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1310호(2023년 4월 14일자)에 실린
독한문화원장 김성수 박사의 철학 저술 출판
『서양철학의 역설』에 관해 독자들의 문의가 많아,
저서 가운데
“유럽의 역설적 문학작품”
부분을 발췌해 연재한다.
-편집자주
메리 셸리( Mary Wollstonecraft Shelley)의, “프랑켄슈타인 또는 근대 프로메데우스”
1 작품탄생의 시대적 배경과 구성
시대적 배경
프랑켄슈타인 작품은 1818년에 완성되었다. 그 당시 (19세기 초)를 전후하여 이태리,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서유럽지역에서 자연과학의 발전이 활발한 시기였다. 자연과학의 발전은 합리성의 주도권을 사회적으로 더욱 확대시켰다. 이에 대한 반발로 학문분야에서는 자연철학 그리고 문학예술분야에서는 낭만주의가 대립되었다.
이성에 의한 기계론적 자연관에 대립하여 자연을 비롯해 세계를 전체적으로 유기적으로 이해하려는 자연관을 프랑스의 루소와 독일의 쉘링과 훔볼트 등이 전개했다. 이들의 사상은 유럽의 철학계와 문학예술계에도 영향력이 적지 안했다.
루소(1712-1778)는 철학자이며 교육자, 정치이론가, 작곡가이기도 하였다. 그는 자연과 사회, 자연과 문화, 의지와 이성의 2분법에서 자연과 의지를 더 중요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동시대의 뚜르고와 콘돌체의 이성일변도를 비판하고 있다.
이와 관련한 그의 중요저작으로는 학문예술론 (Discours sur les Sciences et les Arts, Paris 1749), 인간 불평등의 기원(Discours sur l’origine et les fondements de l’inégalité parmi les hommes, Amsterdam 1755), 사회계약, 또는 정치권력의 원리(Du contrat social ou principes du droit politique, Amsterdam 1762) 등이다.
쉘링(1775-1854)은 학문생활의 전기에는 칸트의 이성철학의 영향을 강하게 받았으며, 이성을 위주로 하는 동시대의 철학자 피히테와 친했다. 그러나 쉘링은 그의 학문생활 후반기에는 “세계연령철학”(1811)과 에어랑겐 강의(1821)에서 그의 학문의 중심이 이성에서 엑스타세 또는 자연과 정신의 문제로 전환하였다. 이에 따라 이성주의자인 피히테와 헤겔과의 친밀관계도 단절되었다.
이와 관련된 그의 중요 저작은 자연철학에 대한 사상(Ideen zu einer Philosophie der Natur, 1797), 세계영혼에 개하여(Von der Weltseele, 1798), 자연철학의 참된 개념과 문제를 해결할 정당한 방법에 대하여 (Über den wahren Begriff der Naturphilosophie und die richtige Art ihre Probleme aufzulösen, 1801), 인간자유의 본질에 대한 철학적 연구 (Philosophische Untersuchungen über das Wesen der menschliche Freiheit, 1809), 신화의 철학, 대학강의 (Philosophie der Mythodologie, Vorlesung 1842) 등이 있다.
계몽시기의 이성중심에 반발하여 문학예술계에서는 18세기 후반부터 낭만주의가 새롭게 등장하였다.
낭만주의의 특징은 작품의 기조가 이성적이기 보다는 감정적, 정열적이었으며, 작품의 소재는 무시무시한 것, 환상적 또는 모험적인 것이었으며 전설, 신화, 설화, 동화 등에서 작품소재를 찾아냈다.
특히 18세기에는 동유럽에서 시작하여 유럽전반에서 뱀피어와 관련된 다양한 민속설화가 철학 신학계는 물론 문학작품의 인기 있는 소재로 되었다. 특히 1733년 “뱀피어에 관한 이성적 그리고 기독교적 사상 ”(Vernünftige und chritliche Gedanken über die Vampir, Johann Christtoph Harenberg)의 출간은 뱀피어에 대한 관심을 크게 확산시키는 계기로 되었다.
이러한 시대적 분위기에서 독일에서 “질풍과 노도” 문예운동이 활발 해 지고, 기타 영국, 프랑스, 러시아 등에서 랑만주의 문학예술이 큰 흐름으로 되었다. 이때 지금도 많이 회자되는 낭만주의 작가들이 많이 탄생하였다.
예를 들면, 독일에서는 이미 언급된 “질풍과 노도”의 헤르더, 쉴러, 괴테 이외도 쉘링, 슈레겔(August W. Schlegel, 1767-1845), 노발리스 (Novalis, 1772-1801), 브렌타노 (Clemens Brentano, 1778-1842), 그림형제 (Jakob Grimm, 1785-1863, Wilhelm Grimm, 1786-1859), 뮬러 (Wilhelm Müller, 1794-1827) 등이 있다.
영국에서는 워즈워스(William Wordsworth, 1770-1850), 콜릿지(Samuel T. Coleridge, 1772-1843), Jane Austen, 1775-1817), 키츠(John Keats, 1795-1821), 스코트(Walter Scott, 1771-1832) 등이 있으며, 프랑스에서는 앙느 드 스타엘(Anne Couise Germaine de Stael, 1766-1817), 찰스 노디르(Charles Nodier, 1780-1844), 빅톨 유고(Victor Hugo, 1802-1885) 등이다.
러시아에서는 슈코스키(Wassili Andrejewitsch Schukowski, 1783-1852), 푸쉬킨(Aleyander Sergejewitsch Puschkin, 1799-1837), 고골(Nikolai Wassilewitsch Gogol, 1809-1852)이 이에 해당한다.
작품구성과 관련한 또 하나의 시대적 특징은 여러 가지 자연과학의 발전이었다. 작품내용 구성에 필요한 자연과학적 성과를 쉽게 접할 수 있었다.
예를 들면 자연과학자이며 철학자 뉴톤(Isaac Newton, 1642-1726)의 만유인력, 고전기계론의 초석, 수학원리, 물리학자 왓트(James Watt, 1736-1819)의 증기기계, 미국의 물리학자이며 정치가이기도 한 프렌크린(Benjamin Franklin, 1706-1790)은 전류이론과 피뢰침 발명 등이 이에 해당된다.
아울러 작가가 여행했던 이태리에서는 해부학자 갈바니(Luigi Galvani, 1737-1798)의 전기생리학(전류를 통한 근육실험)의 갈빈주의, 볼타(Alessandro Volta, 1745-1798)의 화학전지 발명, 그리고 간과할 수 없는 시대적 배경으로는 유럽 전반에 폭풍을 일으킨 1789년 프랑스 시민혁명의 여러 가지 일화들이 주는 정신적 충격이었다.
그 하나의 예로 프랑켄슈타인 성격 창조에 영향을 줄 수 있었던 시민혁명의 주도자, 로베르삐에르(Maximilien de Robespierre, 1758-1794, “자코벵구룹”의 일원)의 행적이다. 그는 권력을 장악하자 수십만의 반 혁명분자들을 무자비하게 체포하고 처형했다. 그 처형은 차후 자기 자신에게 돌아오게 되는 역설 같은 내용은 낭만주의 문학의 흥미 있는 소재로 되었다. 다음호에서는 작품의 구성에 대해 살펴본다.
1394호 16면, 2025년 1월 10일