문의: 인스타그램(@kd_litkorea) 팔로우 신청 후 DM 신청
이메일: kd.litkorea@gmail.com

1388호 14면, 2024년 11월 2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